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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백신, 커지는 불신론... "의사들도 접종 꺼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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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백신, 커지는 불신론... "의사들도 접종 꺼린다"

입력
2020.12.2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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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국 백신 불신 탓, 국민 73% 접종 꺼려

22일 러시아 로스토프나도누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센터에서 한 군인이 스푸트니크Ⅴ 백신을 맞고 있다. 로스토프나도누=로이터 연합뉴스

22일 러시아 로스토프나도누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센터에서 한 군인이 스푸트니크Ⅴ 백신을 맞고 있다. 로스토프나도누=로이터 연합뉴스

세계 최초로 자국 정부의 사용 승인을 받은 러시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Ⅴ’를 향한 불신이 계속되고 있다. 오죽하면 일반 국민은커녕 의료인력조차 접종을 꺼린다고 한다. 우선권을 가진 의료진의 백신 접종 신청이 저조하면서 언론인, 교통업 종사자 등으로 차례가 빠르게 넘어가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 2주 전 문을 연 코로나19 백신 접종센터 70곳에서 현재까지 스푸트니크V를 맞은 시민은 1만5,000명이다. 센터당 하루 평균 약 15명 꼴인데, 접종 시작 첫 주에만 최소 27만명이 백신을 맞은 미국과 비교하면 현저히 떨어지는 수치다. CNN은 “각 센터의 접종 대기줄은 없었고, 오전 내내 접종자도 5명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스푸트니크V는 한 번에 5회분 물량을 사용해야 하지만, 동일 시간대 접종 신청자 5명 중 2명만 센터에 나타나 나머지 3회분을 그냥 버리는 일도 있었다.

스푸트니크V 백신은 올해 8월 출시 최종 관문인 3상 임상시험 전에 승인을 받아 러시아 안팎에서 비판을 받았다. 최근 코로나19 예방에 90% 이상의 효과를 보였다는 3상 임상 결과를 발표했으나 불투명한 시험 과정 등으로 인한 불안은 해소되지 않았다. 10월 러시아 집권당이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도 국민의 73%가 백신을 맞을 계획이 없다고 답할 정도였다.

의료진들마저 백신을 멀리하면서 대중에게 백신 접종을 설득하기도 어렵게 됐다.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의사 빅토리아 알렉산드로바는 방송에서 “누가 더 빨리 백신을 맞을지에 대한 터무니없는 정치 경쟁 때문에 빚어진 일”이라며 “(백신 안전성을 인정받으려면) 2년은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첼랴빈스크의 간호사 나탈리아 로마넨코도 “주변 동료 누구도 접종받을 계획이 없다. 우선 사람들이 어떻게 대처하는지를 살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백신 거부감이 비등하면서 일부 공공근로자를 대상으로 접종을 압박해 접종자 수를 늘린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보건당국은 1억4,600만명의 인구 중 적어도 60%가 백신을 맞아야 ‘집단 면역’ 효과가 생긴다며 접종을 권장하고 있다. 23일 기준 러시아의 코로나19 누적 확진 환자 수는 300만명에 육박했고, 5만2,000명 이상이 숨졌다.

진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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