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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홈술’ 한 잔? 매주 4~5병 소주 마시다 남성갱년기 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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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홈술’ 한 잔? 매주 4~5병 소주 마시다 남성갱년기 유발

입력
2020.12.26 13:05
수정
2020.12.26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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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 팬데믹으로 ‘집콕’ 시간이 늘어나면서 집에서 술을 마시는 ‘홈술’하는 사람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 가계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전국 가구(2인 이상) 주류 소비지출 금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7% 증가한 1만9,651원으로 2003년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얼마나 술을 마시고 있을까. 2018년 발표된 보건복지부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남성은 거의 모든 연령대에서 매주 소주 4∼5병에 해당하는 과도한 알코올(평균 231.0g)을 섭취하고 있다. 이는 여성의 알코올 섭취량(평균 107.1g)을 상회하는 것으로 연령ㆍ집단별 고위험 음주율은 40∼49세 남성이 가장 비율이 높았다.

알코올 섭취는 건강에 치명적이다. 1급 발암 물질인 알코올은 몸에 흡수되는 과정에서 ‘아세트알데하이드’라는 독성 발암 물질을 만들어 소량 음주만으로도 암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간암ㆍ구강인두암ㆍ후두암ㆍ식도암ㆍ대장암ㆍ유방암과 직접 연관이 있다고 보고된다. 알코올은 암 외에도 심혈관 질환, 만성질환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또한 알코올은 뇌에 영향을 미쳐 의존(중독)을 일으킨다. 알코올은 뇌의 중추신경계 보상회로를 교란해 도파민 분비 장애를 유발한다. 그리고 생각ㆍ판단‘조절 능력을 담당하는 전전(前前)두엽에 분포하는 신경세포를 파괴하므로 스스로 음주 횟수ㆍ양을 조절할 수 없는 중독에 빠지게 된다.

이 밖에 과도한 음주는 특히 40세 이상 남성에게 남성갱년기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술의 알코올 성분이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생산에 악영향을 미쳐 테스토스테론 혈중 농도를 줄이기 때문이다. 또 술을 마시면 전반적으로 식욕을 자극하고 음식 섭취를 늘려 체내 지방의 축적을 늘린다.

테스토스테론은 성적 욕구를 일으키고 근육량 증가, 자신감 향상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중요한 남성호르몬이다. 테스토스테론이 감소하면 발기부전ㆍ성욕 감퇴 등 성기능 저하가 나타난다. 피로ㆍ우울ㆍ수면 장애ㆍ내장 지방 증가ㆍ골밀도 감소, 지적 활동과 인지 기능 저하 등 여러 증상이 동반되며 전반적인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김수웅 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30대 후반부터 테스토스테론이 매년 1%씩 감소하는 것을 고려했을 때 40대 이상 남성의 지나친 음주는 남성갱년기 증상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며 “하지만 남성갱년기를 증상만으로 진단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우선 자가 진단 설문지를 이용해 남성갱년기가 의심된다면 전문의를 찾아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확인하기를 권한다”고 했다.

남성갱년기의 치료법은 주사ㆍ피부에 붙이는 패치ㆍ바르는 겔ㆍ먹는 약 등 다양하다. 특히 장기간 지속형 주사제는 1년에 4∼5회가량 맞으면 체내에 축적되지 않고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다.

김수웅 교수는 “성적ㆍ육체적ㆍ정신적 부분에서 남성의 삶의 질을 현저히 떨어뜨리는 남성갱년기는 남성호르몬 보충 요법을 통해 충분히 개선이 가능하다”며 “환자 상황에 따라 적절한 치료제를 택하면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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