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 치면서 與 의원들 향해 '할말' 다한 윤석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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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 치면서 與 의원들 향해 '할말' 다한 윤석열

입력
2020.10.23 01:00
수정
2020.10.23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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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출석한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는 여야의 역할이 뒤바뀐 모습이었다. 일반적으로 피감기관 관계자에 우호적인 여당이 라임ㆍ옵티머스 사건 수사 등을 고리로 윤 총장을 몰아붙인 반면 야당은 윤 총장을 적극 감쌌다. 여당 의원들은 “자세 똑바로 하라”, “답변을 짧게 하라”며 윤 총장 태도까지 강하게 질타하면서 속내를 드러냈다. 하지만 윤 총장은 여당 의원들의 질의에 주눅들지 않고, 오히려 공격적인 답변을 이어가면서 정면돌파에 나섰다.


“자세 똑바로”, “답변 짧게”… 윤석열 군기잡기 나선 與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국감 내내 윤 총장의 답변 태도를 문제 삼았다. 포문은 박범계 의원이 열었다. 그는 지난해 5월 옵티머스 펀드 사기 고발 건에 대한 검찰의 무혐의 처분을 거론하며 “(이때) 검찰이 ‘무한대식 수사’를 했더라면 (무혐의 결정) 후 1조원 가까운 민간투자는 안 들어왔을 것”이라고 했다. 이 과정에서 윤 총장이 “허, 참”이라고 짧게 탄식하며 의자에 기대어 앉자 박 의원은 “자세를 똑바로 하라”고 호통을 쳤다. 윤 총장이 민주당 의원들의 공세에 언성을 높이며 맞대응하자 답변 태도를 걸고 넘어진 것이다. 같은당 소병철 의원도 “묻는 말에는 답을 해야 하는데, 하나를 물으면 열 개를 답한다”며 “의원들은 각자 7분을 갖고 (질의를) 하는데 누가 누구를 국감 하는지 모를 지경”이라고 질타했다. 송기헌 의원은 윤 총장이 답변 과정에서 "책상을 쳤다"고 문제 삼았다. 그러자 윤 총장은 "제가 언제 쳤느냐. 김용민 의원이 쳤지"라고 맞서다 "제가 만약 책상을 쳤다면 사과드리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가 잠시 중지된 후 국감장을 나서고 있다. 뉴스1


여당 의원들의 잇따른 공세에 야당 의원들은 일제히 윤 총장 엄호에 나섰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야당 의원이 ‘장관님’, ‘장관님’ 불러도 쳐다보지 않았고, ‘소설 쓰시네’ 등 27차례 윽박지르고 야당 의원 말에 비웃기까지 했다”며 “윤 총장은 수십 배 예의 바르게 답변하고 있다”고 지원사격을 했다. 장 의원은 또 추미애 장관을 겨냥해 "법무부 장관이 민주적 통제라는 미명 아래 윤석열 찍어내기 위한 수사지휘권 박탈이야말로 문민독재"라고 주장했다.


오히려 윤석열 존재감 키워준 국감

하지만 이날 국감에서 민주당이 윤 총장을 흔들 '결정적 한 방’은 없었다. 오히려 민주당의 집중 공세에 밀리지 않고 거침 없는 해명을 이어간 윤 총장 모습이 주목을 받았다. 윤 총장은 추미애 장관이 자신을 라임 사건 지휘에서 배제하는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것에 대해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 특정 사건에서 검찰총장을 배제하는 것은 검찰청법 위반”이라고 작심한듯 비판했다.

또 박범계 의원이 “윤석열의 정의는 선택적 정의”라고 하자, 윤 총장은 “선택적 의심 아니냐. 과거엔 저에게 안 그랬지 않느냐”고 맞받았다. 박 의원은 지난 2013년 국가정보원 댓글개입 사건을 수사하다 징계를 받았던 윤 총장을 향해 "윤석열 형! 형을 의로운 검사로 칭찬할 수밖에 없다"고 언급한 적 있다. 박 의원과 윤 총장은 사법연수원 23기 동기다. 라임자산운용의 전주(錢主)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으로부터 룸살롱 접대를 받은 현직 검사들이 ‘윤석열 사단’이라는 신동근 의원의 지적에 대해선 “정당의 정치인 한 사람이 부패에 연루되면 (그 라인에 따라) 당대표까지 책임지느냐”고 맞받았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연합뉴스


“조국 수사, 굉장히 번민”… 속내 처음 꺼낸 윤석열

윤 총장은 각종 현안에 대한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한 수사와 관련해 “저도 힘들고 어려웠다. 이 수사를 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인간이기에 굉장히 번민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조 전 장관 관련 압수수색 당일) 박상기 장관이 ‘어떻게 하면 선처가 될 수 있겠느냐’ 묻길래 ‘사퇴하면 좀 조용해져서 일처리 하는데 재량이 생기지 않겠느냐’고 의견을 드렸다”고 했다. 또 윤 총장은 최근 추 장관과의 갈등과 관련, “검찰 생활을 겪으면서 참 부질 없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내가 편하게 살지 이렇게 살아왔을까 하는 생각도 많이 든다”고 했다.


박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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