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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막극 수난 속 '빛나는 10주년'... KBS '드라마스페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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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막극 수난 속 '빛나는 10주년'... KBS '드라마스페셜'

입력
2020.11.09 04:3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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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다양성에 대한 실험과 도전으로 완성도 높은 단막극을 선보여온 KBS '드라마스페셜'이 올해 10주년을 맞았다. '드라마스페셜 2020' 티저 영상 캡처. KBS 제공

매년 다양성에 대한 실험과 도전으로 완성도 높은 단막극을 선보여온 KBS '드라마스페셜'이 올해 10주년을 맞았다. '드라마스페셜 2020' 티저 영상 캡처. KBS 제공


"상업성 짙은 드라마 산업에서 꼭 지켜야 할 보석 같은 존재", "드라마계의 스타트업", "한류 콘텐츠의 뿌리"

드라마PD들이 말하는 단막극 예찬이다. 돈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단막극이 자취를 감춘 가운데서도 KBS '드라마스페셜'이 지상파 중 유일하게 그 명맥을 잇는 이유다. 올해도 어김없이 단막극의 계절이 돌아왔다. 지난 7일부터 매주 한 편씩, 10편이 전파를 타게 될 '드라마스페셜'은 올해로 어느덧 10주년이 됐다.

KBS 단막극 역사는 1984년 '드라마게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드라마게임'은 MBC '베스트극장', SBS '오픈드라마 남과 여'와 함께 오랜 전통을 자랑해온 단막극의 산실이었다. 하지만 낮은 수익성과 시청률 탓으로 '일요베스트', '드라마시티'로 간판을 바꿔달다 결국 2008년 폐지됐다. MBC와 SBS도 같은 수순을 밟았다. 현재 이들 중 단막극을 방송하는 곳은 2010년 '드라마스페셜'로 단막극을 부활시킨 KBS가 유일하다.

이건준 KBS 드라마센터장은 6일 '드라마스페셜' 제작발표회에서 "단막극은 재능있는 연기자, 작가를 발굴하고, 방송사 연출자들이 역량을 강화하는 한국 드라마 제작 시스템의 토대이자 한류 콘텐츠의 뿌리"라고 강조했다. 단막극이 '드라마의 꽃'인 이유다.


지난 7일부터 매주 한 편씩 12월 24일까지 방영되는 KBS '드라마스페셜' 라인업. KBS 제공

지난 7일부터 매주 한 편씩 12월 24일까지 방영되는 KBS '드라마스페셜' 라인업. KBS 제공


실제로 현재 왕성하게 활동 중인 작가들 중 KBS 단막극을 통해 데뷔한 이들이 많다. 지난해 최고 화제작인 JTBC 'SKY캐슬'과 KBS '각시탈' 등을 쓴 유현미 작가가 대표적이다. 그는 2001년 KBS 극본 공모 최우수상 수상작인 '오후 3시의 사랑'을 비롯한 20여편의 단막극을 집필하면서 내공을 쌓았다. KBS '동백꽃 필 무렵'의 임상춘 작가, SBS '녹두꽃' 정현민 작가, KBS '비밀' 유보라 작가도 KBS 단막극으로 대중과 처음 만났다.

드라마 PD들에게는 '입봉'의 기회를 준다. KBS '태양의 후예'를 연출한 유종선 PD도 '드라마스페셜'로 출발했다. 이번 '드라마스페셜'의 첫 방영작 '모단걸'을 연출한 홍은미 PD는 "단막극이 있어야 중·장편이 나오고, 대하드라마도 나온다"며 "작가주의 작품을 다룰 수도 있지만 영글지 않은 작가와 배우들이 새로운 걸 시도해볼 수 있는 중요한 자리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단막극으로 얼굴을 알린 배우 면면도 화려하다. 이준기, 하지원, 공효진, 박보검, 박신혜, 박소담, 조여정, 최수종, 손현주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모두 KBS 단막극을 거쳐갔다. 이선균과 김윤석도 주연급으로 성장하기 전 단막극에서 연기력을 다진 경우다.

형식이나 소재면에서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 있는 점은 단막극의 장점 중 하나다. 상업성보다는 완성도를 꾀할 수도 있다. '모단걸'에 출연한 배우 진지희는 "중·장편과 다르게 완성된 대본을 갖고 시작하기 때문에 전체적인 스토리를 알 수 있고, 캐릭터의 감정선을 미리 파악할 수 있다"고 단막극의 장점을 꼽았다. 배우 고원희도 "중·장편에서 다루기 힘든 소재를 영화처럼 다룰 수 있다. 신인배우에겐 등용문이고, 중견배우에겐 새로운 도전"이라고 덧붙였다. 이들 외에도 김보라, 손숙, 윤세아, 이상엽, 이유영, 정웅인, 지승현 등 배우들이 색다른 연기를 선보인다.


올해 '드라마스페셜 2020'을 연출하고 출연한 감독과 배우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KBS 제공

올해 '드라마스페셜 2020'을 연출하고 출연한 감독과 배우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KBS 제공


이번 '드라마스페셜' 역시 시대극부터 블랙코미디, 로맨스 등 다양한 장르에서 트롯, 계약 우정 등 독창적인 소재를 다룬 10가지 색깔의 10개 작품으로 찾아온다. 시대극인 '모단걸'을 시작으로 삶의 결핍을 채우려 잘못된 관계에 빠져드는 두 남녀 이야기인 '크레바스(연출 유관모, 극본 여명재)', 학교폭력 가해자를 동료로 만난 기간제 교사를 소재로 한 '나의 가해자에게(연출 나수지, 극본 강한), 장류진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일의 기쁨과 슬픔(연출 최상열, 극본 최자원)', 휴먼 멜로 '고백 하지 않는 이유(연출 홍은미, 극본 윤경아)'가 전파를 탄다. '그곳에 두고 온 라일락(연출 박기현, 극본 박광연)', '나들이(연출 유관모, 극본 여명재)', '도둑잠(연출 최상열, 극본 박광연)', '연애의 흔적(연출 유영은, 극본 정현)', '원나잇(연출 이호, 극본 임지은)'도 준비돼 있다. 1·2·4·6편은 토요일 밤 10시 30분, 나머지는 목요일 밤 10시 40분에 방영된다.



권영은 기자
김단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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