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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름 ‘당나귀’ 김기태 “외래 스포츠 틈에서 전통 스포츠 지켜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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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름 ‘당나귀’ 김기태 “외래 스포츠 틈에서 전통 스포츠 지켜야죠”

입력
2020.10.27 07:0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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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 출연 중인 영암군민속씨름단 김기태(왼쪽) 감독과 장성우가 서울 이태원에서 다정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지섭 기자

방송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 출연 중인 영암군민속씨름단 김기태(왼쪽) 감독과 장성우가 서울 이태원에서 다정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지섭 기자

KBS2 주말 예능프로그램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 출연하고 있는 영암군민속씨름단의 김기태(40) 감독이 한국 전통 스포츠 지킴이로 나섰다.

김 감독은 방송에서 프로농구 감독 출신 현주엽(45)과 입씨름을 하면서 재미 요소를 더하고 있다. 특히 씨름을 전통 스포츠, 농구를 외래 스포츠로 구분 짓고 대결 구도를 그린다. “씨름은 한국 전통 민속 스포츠로 131호 무형 문화유산”이라며 틈틈이 씨름 홍보도 잊지 않는 김 감독을 두고 스포츠계의 흥선대원군에 빗대기도 한다.

최근 서울 이태원동에서 만난 김 감독은 “방송을 하는 동안 우리 팀이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좋은 성적을 꾸준히 내면 좋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를 생각하면 부담이 될 수 있어 (출연 여부를) 고민했다”며 “하지만 유네스코에 등재된 우리 씨름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하고 출연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외래 스포츠 농구의 허재, 현주엽과 민속 스포츠 씨름 김기태 감독의 특별 케미가 재미 요소를 더한다. KBS2 제공

외래 스포츠 농구의 허재, 현주엽과 민속 스포츠 씨름 김기태 감독의 특별 케미가 재미 요소를 더한다. KBS2 제공


김 감독이 바랐던 대로 영암군민속씨름단의 화제성은 시청률로 입증됐다. 지난 11일 2회째 출연 분량에서 순간 9.3% 최고 시청률을 찍었다. 올해 초 씨름 예능프로그램 ‘씨름의 희열’ 최고 시청률(4.2%)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다. 김 감독은 “요즘 씨름은 침체기를 겪고 있다. 트로트가 방송을 통해 다시 열풍이 일어난 것처럼 씨름도 제2의 부흥기를 맞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예능이지만 씨름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과 씨름 선수의 삶을 잘 풀어내 대중에게 사랑 받는 스포츠가 되는 게 목표”라며 “방송은 다시 전성기를 열기 위한 준비 과정이라고 봐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또한 현주엽과 방송 호흡에 대해선 “스포츠인이라는 공통 분모가 있어 살갑게 잘 해준다”고 설명했다.

2002년 프로씨름단 LG투자증권에 입단해 2016년 현대코끼리에서 현역 생활을 마무리하기까지 15년간 한라장사 10회, 올스타 1회, 백호장사 1회 총 12회 꽃가마를 탄 김 감독은 ‘폭격기’라는 별명으로 풍미했다. 감독으로는 2017년 현대코끼리를 인수한 영암군민속씨름단의 창단 때부터 지휘봉을 잡아 4년 만에 장사를 25차례나 배출했다.

실업 팀 감독 중 막내급인 김 감독은 본인을 선수들과 소통하는 지도자라고 소개했지만 방송에서 비춰지는 모습은 ‘잔소리 폭격기’다. 틈만 나면 선수들을 불러 ‘진실의 방’에서 면담을 하고, 우승 압박을 준다. 이 중 지난해 천하장사를 차지한 백두급의 장성우(23)가 김 감독의 전방 압박을 받는다.

'당나귀 귀' 김기태 감독과 장성우. 김지섭 기자

'당나귀 귀' 김기태 감독과 장성우. 김지섭 기자


방송 중에는 장성우가 식사 때 눈물을 훔치는 듯한 영상이 나왔고, 이를 스튜디오에서 지켜보던 김 감독도 눈시울을 붉혔다. ‘악어의 눈물’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았지만 김 감독은 “정말 진심에서 나온 눈물”이라며 “고생하는 우리 선수들을 볼 때마다 가슴이 찡한 게 있다”고 해명했다. 장성우는 “눈물이 아니라 식은 땀을 닦는 건데, 우는 것처럼 영상에 나왔다”며 “방송 후 ‘울지 말고 힘내라’는 격려 메시지를 많이 받았는데, 그런 게 아니다”라고 웃었다.

마지막으로 김 감독은 “선수들이 나로 인해 피곤하고 짜증날 수도 있지만 선수한테 도움이 되는 방법이라면 많은 얘기를 해주고 싶다. LG, 현대에서 경험한 걸 기술적으로나 멘탈, 생활 면에서 도움을 주고 싶다”며 “욕 먹는 게 두려운 것이 아니라 선수한테 도움이 안 되는 지도자가 되는 게 두렵다. 도움이 안 되면 지도자가 그만 둬야 한다는 게 내 철학이다. 계속 선수들에게 도움이 되는 지도자가 되려고 지금도 노력하고 있고, 계속 그렇게 할 생각”이라고 자신 만의 리더십을 강조했다.

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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