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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관 공격 경고한 대법원장, 재판 불신 대책도 고민해야

입력
2021.01.05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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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대법원장이 4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참배 후 남긴 방명록. 연합뉴스

김명수 대법원장이 4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참배 후 남긴 방명록. 연합뉴스

김명수 대법원장이 4일 정치권과 사회 일각의 법관 공격에 단호한 대처 입장을 나타냈다. 김 대법원장은 이날 시무식사에서 독립된 법관의 책무와 사명감을 언급한 뒤 “때로는 판결에 대한 정당한 비판을 넘어 법관 개개인에 대해 공격이 가해지기도 한다”며 “재판 독립을 침해하는 부당한 외부의 공격에 의연하고 단호하게 대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 대법원장 언급대로 최근 정치ㆍ사회적으로 민감한 일련의 사건 판결 이후 여당과 지지 세력들의 사법부 흔들기는 위험 수위를 넘어서고 있다. 김경수 경남지사 2심 실형 선고, 윤석열 직무배제ㆍ징계 효력정지 결정, 정경심 동양대 교수 실형 선고와 법정구속 등 여당에 불리한 판결이 잇따르자 여권의 반발이 점증해 왔다. 친문 의원들은 “검찰과 사법부의 유착”이라거나 “재판부의 선입견이나 편견이 상당히 작용”했다며 법관 탄핵 추진까지 요구하는 지경이다. 인터넷에는 판사 ‘신상 털기’는 물론, 입에 담기조차 힘든 비방과 욕설이 난무하고, 지지 세력들은 청와대 국민청원에 법관 탄핵을 요구하며 압력을 가하고 있다. 유감을 넘어 개탄스러운 일이다.

자신들 입맛에 맞지 않는 판결을 했다고 사법부를 적폐 집단으로 몰고 사실과 증거, 법리에 따라 판결한 법관을 공격하는 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폭거다. 판결문이 공개되기도 전에 ‘선입견과 편견의 판결’이라거나, 아무 근거도 없이 법원과 검찰의 유착을 주장하는 것은 사법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반헌법적 행위다. 사법부와 법관도 비판의 대상이 되는 건 당연하지만 그 비판은 근거와 논리, 품격을 갖출 때 비로소 이해와 지지를 받게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사법부도 법원과 법관이 공격받는 근본 이유를 살펴야 한다. 김 대법원장 언급대로 사법 신뢰를 얻으려면 과거 사법행정권 남용과 재판 오류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반성이 이뤄져야 한다. 그런 토대 위에서 투명ㆍ공정하고 균질한 재판을 위해 노력할 때 판결 승복 문화가 정착돼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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