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경기' 흥국생명&현대건설... 이러다 배구팬 다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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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경기' 흥국생명&현대건설... 이러다 배구팬 다 떠난다

입력
2020.12.30 07:30
수정
2020.12.30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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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수원 체육관에서 열린 2020~21 V리그 현대건설과 흥국생명과의 경기에서 3-2로 승리한 현대건설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현대건설 배구단 제공


현대건설도 못했지만 흥국생명이 더 못했다. 올 시즌 1위 흥국생명과 지난 시즌 1위 현대건설이 ‘최악의 경기’를 펼쳤다. 57개의 실책을 쏟아내는가 하면 선수 간 호흡이 맞지 않는 플레이도 속출하며 팬들의 실망을 자아냈다.

현대건설은 29일 경기 수원체육관에서 진행된 2020~21 V리그 3라운드 흥국생명과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2(27-25 14-25 20-25 25-21 15-10)로 승리했다. 세트 스코어만 보면 접전을 펼쳤지만 경기 내용을 들여다보면 ‘올 시즌 최악의 경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양 팀이 쏟아낸 실책만 57개로, 현대건설은 28개를, 흥국생명은 29개를 각각 범했다. 이중 서브 실책으로만 양 팀 모두 각각 12개씩 나왔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강한 서브도 아니었다. 제대로 된 플레이도 펼치지 못한 채 무려 24점이 의미 없이 오갔다는 뜻이다. 특히 현대건설은 2세트에만 서브 실책으로 4점을 내줬고 서브 득점은 1점도 얻지 못했다. 2세트 7-8에서는 연속 7점을 내주며 7-15로 사실상 이때 무기력하게 세트를 내준 셈이었다. 공격 실책도 흥국생명이 13개 현대건설이 11개를 범했다.

김연경이 네트 밖으로 빠지는 공을 어렵게 처리한 뒤 뒤로 넘어지고 있다. KOVO 제공.


세터-공격수 간 불협화음이 가장 눈에 띄었다. 세터와 공격수의 속공 플레이가 전혀 맞지 않는가 하면 세트가 정확하지 않아 공격수들이 공격에 애를 먹는 장면도 속출했다. 흥국생명 선발 세터 이다영은 이날 42개의 세트 가운데 단 16개만 성공해 세트 성공률은 38.1%에 그치며 2세트부터는 경기에서 빠졌다. 교체 출전한 김다솔도 80개 중 29개 성공(36.3%)에 머물렀고, 올해 신인인 ‘제3세터’ 박혜진도 자신의 생애 두 번째 경기에서 8개의 세트 중 3개만 성공했다. 박미희 감독은 이다영의 조기 교체에 대해 “다음 경기를 위해 한번 쉬어가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김다솔의 플레이에 대해서도 “(이)다영이보다 잘하면 (김)다솔이가 주전일 것”이라는 말로 평가를 대신했다. 현대건설도 선발 세터 김다인이 56개 중 15개(26.8%) 성공에 그치면서 경기 초반 애를 먹었다. 그나마 2세트 중반부터 나선 이나연이 양효진의 공격력을 살리면서 세트 성공률 48.1%(77개 중 37개)로 제 몫을 다했다.

양 팀 모두 2단 연결도 원활하지 않아 제대로 된 공격을 하지 못한 채 ‘넘겨주기’에 급급한 모습도 속출했다. 현장의 한 배구 관계자는 “2단 연결에 대해선 (너무 엉망이라) 더 언급하기도 민망하다”고 했고 또 다른 관계자도 “배구공에 무슨 이상이 있는 것 같다“고 촌평했다.

수비 집중력도 엉망이었다. 호흡이 맞지 않아 두 선수가 겹치면서 수비에 실패하는가 하면, 상대 공격을 제대로 수비했는데도 콜 사인이 이뤄지지 않아 2단 연결을 하지 못한 채 공을 코트에 떨궜다. 상대 블로킹에 맞고 튀어나오는 공을 수비하는 ' 커버 플레이'도 잘 이뤄지지 않았고, 상대가 높이 넘겨준 찬스 공을 컨트롤하지 못하고 그대로 다시 넘겨줬다가 역공을 당하기도 했다. 답답한 장면이 이어지자 박미희 감독은 아웃 돼 흘러나오는 공을 손으로 바닥에 내리치기도 했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이 세터 김다솔에게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KOVO 제공.


박미희 감독은 경기 후 “전체적으로 잘된 게 하나도 없었다. 2단 연결에서 엇박자가 많이 나왔다”고 총평했다. 실책이 많이 나온데 대해서는 “선수들을 강하게 질책해 효과를 볼 수도 있지만 이건 선수들 컨디션이 좋을 때 통하는 방법”이라며 “오늘은 선수들의 컨디션이 워낙 나빠 반전을 기대할 만한 요소가 없었다”라고 털어놨다. 이도희 감독도 “우리 팀도 범실을 많이 했는데 상대팀에서도 많이 나왔다”라고 말했다.

TV 중계를 지켜본 팬들의 실망도 컸다. 생활 체육으로 오랜 기간 배구를 즐겨 온 자타공인 ‘배구 마니아’ 이모(38)씨는 “두 팀의 경기력이 너무 실망스러워 세트스코어 2-2로 맞섰는데도 5세트는 아예 보지 않고 채널을 돌렸다”면서 “최근 여자 배구 인기가 높아졌다지만, ‘누가 더 못하나’ 수준의 경기가 이어진다면 팬들의 인내력은 한계를 드러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원 강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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