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경기, 인천에서 23일부터 실내·외를 막론하고 5인 이상 사적 모임이 금지된다. 사회적 거리 두기 최고 단계인 3단계에서 정한 10인보다 더 강력한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발동한 것이다. 국내 코로나는 매일 1,000명 안팎의 확진자가 나오고 감염자를 주변에서 흔하게 보는 초유의 일상감염 상황이다. 확진자의 70% 이상이 몰린 수도권에서는 병상 부족으로 숨지는 환자가 계속 나오고 있다. 이동의 자유라는 기본권의 심각한 제한이지만 '폭풍 전야'의 위기 상황에서 불가피한 조치다.
지금 3단계로 가도 늦다는 데도 정부가 여전히 거리 두기 강화에 신중한 것은 이 조치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등이 볼 피해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3단계로 200만 곳 이상 업소가 영향받고 이 중 40만 곳은 아예 문을 닫아야 한다. 단기간이라 하더라도 이미 1년 가까이 코로나로 고통 받은 상인들이 느낄 부담은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다. 정부가 3차 재난지원금을 준비 중이지만 임대료 부담이나 소득 감소의 고통을 온전히 덜기에는 부족할 수밖에 없다.
수도권의 5인 이상 모임 금지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논의해 공유"한 결과이며 "현재 검토 중인 대책 중 일부를 먼저 시행하는 것"이라고 한다. 당장 일률적인 거리 두기 격상이 어렵다면 이처럼 방역 필요에 맞춰 부분적으로 3단계보다 더 강력한 핀셋 방역을 적극 실시하는 등 더 주도면밀해져야 한다. 코 앞으로 다가온 크리스마스와 새해 연휴 기간에 인파가 모이기 쉬운 시설이나 장소에 대한 강력한 방역 대책도 그중 하나일 것이다.
방역 당국이 거리 두기를 강화하고 철저한 수칙을 제시하더라도 시민 각자가 이를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다면 소용없다. 연말 소모임으로 강원, 제주에 빈방이 없다거나 단속을 피해 비밀스럽게 벌이는 술자리가 이어진다면 정부의 노력과 의료진의 희생을 허사로 만드는 것이고 방역 수칙을 따르는 수많은 시민을 조롱하는 처사다. 누구도 안전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무엇보다도 자신과 가족의 안전을 위협하는 행동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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