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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정점 지났다지만... 아직도 곳곳에 '시한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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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정점 지났다지만... 아직도 곳곳에 '시한폭탄'

입력
2021.01.10 18:28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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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집합금지 업종 17일 이후 영업 허용 검토"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 환자가 665명으로 집계된 10일 서울역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검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 환자가 665명으로 집계된 10일 서울역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검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사흘 연속 600명대로 내려가자 방역당국이 3차 대유행이 정점을 지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놨다. 이번 주에도 감소세가 계속된다면 현재의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와 연말연시 방역대책이 종료되는 17일 이후엔 거리두기 단계가 내려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집합금지 업종에 대해선 이미 정부가 방역수칙 준수를 전제로 영업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3차 대유행 기세가 다소 꺾인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안심할 수준과는 거리가 멀다고 진단했다. 주춤하던 집단감염이 교회 등 일부 시설에서 다시 확산되고 있고, 고강도 거리두기 장기화에 반발하는 이른바 '코로나 레드'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여전히 곳곳에 남아 있는 불씨들이 언제 다시 코로나19 확산세를 키울지 모르는 일촉즉발의 상황이다.


방역당국 "3차 유행 정점 통과해 감소세"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10일 오후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정례 브리핑에서 "3차 유행이 정점을 통과해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665명으로 사흘 연속 600명대를 이어가자 3차 유행 확산세가 '반전'됐다 평가한 것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전날 중대본 회의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정점을 지나 조금씩 진정돼 가는 모습”이라고 진단한 바 있다.

실제로 지난주(1월 3일~9일) 하루 평균 국내 발생 코로나19 환자 수는 738명으로, 전주(12월 27일~1월 2일) 931명에 비해 193명 감소했다. 지난주 감염재생산지수도 0.88로 낮아져 10월 중순 이후 처음으로 1 이하로 내려갔다. 감염재생산지수가 1이면 1명의 확진자가 최소 1명을 감염시킨다는 의미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이 같은 감소세가 '착시 현상'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폭설과 한파 등의 영향으로 활동량이 줄고 의심 증상이 나타나도 검사를 받으러 가지 않는 사람이 많아 확진자가 감소한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날 전체 코로나19 검사 건수는 5만6,298건, 수도권 임시선별검사소 검사 건수는 2만2,450건으로, 신년 연휴 직후인 2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산발적 집단감염 지속...변이 바이러스도 변수

전문가들은 전국적으로 산발적인 집단감염이 여전히 줄을 잇고 있어 언제든 환자 수가 다시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기독교 선교법인 전문인국제선교단(인터콥) 소속 시설인 BTJ열방센터발 감염 확산이 심상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9일 기준 이 센터 방문자 2,837명 중 30.7%(872명)만 검사를 받았는데, 이 중 17.6%(154명)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2,000명에 가까운 이들이 아직 진단검사를 받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당분간 이들에게서 확진자 증가가 나타날 수 있다. 천 교수는 "전국 곳곳의 교회에서 참석했다는 점에서 대구·경북 지역에 국한됐던 작년 2~3월 신천지 사태보다 더 큰 확산을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발 변이 바이러스도 불안 요인이다. 지난 8일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가 1명 추가로 나와 현재까지 확인된 국내 변이 감염 사례는 총 16명으로 늘었다. 영국발 감염자가 15명, 남아공발 감염자가 1명이다. 해당 국가들에서 오는 직항편은 중단했지만 경유 입국까지 막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실제 이날 0시 기준 남아공 입국자 1명이 코로나19로 확진됐고, 방역당국이 변이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전장유전체(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자 전체)분석을 진행 중이다.


정부 "집합금지 유지 쉽지 않다"...전문가 "설 연휴 전 방역 확실히 해야"

국민들의 방역 피로감이 높아지고 있는 점도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수도권의 경우 거리두기 2.5단계가 한달 넘게 시행되면서 생계에 타격을 입은 자영업자들이 우울을 넘어 분노를 표출하는 현상이 본격화하고 있다. 심지어 방역 조치에 불복하거나 일탈하는 사례마저 나타나기 시작했다. 경기 성남시에선 확진 판정을 받은 30대 남성 2명이 휴대폰을 끄고 사흘 간 잠적했다가 자수하는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일주일 뒤 집합금지 업종에 대한 조건부 영업 허용 등 방역 조치를 일부 완화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손 반장은 "민생 경제의 어려움과 고충을 생각할 때 17일 이후에도 집합금지를 유지하는 게 쉽지 않다고 공감한다"며 "현재 유행이 계속 안정화된다면 17일 이후에는 집합금지 업종에 대해 제한적인 방역수칙 하에서 영업 자체는 가능한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9~10월 정부가 감염 위험이 큰 업종들의 운영을 보장하면서 방역 조치를 시행한 뒤 결국 지역사회 감염이 확산됐고 11월부터 3차 유행이 촉발됐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동이 많은 다음달 설 연휴가 큰 고비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그 전에 좀 더 확실한 방역으로 신규 감염자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환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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