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文 콘크리트 지지율 떠받치던 '중도+진보' 연합 깨졌다
알림

文 콘크리트 지지율 떠받치던 '중도+진보' 연합 깨졌다

입력
2021.01.05 04:30
1면
0 0

최근 현안마다 '중도+보수' 연합
'지지자 정치' 매몰된 진보는 고립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최근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취임 이후 최저치로 하락한 데는 중도층의 이탈이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중도층은 진보 진영과 함께 문 대통령의 50%대 지지율을 떠받쳐 왔다. 연말 윤석열 검찰총장 찍어내기 논란 등을 거치며 중도층이 반(反)문재인 진영으로 빠르게 옮겨가면서 지지율이 허물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여론조사 전문가들 사이에선 “당정청의 잇따른 실정을 계기로 ‘중도+보수 연합’이 탄생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중도와 보수의 ‘반문재인’ 연합

문재인 대통령 국정운영에 대한 중도층의 평가

문재인 대통령 국정운영에 대한 중도층의 평가


한국일보ㆍ한국리서치의 신년 여론조사(지난달 28~30일 실시)에 따르면, 문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잘하고 있다’는 긍정 평가(대통령 지지율)는 43.5%였다. 한국일보ㆍ한국리서치 조사로 보면 정권 출범 이후 최저 수준이다. ‘잘못하고 있다’는 평가는 54.6%로, 역시 처음으로 50%대를 돌파했다. 이는 민심의 균형추인 중도층이 대거 돌아선 결과다. 보수층에선 문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75.9%)가 진보층에선 긍정 평가(69.2%)가 각각 우세했다. 중도층에서 부정 평가(56.7%)이 긍정 평가(41.3%)를 15.4%포인트 차이로 앞선 것이 문 대통령 지지율을 끌어내렸다.

지난해 4월 21대 총선 이후 중도와 보수에서 동시에 반(反)문재인 정서가 나타난 건 처음이다. 그간 중도층은 보수 대 진보의 대립 구도에서 문재인 정부에 힘을 실어줬다. 한국리서치 등 여론조사업체 4곳이 공동 실시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도 이런 추세가 확인됐다.

부동산 실정과 청와대 참모진의 ‘강남 부동산 불패’ 행보 논란이 불거진 지난해 7월 1주(9~1일) 조사에서 문 대통령 지지율은 53%였고, 중도층 사이에선 51%였다. 8~11월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복무 특혜 논란, 임대차 3법이 촉발한 전셋값 급등 국면에서도 중도층은 긍정 평가와 부정 평가 중 어느 한 쪽으로 쏠리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중도층에서 부정 여론이 확산되며 문 대통령 지지율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정한울 한국리서치 전문위원은 “중도와 보수가 연합하고, 진보가 고립되고 있다”고 했다.


윤석열 사태에 싸늘해진 중도층

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이 지난달 30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출근하고 있다. 이날 오전 윤석열 검찰총장(오른쪽)이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이 지난달 30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출근하고 있다. 이날 오전 윤석열 검찰총장(오른쪽)이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찍어내기’ 논란이 중도층 민심 이반의 기폭제가 됐다. 이번 한국일보 조사에서 중도층의 52.3%는 추미애 장관이 윤석열 총장에 대한 징계를 밀어붙인 것에 대해 ‘잘못한 일’이라고 했다. ‘잘한 일’은 39.4%에 그쳤다. 또 윤 총장이 정직 2개월 징계를 받았다가 법원 결정으로 업무에 복귀한 것에 대해 중도층 54.6%는 ‘잘된 일’이라고 했다. 여권이 ‘검찰개혁’ 이름으로 추진한 윤 총장 징계에 대한 민심이 싸늘한 셈이다. 민주당의 한 비문재인계 의원은 “검찰개혁 필요성에는 다수가 공감하지만 문제는 과정”이라며 “추ㆍ윤 갈등 국면은 여당 지지층을 제외한 사람들에게 편법을 동원한 ‘윤석열 자르기’로 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그 사이 국민의힘은 ‘중도+보수 연합’의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같은 조사에서 ‘차기 대선에서 국민의힘 후보에 표를 주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에 응답자 35.2%가 찬성했다. 반대는 59.3%였다. 지난해 총선 직전 조사(4월 7, 8일 실시) 당시 이 같은 ‘야당 심판론’에 찬성하는 응답은 46.9%, 반대는 40.1%였다. 이는 약 9개월 사이에 야권에 대한 중도층 민심이 달라진 결과다. 중도층 가운데 야당 심판론 찬성 비율은 4월 44.1%에서 31.8%로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반대는 38.7%에서 62.0%로 늘었다.


“與, ‘친문ㆍ팬덤’ 정치와 같이 가면 지지율 더 빠진다”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낙연 대표가 자리에 앉고 있다. 오대근 기자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낙연 대표가 자리에 앉고 있다. 오대근 기자


전문가들은 여권이 ‘지지자 정치’ 덫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면 중도층 이탈이 더욱 가속화할 거라고 입을 모은다. 진보층이 요구하는 최우선 국정 과제는 ‘코로나19 대응’(31.5%), ‘검찰개혁 등 권력기관 개혁’(29.7%) 등이다. 반면 중도층이 꼽은 과제는 ‘코로나19 대응’(38.9%), ‘집값 안정’(19.2%)이고, ‘검찰개혁 등 권력기관 개혁’은 12.7%에 불과하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검찰개혁에 총력을 기울이는 등 여론보다는 당심(黨心)에 집중했다.

정한울 전문위원은 “결국 여론은 다수 국민이 원하는 과제를 정부가 실제 우선 순위로 삼고 추진하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며 “다수 국민이 문재인 정부에 경고 사인을 보내고 있는데, 여기에 반응하지 않으면 여론이 더욱 악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석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