깎아주진 못할 망정… 카드수수료 3배 매긴 푸드코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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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깎아주진 못할 망정… 카드수수료 3배 매긴 푸드코트

입력
2020.12.18 04:30
수정
2020.12.18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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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수수료 1%인데 POS기기 운영료 명목 3% 매겨
입점업체, 수수료 부담에 매출 내도 적자 투성
명목도 모르는 수수료에? 허덕… 장사 포기도
정부는 "개인간 계약 문제 삼기 어려워" 뒷짐

지난 16일 오전 서울 광화문 부근의 한 푸드코트가 손님 없이 한산하다. 이 푸드코트는 입점한 식당 측에 카드 수수료를 3% 부과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최은서 기자

서울 도심의 유명 푸드코트가 입점 식당들을 상대로 정부의 '소상공인 우대 수수료 기준'의 최대 3배가 넘는 카드수수료를 받아 온 것으로 확인됐다. 다른 푸드코트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수료임에도, 관계당국은 "개인 간 계약 문제"라며 시정 조치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비슷한 '개인 계약 영역'인 자영업자 임대료 문제에서 정부 개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어, 수수료율 역시 자영업자 부담 감면 방안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자영업자들이 고스란히 코로나에 따른 부담을 지고 있어, 사회 전체가 고통을 나누고 정부 역할을 높일 방안에 대해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카드사엔 1%만 내는데, 푸드코트 임대인이 임차인에 3% 일괄 부과

17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광화문 부근 대형빌딩에 자리한 해당 푸드코트는 7개 입점 식당으로부터 3%의 카드 수수료를 부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월별 정산서에 '종합POS 카드 수수료'라는 명목으로 3%를 임의로 매겨온 것이다. POS는 판매정보관리시스템의 약자다.

시각물_정부가 제시한 소상공인 자영업자 우대 수수료율


이 푸드코트의 운영 방식은 운영자가 입구에서 중앙 POS 기기와 무인 키오스크를 일괄 관리하고, 식당 상인들은 계산을 직접 하지 않고 주문 전표만 받아 음식을 내놓는 식이다. 상인들이 매달 전표 내역을 모아 푸드코트 측에 내면, 푸드코트는 수수료를 붙여 종합 정산을 요구했다. 상인들은 수수료가 붙는 정확한 이유도 확인하지 못한 채 푸드코트 측의 정산서대로 금액을 납부해 왔다고 주장했다.

식당 상인들은 수수료가 지나친 수준임을 알면서도 이의를 제기하기 어려운 환경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수수료 안에 POS 기기 관리 등 운영 비용이 포함된다는 푸드코트 입장을 반박할 길이 없었기 때문이다. 푸드코트에서 수년째 식당을 운영한 A씨는 "정산할 때마다 카드 수수료며 공용 관리비며 어떤 명목으로 매겨지는지 의문이 들면서도, 덜컥 계약서에 서명한 내 잘못으로만 여기고 버텼다"며 "몇개월 전부터는 푸드코트 측이 결산서에 비밀 유지 조항을 달아 식당끼리도 결산 내역을 공유할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임대료에 버금가는 관리비까지 별도로 받는 상황에서 고율의 카드 수수료까지 더해지자, 상인들의 경제적 부담이 커졌다. 결국 어려움을 견디다 못해 계약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푸드코트를 나가는 식당들이 잇달아 나왔다. 수개월 전 이 푸드코트에 입점한 상인 B씨는 "매월 임대료 200만원, 관리비 150만원에 더해 터무니 없이 붙는 카드 수수료까지 내고 나면 열심히 벌어도 적자가 날 때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6개월도 안 돼 떠나는 식당들이 생겨났고, 나도 나갈까 했지만 푸드코트에서 위약금 2,000만원을 부르는 바람에 엄두도 못 내고 있다"며 한숨을 쉬었다.

2018년 11월 26일 오전 서울 세종로 서울정부청사 앞에서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와 한국마트협회 등 불공정 카드수수료 차별철폐 전국투쟁본부 회원들이 카드수수료 인하를 환영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수수료에 밀려 떠나는 식당 속속

이 푸드코트의 수수료율은 정부 가이드라인에 비해 최대 3배 이상 높다. 정부가 제시한 우대 수수료율은 매출에 따라 0.8~1.6% 수준이다.

수수료율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에 푸드코트 측은 "수수료 3%에는 카드 수수료뿐만 아니라 공용 POS 기기 사용 비용도 함께 포함돼 있다"며 "계약서 상에도 이를 정확히 명시했고, 상인들도 이에 동의해 계약을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인근의 다른 상가 푸드코트만 해도 사정은 달랐다. 식당마다 별도 결제가 가능하고, 중앙 키오스크를 쓰더라도 1%대의 카드 수수료를 부과했다. 해당 상인들은 POS 사용료가 포함됐다고 해도 지나치게 높은 요율이라고 반박했다.

당국은 양자가 그 요율료 계약한 것이라면 '일방적 갑질'로 문제 삼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계약서에서 카드 수수료를 정해 뒀다면 위법이라고 보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위원회 역시 "계약의 자유와도 연관된 문제라서 단속하기 쉽지 않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시민단체는 카드 수수료를 3%까지 매길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용건 금융감시센터 위원장은 "애초 운영비 등을 명목으로 카드 수수료를 높게 책정해놨다고 해도, 카드 수수료를 낮추고자 하는 정부 정책이 있다면 그에 맞춰 계약 조건을 개정하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사업을 영위하는 영세 중소 상인들에게 수수료 인하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정부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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