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게 찬스가 많이 올 것 같아요. 주저 없이 방망이를 돌리겠습니다.”
KT 박경수(36)는 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2020 KBO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1차전 두산과의 경기에 앞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축제를 즐기려는 마음으로 왔다”면서 “우린 (가을야구가 처음인 만큼) 도전자 입장이다. 즐기는 게 쉽진 않겠지만 최대한 재미있게 야구를 하려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인터뷰실에 운집한 취재진을 보면서 짧은 탄성을 내뱉었다. 박경수는 “(나보다) 1ㆍ2년 선배들이 은퇴한다는 기사를 접하고 마음이 무거웠다”면서 “반면 나는 운 좋게 축제를 즐기고 있다는 생각에 만감이 교차했다”라고 말했다.
1984년생인 박경수는 2003년 LG에 1차지명으로 입단한 뒤 입대 기간을 제외하고 16년 차를 맞지만 가을 야구는 처음이다. 그는 “입단 직전 해(2002년) LG는 준우승했고 이 모습을 구리 숙소(2군)에서 지켜봤다. 그리고 곧 가을야구를 치를 줄 알았는데 아직 경험하지 못했다”라고 돌아봤다. 그런 그가 이날 1차전 타석에 들어서면 국내 선수로는 ‘최고령 포스트시즌 데뷔’ 기록을 세운다. 그는 “이런 기록은 어떻게 찾는지 모르겠다. 최고령이라니, 최고령답게 플레이하겠다”라며 웃었다.
6번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하는 그는 “이번 시리즈 내내 좋은 기회가 많이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KT는 이날 황재균 강백호 로하스 등 올 시즌 타격감이 가장 좋은 ‘빅 3’를 1~3번에 전면 배치하는 초강수를 뒀다. 이어 가을 야구 경험이 많은 유한준과 장성우가 4ㆍ5번을 맡는다. 박경수는 “(유)한준이형 말에 따르면 ‘히어로즈 시절 잘 치는 박병호가 4번에 있으니 오히려 후속 타자인 나(유한준)에게 기회가 많이 온다’고 하더라”라며 “KT 타선도 2~5번이 좋다. 그러므로 나에게 더 기회가 많이 올 듯하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기회가 오면 주저 없이 방망이를 돌리겠다”고 말했다.
자신의 첫 가을 야구를 앞두고 옛 동료들로부터 많은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오늘도 삼성 소속 (우)규민이에게 연락이 왔는데 자기가 더 떨린다고 하더라. 왜 그런지 모르겠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박)용택이 형도 내가 부상당했을 때 먼저 연락해 줬다. 정말 고마운 선배다”라고 했다. ‘안타나 승리 시 어떤 세리머니는 준비했느냐’는 질문엔 “후보군은 많은데 아직 확정은 못했다”라며 “경기가 시작되면 자연스럽게 결정될 것”이라며 웃었다.
마지막으로 그는 “올해도 시즌 중간 햄스트링 부상 등 쉽지 않은 한해였는데 동료들과 프런트들의 도움으로 가을 야구 엔트리에 들며 ‘막차’를 탔다”라며 “감사한 마음뿐이다. 그래서 더욱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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