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4석 민주당 때문에 '방탄국회'...힘 못쓰는 국민의힘 때문에 '맹탕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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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4석 민주당 때문에 '방탄국회'...힘 못쓰는 국민의힘 때문에 '맹탕국회'

입력
2020.10.1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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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당의원들이 질의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세종= 뉴스1


지난 7일 시작된 21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반환점을 돌고 있다. 애초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제약이 따르면서 이전 국감만큼 주목을 끌만한 이슈들이 제기되지 못하는 분위기다. 보통 야당의 무대라고 하는 국감이 174석 거대여당의 등장으로 '방탄국감'이 되고 있다는 분석까지 나올 정도다. 특히 주요 증인과 참고인 채택에 있어 더불어민주당이 제동을 걸고 국민의힘이 별다른 힘을 못쓰면서 이런 상황을 더 키우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맹탕국감'이라는 평가 속에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삼성전자의 중소기업 기술탈취 의혹과 한국전력의 배전노동자 산업재해 문제 등을 이슈화 시키면서 나름 주목 받고 있다. 국감 초반 분위기가 어땠는지 돌아보고, 남은 종반전에서는 어떤 이슈들이 부상할지 알아보기 위해 한국일보 국회팀 기자들이 카톡방에 모였다.

나를 돌아봐(돌아봐)= 보통 국감은 야당의 무대라고 합니다. 하지만 174석 거대 여당이 등장한 21대 국회에서는 국감 풍경도 좀 달라지고 있는 듯 한데요.

소통관 펀쿨섹좌(펀쿨섹좌)= 국민의힘이 103석의 수적 열세도 열세지만, 상임위원장을 모두 여당에 넘겨준 폐해를 이번 국감에서 뼈저리게 느끼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통상 국감 증인과 참고인 채택은 여야 합의로 이뤄지지만, 결정은 상임위원장이 도장을 찍어야 하거든요. 그런데 상임위원장이 모두 여당인 민주당 소속이다보니 민감한 현안에 대해서는 국감 증인을 단 한 명도 채택하지 못하는 사실상의 '방탄 국감' 이 가능해진 셈이죠.

연두 담쟁이(담쟁이)= 실제로 국방위와 법사위, 외통위 등 뜨거운 현안이 걸린 상임위를 포함해 거의 모든 곳에서 국민의힘이 요구한 증인 채택이 무더기로 불발됐습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국감의 정쟁화’를 막겠다는 명분을 내세웠습니다.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 청와대의 일감 몰아주기 계약 의혹 등 ‘국회의 정부 감시’ 영역의 본류에 해당하는 증인요구까지 모두 불발시키면서, 그 잣대가 너무 자의적이란 지적도 나왔습니다. 국회가 정부를 감시하라고 헌법에 보장한 국감에서 자신들만의 논리로 야당의 손발을 꽁꽁 묶는 여당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습니다.

돌아봐= 코로나19 때문에 물리적 제약이 많아진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지 않나요.

담쟁이= 이번 국정감사는 국회가 한 회의장 내 참석인원을 50인으로 제한하면서 빈 자리가 많이 눈에 띄고 있습니다. 질의 순서가 뒤편인 의원들은 국감 회의장이 아닌 외부에서 대기하기도 했으니까요. 국회가 본청 출입 자체를 '필수 인원'으로 당부하면서 복도 역시 비교적 한산했습니다. 코로나19로 방역 문제가 중요해지면서, 기관 증인 중 감사장 입장이 어려운 경우는 화상으로 출석하는 장면도 있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이런 제약들이 아무래도 국감 분위기를 띄우는데 제약으로 작용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펀쿨섹좌= 코로나19 확산으로 영상회의 시스템이 적극 활용된 것도 이전 국감과 달라진 모습입니다. 모든 기관증인이 국회에 참석하는 게 아니라, 세종청사에 출석해 영상으로 연결하는 식으로 진행이 됐습니다. 보건복지위의 둘째날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에 대한 국감이 이런 식으로 진행됐는데요. 다만 야당 의원들 입장에서는 영상회의로 진행이 되면서 피김기관을 향한 전투력을 부각시키기 쉽지 않은 구조가 되긴 했습니다.

주호영(왼쪽 두번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6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장을 방문해 윤관석(왼쪽) 정무위원장과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돌아봐= 여러모로 상황이 안 좋다고 해도 야당의 화력이 예전에 미치지 못해 결정적 ‘한 방’이 없다는 지적도 있는데요.

