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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내년 새역사 쓴다는데... 그 2가지 근거는

입력
2020.12.22 04:3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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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금리와 약달러, 내년 증시 상승 요인
감염병 사태 일단락 되면 급격한 긴축 올 수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로이터=연합뉴스


"자산 가격이 약간 높다. 하지만 저금리 상황을 감안하면 위험한 수준은 아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제롬 파월 의장은 지난 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현재 주가 수준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를 묻는 미 경제매체 기자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국내외 금융시장을 둘러싸고 증시 과열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파월 의장의 이 한 마디는 적지 않은 의미를 가진다. 코로나19 이후 벌어진 가파른 '유동성 랠리'에 미 중앙은행이 또 한 번 힘을 실어준 발언이었기 때문이다.


①"초저금리→증시 새 역사 쓸 것"

실제로 국내외 시장에선 저금리 추세로 인한 유동성 확대 및 달러화 약세 등 주가에 우호적인 금융환경이 조성된 만큼, 내년 증시의 추가 상승을 점치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연준은 최근 FOMC에서 연 0.00~0.25%인 기준금리를 동결한 데 이어, 최소 2023년까지 현행 제로(0)금리를 유지할 뜻을 밝혔다. 여기에 1,200억달러 규모의 채권 매입 역시 유지해 물가 안정 목표치(2.0%)를 달성하기 위한 유동성 공급을 지속해나가기로 했다.

미국 윌밍턴 트러스트의 메건 슈 투자전략 연구원은 "연준의 통화정책이 시장을 떠받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를 웃도는 것을 용인하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은 장기적으로 주가에 큰 호재"라고 평가했다.

미국의 저금리 기조를 추종할 수밖에 없는 한국도 유동성 확대 효과를 계속 누릴 것으로 보여 내년 주가 상승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연준이 상당 기간 초저금리를 유지해 경제를 떠받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내년 미국과 한국 증시가 새로운 최고점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②"내년에도 弱달러 계속된다"

미국 달러화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가 최근 약 3년 만에 90선을 밑도는 등 '약달러' 기조 역시 주가 추가 상승을 점치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달러인덱스는 89.82로 마감하며 2018년 3월 이후 처음으로 90선을 하회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코로나19 확산 이후 달러화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라 할 수 있는 미국의 경상수지 및 재정수지 적자 규모가 큰 폭으로 증가한 만큼 내년 역시 약달러 추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실제 골드만삭스는 향후 1년간 달러화가 6% 추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고 씨티은행은 내년 20% 급락 가능성까지 제기한 상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화가 최소한 내년 상반기 추가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아 위험자산 가격의 추가 상승을 지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스피가 이틀째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2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6.47포인트(0.23%) 오른 2,778.65로 마감하며 종가 기준 최고치를 하루 만에 다시 썼다. 연합뉴스

코스피가 이틀째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2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6.47포인트(0.23%) 오른 2,778.65로 마감하며 종가 기준 최고치를 하루 만에 다시 썼다. 연합뉴스


"반영 될 거 다 됐다"...신중론도 고개

하지만 내년 주가가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유동성 확대와 경기 부양 카드 등 증시를 밀어 올린 호재가 대부분 주가에 반영된 데다, 최근 미국과 유럽 등에서 접종이 시작된 백신이 새로운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백신 효과로 감염병 사태가 일단락될 경우 각국 중앙은행은 장기적으로 시중에 뿌린 돈을 흡수하려는 출구 전략을 찾을 공산이 크다. 미국 연준이 2023년까지 현행 제로 수준의 금리를 유지한다고 밝혔지만, 국채 매입 속도 조절 등으로 경기 부양책의 연착륙을 시도할 수 있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연준이 늘 시장에 친화적이지 않았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며 "미국 경기회복이 가시화되던 2015년과 2018년 연준은 달러 강세란 회초리를 들고 나타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 등 신흥국은 선진국보다 백신 접종이 늦어질 가능성이 높아 달러 강세 압력에 취약한 만큼, 단기 변동성을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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