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인터뷰]?
"공수처 출범·검찰 상황 정리하면? 秋 임무 완수"
친문재인계 핵심에서 秋 거취 첫 공개 거론
"김현미도 개각서 자연스럽게 거취 결정 예상"
더불어민주당 친문재인계 핵심인 홍영표 의원은 1일 윤석열 검찰총장과 전쟁 중인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 대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출범하고 지금 검찰 상황이 진정되면 장관으로서 모든 임무를 완수했다고 본다. 검찰개혁의 다음 단계로 나가는 것은 다른 사람이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멀지 않은 시점, 즉 공수처 출범과 윤 총장 교체가 마무리되면 추 장관이 퇴진할 가능성을 열어 둔 것이다. 친문계 핵심부에서 추 장관 교체 가능성이 공개적으로 거론된 것은 처음이다.
홍 의원은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추 장관에게) 귀책 사유가 있어서 물러나는 게 아니다"라고 선을 그은 뒤 "1단계 검찰 개혁을 완수한 성과를 가지고 장관 거취를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추 장관의 '명예롭고도 순조로운 퇴진'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해석됐다. "검찰 저항을 뚫고 개혁을 반드시 완수하겠다"고도 했다.
'추미애·윤석열 갈등'으로 인한 피로도가 임계점을 넘어 국정 동력을 위협하는 만큼, 여권은 퇴로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홍 의원의 발언은 그 고민의 일단으로 풀이된다.
이른바 ‘부엉이 모임’ 멤버인 홍 의원은 유력한 차기 당권 후보로 꼽힌다. 그는 부동산 정책 책임론에 휩싸인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거취에 대해서도 “오래 재임했으니 향후 개각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판단될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윤 총장 직무 배제·징계 청구에 대한 검찰 저항이 거세다.
“반드시 검찰 저항을 뚫고 나가 대한민국에 성역이 없도록 하겠다. 검찰은 마지막 남은 권력기관이다. 군은 완전히 문민화됐고, 국정원도 순수 정보기관이 됐다.”
-검찰 다수가 반발하고 있는데.
“극소수 정치 검찰의 저항이라고 본다. 다수 검사들은 이 상황의 본질을 정확히 알았으면 좋겠다. 환경부장관이 산하 기관 기관장에 대해 세평 조사를 했을 때, 검찰은 ‘블랙리스트 장관’이라며 5년형을 구형했다. 검찰총장의 지시로 판사를 사찰한 게 문제가 안 된다면 이중적 판단이다.”
-추 장관의 강경 행보가 정권에 부담이 된다는 평이 많다.
“검찰의 저항을 뚫고 검찰을 개혁할 사람이 추 장관 말고 누가 있나. 다만 추 장관도 영원히 장관을 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 공수처가 출범하고 지금 검찰 상황이 진정되면 추 장관으로선 모든 검찰 개혁을 완수했다고 본다. 다음 개혁 단계로 나가는 것은 다른 사람이 할 수도 있다.”
-윤 총장은 어떻게 평가하나.
“윤 총장 개인의 정치적 야욕 때문에 갈등이 증폭됐다. 검찰 조직을 야욕을 위한 볼모로 삼는 것은 검찰 수장이 할 일이 아니다. 윤 총장이 현실 정치에 뛰어들 가능성이 100%라고 본다.”
-여당의 또 다른 화두는 부동산 문제다.
“서울 강남 집값은 정점을 찍었다고 단언한다. 투기 지역에 두 채 이상 보유한 사람이 가진 주택이 70만호다. 이 매물들이 시장에 나오게 해야 한다. 민주당이 서울ㆍ부산시장 보궐선서를 앞두고 내년 2월쯤 부동산 규제를 완화할 거라는 말이 시중에 있는데, 분명히 말하지만 민주당이 다수당인 한 유화책은 없다. 더 강력한 조치를 만들면 만들었지 투기세력이 악용할 후퇴는 없다.”
-수도권 규제를 풀어 공급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있는데.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 뒤에는 강남 노른자 땅 재개발을 노리는 투기꾼이 있다. 정부는 수도권에 127만호를 공급하기로 했고, 내년은 안 되겠지만 2, 3년만 기다리면 된다. 정부가 부동산 정책 관련해 잘못 판단한 것이 몇 가지 있는 것은 맞다. 그러나 투기 세력이 부동산 시장에서 천문학적인 이득을 올리는 상황을 막겠다는 의지는 확고하다.”
-김현미 장관이 책임져야 한다는 애기도 나온다.
“문재인 정부를 잘 마무리해야 하는 시점이다. 개각으로 국정 과제를 완수하고 현안을 잘 헤쳐나갈 새로운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김 장관도 재임한 지 오래 됐다. 개각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판단될 것으로 본다. 다만 김 장관에게 어떤 문제가 있어서 개각을 한다고 해석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친문계 의원들이 중심이 된 모임인 '민주주의4.0'에 쏠리는 관심이 뜨겁다.
“정당이 정치와 국정의 중심에 서는 게 정치 개혁의 출발이다. 과거 대선에선 대선 후보를 중심으로 외부 조직이나 싱크탱크가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비공식 싱크탱크가 아니라 정당의 공식 기구·조직을 활용해 공약과 비전을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해서 대선에서 승리하면 당·정·청 가운데 당이 중심에 서서 공약과 비전을 실현할 수 있다.”
-당이 문재인 대통령의 강성 지지층 중심으로 움직이면 운신의 폭이 좁아지지 않나.
"이번 미국 대선을 보면, 민주당에도 사회주의자에 가까운 버니 샌더스, 급진 좌파인 엘리자베스 워런 등 다양한 스펙트럼이 있었다. 그야말로 '빅텐트'다. 80만명에 이르는 민주당 당원도 모두 똑같지 않다. 내부에서 굉장히 치열하게 토론하고 집단 지성을 발휘한다. 당원이 아닌 국민과 약간 차이가 있지만, 전체적으로 민주당을 올바른 방향으로 견인해 가는 힘으로 작동한다."
-최근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낙연 민주당 대표, 이재명 경기지사가 아닌 제3의 후보 등장 가능성을 언급했는데.
“이 대표는 최선을 다해 당을 안정적으로 이끌고 있고, 이 지사도 여러 활동을 잘하고 있다. 지금 시점에선 새로운 후보 등장 가능성을 높게 보지는 않는다. 내년 4월 서울ㆍ부산시장 보궐선거가 끝나야 본격적 대선 레이스가 시작될 것이다.”
-대선을 앞둔 내년, 민주당에 어떤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보나.
“문재인 정부가 한 많은 일을 잘 마무리해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느냐가 최우선 과제다. 당의 잠재력을 극대화해야 한다.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많은 분들이 선의의 경쟁을 하고 시너지를 내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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