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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후 첫 '민심 역행'...이낙연, 판돈 큰 대선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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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후 첫 '민심 역행'...이낙연, 판돈 큰 대선 승부수

입력
2020.11.03 19:3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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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국회 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자치경찰제 도입방안 국회 토론회'에 참석했다. 오대근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국회 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자치경찰제 도입방안 국회 토론회'에 참석했다. 오대근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내년 4월 서울ㆍ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 공천에 '총대'를 멨다. 여권에서는 "온몸으로 책임을 떠 안았다" "독배를 들었다"는 옹호론이 퍼졌다. 하지만 당 밖에서는 "말바꾸기" "성추문 피해자를 향한 3차 가해"라는 비판이 거세다. 사실상 정치적 승부수를 띄운 이 대표의 대선 행보도 5개월 뒤 치러지는 서울 ·부산시장 보선 결과에 달렸다는 얘기가 나온다.

"여론 역행해도 이길 수 있다" 계산 섰나

서울ㆍ부산시장 후보 공천 결정은 지난 8월말 취임한 이 대표가 당 밖의 민심을 역행한 첫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이 대표는 각각 부동산 투기와 이스타항공 대량 해고 책임 논란에 휩싸인 김홍걸 이상직 의원의 탈당을 끌어내는 등 당 밖 민심에 부응하는 판단을 내렸다. 하지만 이번 서울·부산 시장 후보 공천 결정은 철저하게 당 내부의 여론에만 귀를 기울였다.

정치적 이득을 위해 국민과의 약속을 파기했다는 무리수까지 두면서 이 대표가 밀어붙인 이유는 우선 보선 승리 가능성 때문으로 분석된다. 후보공천에 대한 역풍에도 불구하고 지역 여론은 민주당에 아직 우호적이다. 한국갤럽이 지난주 공개한 10월 마지막주 여론조사 결과, 서울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39%로 국민의힘 16%를 앞섰다. 부산에서도 민주당 31%, 국민의힘 33%로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내였다. 추미애 법무부장관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장관, 4선 우상호 의원, ‘유치원3법’ 통과 주역 박용진 의원 등 후보군도 즐비하다. 부산에서도 지역 숙원인 가덕도 신공항 건설 등 ‘선물 보따리’를 풀어, 남은 기간 충분히 여론을 반전시킬 수 있다고 판단하는 듯한 분위기다.

이재명(가운데) 경기지사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경기도 국회의원 초청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가운데) 경기지사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경기도 국회의원 초청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지지율 정체 속 '승부수' 해석도

보선에서 이길 경우 “여론 비판에도 결단을 내렸다”는 승부사 기질이 남은 대선기간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이 대표는 지난 8월 “유력 대선주자가 당권까지 챙기려 한다”는 비판까지 감수하면서 전당대회에 뛰어들어 당선됐지만, 지지율 측면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에게 추격을 허용하는 등 생각한 만큼의 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반면 서울ㆍ부산시장 선거가 이 대표에게 ‘독배’가 될 것이란 전망도 적지 않다. 선거 승리를 위해 국민과의 약속을 어겼다는 꼬리표가 대선 레이스 내내 이 대표를 따라다닐수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의 강점이던 ‘신뢰할 수 있는 정치인’ 이미지도 일단은 훼손됐다. 당 관계자는 이날 “친문재인계 출신이 아닌 이 대표는 아직 당내 입지를 확고히 다지지 못했다”며 “보선에서 패배할 경우 대선주자로서 치명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서울·부산시장 보선 공천 여론에 대한 쏟아지는 외부 비판에 당 내부 여론은 이 대표에 대한 옹호론으로 번지고 있어 아직 이 대표에게 돌아올 득실을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얘기도 적지 않다.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은 3일 페이스북에 “(당헌 개정은) 이 대표가 민주당과 자신의 지지율 하락을 감내해야 할 외길이었다”며 “정치적 운명을 걸고 (책임을) 온몸으로 혼자 떠안은 것"이라고 감쌌다.

※ 자세한 여론조사 결과는 한국갤럽이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정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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