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장관이 주사 맞는 사진'... 백신 불신 없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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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장관이 주사 맞는 사진'... 백신 불신 없앨까

입력
2020.10.27 17:51
수정
2020.10.27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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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백신 접종 모습 공개
"전문가 판단을 믿고 접종해도 된다"
전문가 "사망 사례, 사망 전 백신 접종했을 뿐"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26일 세종시의 한 소아청소년과의원에서 독감 예방접종을 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제공

27일 오후 세종시의 한 소아청소년과의원. 올해 만 64세인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흰색 반팔 티셔츠 차림으로 의사 앞에 앉았다. 전날 만 62~69세 독감 무료 접종이 시작됐는데, 박 장관도 접종 대상자다. 복지부는 박 장관의 접종 모습을 언론에 공개했다. 정부는 앞서 21일에는 만 70세인 정세균 국무총리가 세종시 연동면 보건지소에서 독감 예방 접종을 한 모습도 공개했다.

총리와 장관의 팔에 주사기를 찌르는 모습까지 공개한 것은 이례적이다. 식품 안전 관련 불안감이 높아질 때 관계 부처 장관이 카메라 앞에서 해당 식품을 시식하는 경우는 여러 차례 있었지만, 공개적으로 백신을 접종한 것은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령자들이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했다는 신고가 이어지면서 백신에 대한 공포가 증폭되자 “맞아도 안전하다”는 걸 직접 보여 주기 위한 조치였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21일 오후 세종시 연동면 보건지소에서 독감예방접종을 받고 있다. 국무총리실 제공

‘백신 접종 후 사망했다’는 신고는 25일 기준 59명이다. 이 수치는 백신과 사망과의 연관성이 밝혀지지 않은 단순 신고 통계다. 이 중 46명은 심혈관질환 등 지병으로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는데도, 신고 수치가 증가할수록 백신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접종을 마친 박 장관은 “국민께서는 전문가의 판단을 믿고 독감 예방접종에 참여해주시길 바란다”며 “과도한 공포와 잘못된 정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방역 과정에서도 그랬듯 오히려 우리의 안전을 저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백신 접종 후 사망'과 '백신 때문에 사망'은 달라"

전문가들은 처음 사망자 신고가 들어왔을 때부터 “백신으로 인한 사망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강조해 왔다. 정재훈 가천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최근 대한의학회지 기고문에서 “백신 접종과 접종 후 사망에 대한 상관관계의 성급한 추정은 논리적 결함을 내포하고 있다”며 “사람들은 백신의 부작용에 따른 사망을 우려하지만, 현재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사망자가 사망하기 전 백신을 접종한 사례”라고 지적했다. 신고 사례들이 주로 ‘백신 접종 후’ 사망한 것인데 ‘백신 때문에’ 사망한 것으로 오해되고 있다는 얘기다.

정 교수에 따르면, 국내에선 매년 약 30만명이 사망하고 동절기에 접어드는 10월경에는 매일 1,000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 독감 예방접종률을 50%라고 가정하면 접종기간인 2개월 간 매일 약 1%의 국민이 예방접종을 한다. 연령과 성별에 대한 고려 없이 10월 일 평균 사망자 1,000명의 1%에 해당하는 10명이 예방접종 후 24시간 내에 사망하는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정 교수는 또 역학조사 결과 △백신 제조 과정 △부적절한 백신 운송 과정 △의료기관 내 보관 방식 △백신 자체의 부작용 등이 모두 사망 원인이 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분석했다. 그는 “노령층 만큼 많은 백신을 접종하는 영유아에서 이런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사실은 또 다른 근거가 된다”고 밝혔다.

고령자의 경우 '백신 접종 후 사망'이 많은 것은 미국도 마찬가지다. 미국 백신 안전 데이터링크(Vaccine Safety Datalink; VSD)를 활용한 2013년 연구에 따르면, 전체 인구에서 백신 접종 후 일주일 이내 사망률은 접종 10만회 당 약 6명이다. 하지만 65~74세는 11.3명, 75~84세는 23.2명으로 껑충 뛴다. 정 교수는 "백신 접종 후 사망은 자연스럽게 보고되는 일로 고령층의 사망률은 이미 매우 높기 때문에, 현재 (국내에서) 보고된 사망 사례는 이례적인 수치라고 보기 어렵다"며 "백신은 오랜 기간 동안 감염병에 대한 최고의 대응 수단으로 확립돼 있다"고 말했다.

남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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