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 총리 독일연방의회에 "EU 스키장 폐쇄 추진"
겨울 휴가철 앞두고 슈퍼전파지 스키장 감염 우려
GDP 스키 비중 큰 오스트리아, "EU서 간섭할 문제 아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통제 불능 상태로 치닫고 있는 유럽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유럽연합(EU) 전역의 스키장을 폐쇄할 것을 제안했다. 하지만 스키 리조트의 관광 수입 비중이 높은 오스트리아 등은 거세게 반발했다.
영국 파이낸설타임스에 따르면 26일(현지시간) 메르켈 총리는 독일연방의회 성명을 통해 “유럽의 모든 스키 리조트 폐쇄를 위한 투표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메르켈 총리의 발언은 독일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가 1만5,000명을 넘어서면서 부분 봉쇄 기한을 이달 30일에서 내달 20일까지로 연장한 직후 나왔다. 메르켈 총리는 전날 16개 주(州) 총리와 화상회의를 통해 이처럼 방역 지침을 강화하고, 스키장 방문을 비롯한 관광을 피하라고 국민에게 호소했다. 이들 주총리는 메르켈 총리에게 내년 1월 10일까지 EU 차원의 스키 관광 금지 조치를 추진할 것을 요청했다.
이미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도 인터뷰 등에서 유럽 전역의 스키장 폐쇄를 요구한 바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24일 “내년 초까지 프랑스 내 스키장이 폐쇄될 것”이라고 말해 스키장 업계의 분노를 불렀다.
유럽에서 스키 리조트는 코로나 ‘슈퍼 전파지’로 지목되고 있다. 특히 오스트리아 티롤주 스키 명소 이쉬글 리조트는 최소 45개국 6,000여명의 코로나19 감염과 연관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작 오스트리아 당국은 “술집과 유흥시설이 엄격히 통제되고 리프트에 대한 거리두기 조치가 시행될 것”이라며 “스키 리조트를 폐쇄할 계획이 전혀 없다”고 독일의 우려를 일축했다. 제바스티안 쿠르츠 오스트리아 총리는 “스키장 운영은 EU가 간섭할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카스텐 브르체스키 ING독일 이코노미스트는 "스키 부문은 오스트리아 국내총생산(GDP)의 4%를 차지하며 겨울철에는 약 8%의 고용률을 책임진다”며 “오스트리아 전체 관광 시설의 25%가 겨울 스키 시즌과 연관된다"고 말했다.
EU회원국은 아니지만 스키 부문의 GDP 비중이 높은 스위스 역시 메르켈 총리의 제안을 탐탁지 않아 하고 있다. 스위스 일간 루체르너 자이퉁은 “유럽과의 '스키 전쟁'을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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