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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 한파지만 우리 골목길 얼지 않은 비결...열선이 보물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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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 한파지만 우리 골목길 얼지 않은 비결...열선이 보물이네

입력
2021.01.09 11:00
수정
2021.01.09 12:09
0 0

지자체들, 폭설 취약 구간 중심으로 열선 설치?
눈 오고 2도되면 자동 동작...따뜻해지며 눈 녹여

6일 폭설에 최강 한파까지 겹쳤지만 서울 도봉구 노해로 44길은 강설 대비 급경사로 열선을 설치해서 얼지 않고 차가 다닐 수 있었다. 도봉구 제공

6일 폭설에 최강 한파까지 겹쳤지만 서울 도봉구 노해로 44길은 강설 대비 급경사로 열선을 설치해서 얼지 않고 차가 다닐 수 있었다. 도봉구 제공

6일 한파와 함께 서울 일부 지역에 최대 13.7cm의 폭설이 내렸습니다. 밤새 내린 눈으로 꽁꽁 얼어있을 거란 예상과 달리 눈이 쌓이지 않은 도로가 있는데요. 사전에 '열선'을 깔아둔 도로입니다.

일부 누리꾼들이 동네 골목길에 깔린 열선 덕에 걱정 없이 다닐 수 있었다는 글을 남겼고,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다른 누리꾼들의 다양한 평가가 나왔습니다.

"은평구인데 저희 집 근처에도 언덕길에 열선 설치되어 있습니다. 안 되어 있으면 눈길에 큰 사고 날 정도의 경사라"(in********), "제가 성북구 사는데 급경사는 대부분 작년에 열선 작업을 해놓았더군요. 좋아요"(벨****)라고 하자, "와 부럽다"(재**), "여긴 이거 필요한 동네죠. 잘했네요"(아****)라며 엄지를 치켜 세웠는데요.

한편에서는 "도로에 열선 까는 게 설치 비용, 유지 비용도 많이 들고 고장도 잦다고 하던데. 잘 아시는 분 없나요?"(mu********), "TV에서 고속도로 열선 설치가 100m 당 1억원이라고 했던 거 같아요"(회***), "전기세 같은 에너지 효율은 어떨지 궁금하네요"(K*****)라며 질문을 던지기도 했습니다.

몇년 전부터 서울의 일부 구를 중심으로 지방자치단체들이 열선을 깔기 시작했습니다.

서울 도봉구는 2019년 3개소에 시범적으로 열선을 설치하고 2020년 6개소에 추가 설치해 총 9개소를 운영 중이라고 해요. 도봉산 아래 경사로에 위치한 집들은 눈이 조금이라도 쌓여 길이 얼면 다니기가 쉽지 않기 때문인데요.

많은 칭찬을 받고 있는 열선은 어떻게 작동하고, 열선을 설치하려면 얼마의 비용이 필요할까요. 8일 서울 도봉구 관계자와 통화 내용을 문답 형식으로 정리해 봤습니다.


"제설 어렵던 곳인데 열선 덕에 훨씬 쉬웠죠"

서울 도봉구 도봉로 109길 강설 대비 급경사로 열선 설치 모습. 도봉구 제공

서울 도봉구 도봉로 109길 강설 대비 급경사로 열선 설치 모습. 도봉구 제공

열선을 언제, 왜 설치했나요

"2019년에 설치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도봉구 창동과 쌍문동 지역 주택단지 사이 경사로에 많은 눈이 내리면 차량, 보행자 할 것 없이 주민들이 다니기가 불편하고 사고 걱정도 컸습니다.

제설을 하려 해도 몸집이 큰 제설 차량이 오가면 정작 주민들 통행에 불편을 줬을 뿐만 아니라, 미끄러운 경사로 진입 자체가 어려워 많은 인력과 제설제가 투입돼 오랫동안 작업을 해야만 했고요. 그래서 폭설에 취약한 구간을 중심으로 먼저 시범적으로 열선을 설치하게 됐습니다."

열선이 이번 폭설과 한파에서 어떤 역할을 했나요

"현재 열선이 설치된 장소는 평소 눈이 오면 당장 주민들의 통행 자체가 어려워져 제일 먼저 제설 작업을 하러 가야 했던 곳이에요. 항상 애를 먹게 했던 곳이죠.

그런데 열선이 작동하면서 이 구간의 제설이 훨씬 쉬워졌고 인력과 용품을 다른 곳으로 보내서 서둘러 제설 작업을 할 수 있게 됐습니다. 구 전체의 제설 작업에 큰 도움이 됐죠."

주민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주민들도) 당연히 좋아하십니다. 그렇기 때문에 '강설 대비 급경사로 열선공사 추진'이 2020년 주민 참여 예산사업으로 선정, 6개소에 약 393m의 열선을 설치할 수 있었고요. 2021년에도 주민 참여 예산으로 4개 동(쌍문1동, 창1동, 창3동, 창5동) 7개소에 열선이 새로 깔릴 예정입니다."


"열선이 가동될 때만 전기를 씁니다"

열선 시공 모습. 'EBSDocumentary (EBS 다큐)' 유투브 화면 캡처

열선 시공 모습. 'EBSDocumentary (EBS 다큐)' 유투브 화면 캡처

열선은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나요

"도로 포장면 5~7㎝ 아래에 발열체를 매설, 발열체에서 나온 열이 지표까지 가는 방식입니다. 발열체에서는 온도가 200~300도까지 올라가고, 표면 온도는 바깥 기온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지금처럼 영하 20도로 떨어지면 5도 정도까지 올라가서 눈을 녹이기 시작하고요. 보통은 10도까지 올라가 눈을 녹입니다."

눈이 오지 않을 때도 열선이 작동하나요

"평소에는 아무 때나 작동하지 않습니다. 온도·습도 센서가 함께 묻혀 있기 때문에 '도로 표면 온도 2도(±0.1도) 이하, 비·눈 관측'이라는 2개 조건이 일치해야 자동으로 작동을 시작합니다. 지금처럼 폭설이 내리고 추운 날씨에 작동을 하고, 꼭 필요한 경우 수동으로도 작동이 가능합니다.”

설치·유지비는 어느 정도 되나요

"보통 골목길 같은 이면 도로에 많이 설치하기 때문에 차가 다니는 차로 폭 만큼 열선을 설치 합니다. 그러면 미터(m) 당 140만원 정도의 비용이 듭니다.

전기료는 가동한 시간만큼만 나오기 때문에 정확하게 이야기하기 어렵습니다. 지난해 겨울에는 눈이 많이 오지 않아서 500만원 정도 나왔습니다. 올해에는 설치한 열선 개수가 증가했고 눈이 많이 와 열선 작동 시간도 늘어서 1,000만~2,000만원 정도 나올 거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유지비는 열선이 끊어지거나 단선이 발생하지 않는 한 추가 비용이 들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열선을 무작정 깔 수는 없지 않나요

"우선 열선 설치 비용이 적지 않죠. 더구나 도심 (재)건축이 수시로 이뤄지는데 그 곳에 설치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공사를 위해 땅을 파면 당연히 열선이 끊어지고 그 복구 비용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죠. 때문에 구청은 열선을 설치하기 전 주민 의견을 반영해 먼저 필요한 곳을 꼼꼼히 따져보고 설치하려고 합니다."


이은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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