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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받으려는 직장인 김모씨는 A은행과 B보험사의 대출 상품 중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이 깊다. 처음엔 ‘주담대=은행’이라고 생각했지만, 예상 외로 보험사 금리가 조금 더 낮았기 때문이다.
김씨는 “2금융권 대출이라는 점이 마음에 걸리지만, 당장 금리가 0.01%포인트라도 낮아 매력적인데다 은행과 달리 카드 발급이나 사용 실적 등 부가 조건을 요구하지 않고 한도도 높아 눈길이 간다”고 말했다.
은행보다 낮은 보험사 주담대 금리
보험사 주담대 금리가 낮아지고 있다. 일부 회사는 은행보다 낮은 금리를 제공하면서 ‘은행 주담대 금리가 제일 낮다’는 금융업계 통설도 옛말이 되는 분위기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일부 보험사는 은행보다 더 낮은 주담대 금리를 제시하고 있다. 생명보험협회의 10월 대출 공시에 따르면 생명보험 각 사의 분할상환방식 아파트담보대출 상품 최저금리(고정ㆍ변동)는 연 2.43~3.08% 수준이다. 회사별로는 삼성생명이 연 2.43∼5.01%, 신한생명 2.56∼3.76%, 교보생명 2.60∼3.63%, 한화생명은 2.70∼3.80%로 아파트담보대출 금리를 공시했다.
손해보험 업계의 아파트 담보대출 상품 최저금리는 연 2.03~2.91%로 생명보험 업계보다 더 낮다. 삼성화재 2.03∼4.79%, KB손해보험 2.5∼4.93%, 현대해상 2.59∼4.39% 수준이다. 이달 16일 이후 5대 시중은행의 신규 주택담보대출 최저금리가 연 2.31~2.73%인 점을 감안하면 은행과 큰 차이가 없거나 일부는 더 낮은 셈이다.
같은 금융지주 소속 보험사가 은행보다 더 낮은 최저금리를 제시하는 경우도 있다. 신한생명의 이달 아파트 담보대출 최저금리(변동금리)는 연 2.56%지만, 신한은행의 이달 16일 이후 신규 최저금리(변동금리)는 2.72%다. 지난달 신한생명 고객 일부는 2.38%로 대출을 받기도 했는데, 같은 달 신한은행의 최저금리는 2.64%였다.
보험사 금리, 왜 낮아졌나
통상 주담대를 받는 사람들은 가장 먼저 은행 문을 두드린다. 은행 금리가 보험사 금리보다 낮다고 여겨지는데다, 1금융권이 주는 ‘심리적 안정성’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은행들이 금리하락 충격에 방어하기 위해 가산금리를 올린 반면, 보험업계는 저금리 장기화와 채권금리 하락세 속에 투자이익을 늘리기 위해 담보가 확실한 주담대 공략에 적극 나서면서 금리가 비슷해 보이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초저금리와 코로나19로 대면영업이 어려워진 상황이 맞물리면서 수익을 내기 위해 다양한 활로를 모색하고 있는데, 주담대 금리 인하 역시 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만일 보험계약 유지 등 우대 조건을 만족할 경우 은행보다 더 낮은 수준으로도 주담대를 받을 수도 있다. 보험사 주담대는 해당 회사의 보험에 가입하지 않더라도 받을 수 있는데, 만일 보험에 가입한 경우에는 0.1~0.3%포인트 수준의 우대금리도 적용된다.
주담대 잔액도 증가세
그렇지 않아도 정부가 은행 대출 규제를 강화한 뒤, 2금융권으로 눈을 돌리는 사람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 경쟁력도 부각되자 채권잔액도 늘어나는 추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보험사들의 보험계약 대출(63조1,000억원)과 신용대출(6조9,000억원)은 전 분기 말보다 각각 1조9,000억원(2.9%), 4,000억원(5.5%) 줄었지만, 주담대(44조8,000억원)는 7,000억원(1.6%) 늘었다.
현재 은행 대출에 대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는 40%지만 2금융권으로 분류된 보험사는 60%다. 같은 주담대이지만, 은행보다 더 많은 돈을 빌릴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2금융권에 적용되는 DSR 역시 2022년 40%로 단계적으로 하향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용등급이나 담보가치가 높을 경우 은행보다 좋은 조건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긴 하지만 여전히 평균 대출금리는 시중은행이 더 낮다”며 “대출 시기와 금리 등 본인의 상황과 우대조건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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