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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권력기관 개혁 돌파하라' 지침...與 '입법 독주'로 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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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권력기관 개혁 돌파하라' 지침...與 '입법 독주'로 돌진

입력
2020.12.08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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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과 '경제 3법' 등 국민의힘이 반대하는 쟁점 법안의 국회 처리를 향해 돌진하고 있다. '1차 디데이'는 정기국회가 끝나는 9일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7일 "권력기관 개혁은 남아있는 가장 큰 숙제 중 하나다. 공수처가 출범하게 되길 희망한다"며 공수처법의 조속한 처리를 민주당에 공개적으로 주문했다. 대기업을 규제하는 '경제 3법'은 민주당이 속도를 조절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으나, '9일 처리'로 방향을 틀었다. 해가 바뀌면 차기 대선 레이스가 시작되는 만큼, '할 수 있는 입법은 다 한다'고 당·청이 작정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174석 대 국민의힘 103석.' 의석 수 차이 앞에 국민의힘은 여전히 무력하다. '집권세력 견제'라는 야당의 본분을 이번에도 수행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10개 최우선 법안' 확정…문 대통령도 '지지'

민주당은 7일 최고위원 비공개 회의에서 9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킬 이른바 개혁 법안 10개를 확정했다. 한국일보가 '미래 입법과제 심사 현황' 문건을 입수해 분석하고 회의 참석자들을 취재한 결과다. 한 참석자는 "당 차원의 최우선 입법 리스트가 정리됐다"고 전했다.

'개혁' 분야엔 공수처장 후보 추천과 관련한 야당의 거부권을 무력화하는 공수처법 개정안과 대공수사권을 경찰에 넘기는 국가정보원법 개정안, 경찰 업무를 국가경찰과 자치경찰로 나누는 경찰청법 개정안이 선정됐다. '공정' 분야에선 재계가 반대하는 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 등 '경제 3법'이 지정됐다. '정의' 분야는 5ㆍ18 민주화운동 관련 허위사실 유포 행위를 처벌하는 5ㆍ18특별법과 세월호 참사 진상조사위 활동을 연장하는 사회적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이다. '민생' 분야에선 택배기사를 비롯한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의 고용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는 고용보험법 개정안이 최우선 법안으로 꼽혔다.

주로 민주당 핵심 지지층이 통과를 강력히 요구하는 '정치형 법안'들이다. 노동ㆍ민생 관련 분야의 중대재해기업처벌법·필수노동자보호지원법·생활물류서비스발전법 제정안 등은 대거 빠졌다.

문 대통령은 권력기관 개혁 입법을 정면 돌파하라는 신호를 여당에 보냈다. 이날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면서 "국정원, 검찰, 경찰 등 권력기관의 권한을 분산하고 국민의 기관으로 거듭나도록 개혁입법이 반드시 통과되고 공수처가 출범하게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시들해진 검찰개혁의 불씨를 다시 지피려는 듯, 문 대통령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에 "대통령으로서 죄송하다"고 전격 사과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공수처법 강행 처리, 야당 반대 '무의미'

당ㆍ청의 지침이 명확해지자, 민주당이 장악한 국회 상임위원회들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막판 합의를 위해 이날 오전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김태년 민주당·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만났지만, 사실상 요식 행위였다.

민주당은 오후에 곧바로 국회 법제사법위에서 공수처법 처리 수순에 들어갔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법사위 회의장 앞에서 농성을 벌였지만, 입법 시계를 멈출 순 없었다. “자기들이 지난해 공수처법을 만들어 야당에 거부권을 줘 놓고, 한 차례도 법을 시행해보지 않고 자기 편을 처장에 갖다 앉히는 법을 만들려는 것”(주호영 원내대표)이라고 성토하는 게 전부였다.

더불어민주당의 공수처법 개정안 강행처리에 항의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7일 오후 법사위 법안심사1소위가 열리고 있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실 앞에서 연좌 농성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의 공수처법 개정안 강행처리에 항의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7일 오후 법사위 법안심사1소위가 열리고 있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실 앞에서 연좌 농성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은 법사위 법안심사소위에서 공수처법 개정안을 상정하려 했으나, 국민의힘은 '안건조정위 회부' 카드를 꺼냈다. 안건조정위는 소속 위원들의 요구로 구성되는 '이의 신청 기구'로, 특정 법안의 심사를 지연시킬 수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법안 심사 지연을 의결할 정족수에 미달하기 때문에 실효가 없다. 민주당 소속 윤호중 법사위원장은 8일 법사위 전체회의를 열어 공수처법 개정안을 처리하겠다고 공언했다.

법사위 법안소위는 국민의힘이 반대하는 5ㆍ18 특별법도 기습 처리했다. 비방, 왜곡 등을 처벌한다는 조항의 '과잉 입법' 논란이 가시지 않은 상태다.


‘여야 합의 필요하다’던 경제 3법도 강행

민주당은 '경제 3법'의 강행 처리도 기정사실화했다. 민주당은 '경제 3법은 여야 합의가 필요하다'며 그간 신중하게 접근하다가 7일 돌연 태도를 바꾸었다.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20대 국회에서도 논의하고 각 당도 검토를 많이 하고 재계와 경제단체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며 “할 만큼 했다"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 윤관석 정무위원장은 오후 정무위 전체회의를 열어 경제 3법 중 정무위 소관인 공정거래법 개정안과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 사회적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개정안의 직권 상정을 시도했다. 법안소위를 건너 뛰겠다는 뜻이었다. 국민의힘은 3개 법안에 대해서도 안건조정위 소집을 요구했지만, 실효 없는 제스처이긴 마찬가지다. 경제 3법 중 남은 상법 개정안은 법사위 소관으로, 역시 법사위 통과는 시간 문제다.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사회적 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사참위법) 개정안과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공정거래법 개정안 등의 논의를 위한 의사일정 변경안이 상정되자 국민의힘 간사인 성완종 의원 등이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사회적 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사참위법) 개정안과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공정거래법 개정안 등의 논의를 위한 의사일정 변경안이 상정되자 국민의힘 간사인 성완종 의원 등이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필리버스터로 막겠다지만…민주당 자신만만

국민의힘은 국회에서 법안 저지 농성을 하고, 9일 본회의에선 무제한 반대 토론(필리버스터)로 법안을 멈춰 세우겠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민주당엔 필리버스터를 무력화할 힘까지 있다. 국회법에 따라 국회 재적 의원 5분의 3(180명) 이상의 동의가 있으면 필리버스터는 24시간 안에 강제 종료된다. 열린민주당 등 범여권 정당과 민주당이 손을 잡으면 채울 수 있는 숫자다.

민주당은 필리버스터로 인한 의사 일정 지연에 대비해 임시국회 소집 요구서도 발빠르게 제출했다. 9일 법안 처리가 무산되면 10일 임시국회를 열고 통과시키겠다는 의미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필리버스터는 시간 낭비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성택 기자
박준석 기자
조소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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