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장은 문 연다는데, 축구교실은 구청 직원도 모른다네요. 오전까지 연락은 준다는데...”
4일 오전 서울 동작구 한 실내스포츠센터에서 축구를 가르치는 A씨는 “지난 주말부터 학부모들 문의가 밀려드는데, 저도 대답을 못 해서 구청 안내만 기다리고 있다"며 푸념했다. 근처 태권도장은 시간대별로 학생 수를 분산시켜 9명이 넘지 않게 조정한 뒤 이날 오전부터 수업을 시작한 터였다. A씨는 구청 담당자와 수차례 전화한 끝에 오후에야 '축구는 안 된다'는 답을 들었다. A씨는 "형평성에도 어긋날 뿐더러, 이왕 금지할 거면 미리 안내라고 해줬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울분을 터뜨렸다.
수도권 학원 운영이 이날 오전부터 재개됐다. 방학 중 갈 곳 없어진 아이들을 위한 돌봄기능을 감안해 '동시간대 9명 이하'를 조건으로 일부 학원 운영을 17일까지 2주간 허용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두고 혼란이 일고 있다.
태권도장은 돌봄기능을 인정받아 실내체육시설 중 예외적으로 운영이 허용된 경우다. 태권도장들은 당장 '시간 쪼개기'에 들어갔다. 오후나 저녁에 몰아서 하던 수업을 오전까지 나눠서 수업하는 방식이다. 서울 구로구 B태권도장 관장은 “만 하루 동안 준비해서 어제 학부모님들께 ‘시간당 9명씩 선착순으로 받겠다’고 안내 문자를 보냈다"며 "오후 2시 반, 5시 반 수업은 알림 한 시간 만에 마감됐다"고 말했다.
반면 축구교실, 농구교실 등은 여전히 거리두기 2.5단계상의 집합금지 대상으로 분류됐다. 체육학원들은 학원법(교육부 관할)이 아니라 체육시설법(문화체육부 관할)의 적용을 받는 실내체육시설이라서다. 그런데 발레는 태권도장과 함께 여기서 빠졌다. 교육부 관계자는 “발레학원은 체육시설이 아니라 학원으로 등록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고등학생들이 주로 이용하는 입시학원들도 낙담한 기색이 역력하다. 학부모들이 자녀를 학원에 보내는 시간대가 얼추 비슷해 '동시간대 9인 이하' 기준을 맞추기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워서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애초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정도만 예상하고 대면수업을 준비했는데, 모두 비대면으로 전환했다"며 "방학특강 단기코스도 모두 비대면으로 진행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거리두기 2.5단계 때 학원은 책상 두 칸을 띄우고 오후 9시까지 운영할 수 있다.
학원업계 관계자들은 불만을 토로했다. “차라리 모든 학원이 2주씩 더 문을 닫도록 하는 게 낫지 어떤 학원은 문 열고, 어떤 학원은 문 닫는 건 합당하지 않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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