펀쿨섹좌= 국감에서 국민들은 야당 의원에 국민들 대신 '시원한 사이다' 질의를 기대할 것입니다. 그런데 핵심 증인들이 다 빠지고, 피감기관은 "수사 중인 사안"이라며 제대로 답을 하지 않고, 심지어는 자료 제출도 부실하게 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계속 비슷한 말만 '되풀이'하는 경우가 비일비재 했습니다. 이를 반전시킬 만한 굵직한 이슈를 발굴해야 하는데 야당 입장에서는 이게 쉽지 않은 상황 같습니다. 그나마 현 정권을 겨냥한 라임과 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사태가 복수의 상임위를 통해 꾸준히 제기되는 분위기입니다.

광화문 찍고 여의도= 의원과 보좌진의 '변명'도 없지 않습니다. 유독 초선 비율이 높은 21대 국회 첫 국감인 데다, 코로나19로 두 차례 국회가 셧다운되고 국감 직전에 추석연휴가 끼는 등 준비가 부족할 수밖에 없는 요인들이 있었다는 얘기죠. 다만 국민의힘은 이번 국감을 앞두고 펭수, '진짜사나이' 이근 대위 등을 증인으로 부르려 했다가 여론의 비난을 받았습니다. 이근 대위의 경우 성추문에 휘말리며 되레 머쓱한 상황이 됐죠. 제대로 화력을 뿜어내지 못하는 이유를 "증인 채택이 받아들여지지 않아서"라고만 주장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입니다. 감사의 본질보다 눈길끌기에 더 방점을 찍으려고 했던 것 아닌지 돌아볼 필요도 있어 보입니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15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배선 노동자 작업복을 입고 질의 중이다. 오대근 기자


돌아봐= 민주당과 국민의힘 의원보다는 6석에 불과한 정의당 출신 류호정 의원이 주목을 받았는데 그 이유가 무엇인가요.

담쟁이= 류 의원은 새로운 '삼성 저격수'로 등극했습니다. 그간 국회에서 삼성을 집중 견제의 대상으로 지목한 의원은 박용진 민주당 의원이 거의 유일했습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소속인 류 의원은 7일 삼성전자 임원이 기자를 사칭해 국회를 출입한 일을 폭로했고, 8일 국감에선 삼성전자의 중소기업 기술탈취 의혹을 집중 조명했습니다. 의혹에 모르쇠로 일관한 임원에겐 "말장난 마시고요!"라는 사자후를 내뿜어 화제를 모았습니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액정에 기포 없이 필름을 붙일 수 있는 중소기업 A사의 기술을 다른 협력 업체에 빼돌렸다는 의혹이었죠. 류 의원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만큼, 고무된 정의당 안팎의 공력도 류 의원의 행정부 견제를 지원사격하는데 집중되고 있다는 후문입니다. 의정활동에 대한 높은 이해도로 국회에 성공적으로 연착륙한 같은 당 장혜영 의원과 멋진 신호탄을 터뜨린 류 의원 등 정의당의 활약에 기대가 커지는 상황입니다.

영등포 청정수(청정수)= 복장을 활용한 국감 퍼포먼스도 돋보였습니다. 류 의원은 15일 한국전력 국정감사에서 배전 노동자의 작업복을 입고 나와 주목을 받았습니다. 배전노동자들의 작업환경을 개선해야한다는 취지였죠. 노동자가 안전하게 일할 권리를 강조하는 정의당 소속 의원다운 질문이었지만, 자칫 평범하게 끝날 수 있는 질의에서 언론의 주목을 이끌어낸 건 류 의원의 역량이었다고 보입니다.

돌아봐= 이제 종반전에 돌입할 국감에서는 청와대와 국가정보원 등에 대한 국감이 주목되는데요. 어떻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합니까.

청정수= 라임과 옵티머스 사건의 진행 방향에 따라 29일 예정된 국회 운영위원회의 청와대 국정감사 분위기도 달라지게 될 것 같습니다. 현재까지 여당은 검찰 수사나 언론 보도로 드러나고 있는 의혹들이 '정권 게이트'라고 보기에는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특검을 주장하고 있는 국민의힘도 결정적인 '한방'을 꺼내지 못한다면, 청와대 국감 역시 '맹탕'으로 끝날 수 있겠습니다.

야반도주= 국민의힘은 아무래도 국민들의 시선을 더 끌 수 있는 청와대나 각종 정보기관 국감에 막판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맹탕국감이라는 지적까지 잇따르는 상황이라 막바지라도 이를 반전시킬 카드를 꺼내지 않을까 싶은데요. 이슈로 대응을 못한다면 의석수에서 밀리는 국민의힘이 국감을 '야당의 무대' 장식한 채 마무리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국감에서의 성패가 향후 정기국회 기간 내에 풀어야 할 공정경제 3법과 내년도 예산안 처리 등의 초반 기싸움으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모믈리 없는 국민의힘도 그냥 지켜보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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