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재활용 원칙"이라지만, 방법은 "고민중"
다음 달 3일 치러지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설치되는 반투명 아크릴 가림판이 불필요한 1회용품 낭비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재사용이 원칙이라지만, 정확히 어떤 용도로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정해진 바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원순환사회연대는 9일 "수능가림막은 코팅 아크릴 복합재질로 제작돼 재활용 과정이 복잡하다"며 "폐기물로 소각될 수밖에 없는데, 이 경우 처리비용이 약 2억원 정도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이어 "다른 시험장에서는 사용하지 않은 가림막을 수능장에만 설치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며 "다량의 폐기물을 만들어 자원낭비, 처리비용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수능 후에도 재사용을 원칙으로 하며, 재활용도 가능하다고 반박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가림막은 코로나19가 끝날 때까지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수능 후에도 재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며 "만약 재사용이 아주 어려운 경우는 재활용 업체와 연계해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환경부는 앞서 수능 가림판을 재활용 할 수 있는 업체 명단을 정리해 교육부 측에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재활용할지에 대해선 아직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반투명으로 제작돼 재활용이 어렵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이 관계자는 "반투명 필름을 제거하는 과정이 추가되긴 하지만 재활용이 불가능한 건 아니다"고 해명했다.
정부는 앞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올해 수능시험장에 가로 60㎝, 높이 45㎝의 직사각형 가림판을 수험생 책상 앞쪽에 설치하기로 했다. 가림막이 너무 투명하면 시험지가 가림막에 반사돼 부정행위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가림막은 반투명으로 제작된다. 전국적으로 수능 응시자가 50만여명에 달하는 만큼 가림막 구매에만 80억원 안팎의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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