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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승리 주장' 혼돈과 불확실의 미 대선

입력
2020.11.05 04:3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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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합지역 트럼프 앞서지만 우편 표 변수
승자 누가 되든 외교 대응에 빈틈없어야


미국 대선 개표가 진행 중인 4일 승리를 자신하는 민주당 조 바이든(왼쪽)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AFP연합뉴스

미국 대선 개표가 진행 중인 4일 승리를 자신하는 민주당 조 바이든(왼쪽)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AFP연합뉴스

미국 대통령 선거 개표가 지연되면서 재선을 노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이에 맞선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가 서로 승리를 주장하는 전례 없는 혼돈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이번 대선은 트럼프 정부에 대한 호오가 극명하게 갈리면서 투표 참여율이 110여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지만 그 다수가 코로나 영향으로 우편투표 등 사전투표에 몰리면서 생겨난 일이다.

4일 개표 후반의 판세는 예상과 달리 선거기간 내내 여론조사에서 앞섰던 바이든 후보의 열세로 나타났다. 접전이 예상된 플로리다 등 남부에서 트럼프의 승리가 확정되는 등 6개 경합주 중 5곳에서 트럼프가 우세했다.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가 간발의 차이로 이들 경합주에서 모두 이겨 정권을 교체했던 상황과 흡사하다.

문제는 우편투표의 경우 당일 집계가 완료되는 주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주도 적지 않아 개표 최종 집계가 늦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최대 접전지역으로 꼽는 북부 오대호 주변 러스트벨트 3개주도 이에 해당한다. 우편투표는 민주당 지지자가 선호해 막판 개표에서 바이든 몰표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트럼프가 줄곧 앞서던 위스콘신은 개표 막바지에 바이든이 역전했다. 바이든이 "대선 승리로 가고 있다고 본다"며 "모든 표가 개표될 때까지 끝난 것은 아니다"라고 말한 이유다.

선거기간 우편투표 조작 가능성을 제기해 온 트럼프 역시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는 이 선거에서 이겼다"며 사실상 승리를 선언한 뒤 더 이상의 "개표를 중단"하지 않으면 "대법원에 가겠다"고 말했다. 판세가 뒤집힐 경우 소송을 불사하겠다는 뜻이다.

미국 대선이 결과를 확정짓지 못하고 법정 소송으로 간다거나 우려대로 지지자들 간의 무력 충돌 사태까지 벌어진다면 미국을 위해서도, 선거에 이목을 집중한 세계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못하다. 선거제도에 따라 유효투표를 확정해 조기에 개표를 끝내고, 결과에 승복하는 것이 떳떳한 일이다.

우리 정부로서는 누가 대통령이 되든 새로운 외교적 상황 대비에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할 경우 방위비 분담금 인상 압박이 계속되는 것은 물론이고 이를 주한미군 철수 등과 연계시키려 들 가능성이 없지 않다.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워 무역 장벽도 더 높여 갈 것이다. 북미 회담은 다시 추진될 수 있겠지만 지난해 하노이 노딜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우리가 개입하는 밀도가 더 높아져야 한다.

동맹의 가치보다 미국의 경제 이익을 우선하는 트럼프와 달리 바이든의 경우 한미동맹의 근간을 흔드는 무리한 정책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진행 중인 미중 갈등은 정권이 교체돼도 조기에 수습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는 여전하다. 중국을 겨냥한 민주주의 국가 네트워크 구축에 동참하라는 압박은 더 커질 수도 있다. 북핵 협상 방식이 바뀔 가능성이 높고 무엇보다 그를 위한 체제 정비에 시간이 걸릴 수 있어 한반도 평화가 다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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