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혜민의 B:TS] 스크린→ 넷플릭스... K팝의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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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혜민의 B:TS] 스크린→ 넷플릭스... K팝의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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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16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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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방탄소년단은 최근 개봉한 영화 '브레이크 더 사일런스: 더 무비'로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또 블랙핑크는 넷플릭스와 손을 잡고 다큐멘터리 '블랙핑크: 세상을 밝혀라'를 공개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넷플릭스 제공


편집자주

[홍혜민의 B:TS]는 ‘Behind The Song’의 약자로, 국내외 가요계의 깊숙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전해 드립니다.

K팝이 저변을 넓혀가고 있다.

K팝 스타들이 세계 가요 시장에서 '주류'로 자리매김하며 여느 때보다도 활발한 행보를 펼치고 있는 최근, K팝 문화는 단순히 국내외 가요 팬들을 사로잡는 것을 넘어 '글로벌 문화 콘텐츠'로 스펙트럼을 확장하고 있다.

이들의 진화는 K팝 콘텐츠가 영화, OTT 플랫폼 오리지널 콘텐츠, 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로 파생, 하이브리드 콘텐츠로 재탄생하는 형태로 이루어지며 새로운 시너지를 창출했다.

영화 '피원에이치: 새로운 세계의 시작'은 FNC 보이그룹 피원하모니의 세계관을 담은 영화다. FNC엔터테인먼트 제공


이 같은 '새 흐름'을 가장 파격적으로 수용하며 K팝을 중심으로 한 장르 간 결합의 가능성을 제시한 것은 최근 개봉한 영화 '피원에이치: 새로운 세계의 시작'(이하 '피원에이치')이었다. 해당 영화는 다음 달 데뷔하는 FNC엔터테인먼트(이하 FNC)의 신인 보이그룹 'P1Harmony'(피원하모니)의 음악적 세계관을 담은 작품이다.

'피원에이치'가 가요계와 영화계의 뜨거운 관심을 받은 것은 이번 영화가 K팝 그룹 최초로 아이돌 세계관을 극화했다는 점 때문이었다. 특히 아직 정식 데뷔도 하지 않은 신인 그룹이 데뷔 전 프로모션의 일환으로 극장 개봉을 위한 상업 영화를 제작한다는 점은 더욱 신선했다.

FNC는 해당 영화에 소속 정해인 설현 정용화 정진영 조재윤 등 소속 배우들을 적극 활용하며 단순히 'K팝 팬'들만이 즐기는 작품이 아닌, 대중성을 갖춘 SF 영화를 만드는 데 집중했다. 또 피원하모니 멤버들은 직접 영화의 주인공으로 등장, 실제 활동명과 동일하게 설정된 극 중 이름으로 자연스럽게 관객들에게 자신들의 존재감을 알렸다.

본지 취재에 따르면 '피원에이치'의 총제작비는 약 20억 원이다. FNC 측은 이번 영화가 피원하모니의 데뷔 프로모션 일환으로 제작된 만큼 '손익분기점' 돌파보다 그룹을 알리는 데 작품 제작 목적이 있다고 전했다. 다만 소속사 측은 극장 개봉 이후 OTT 플랫폼 공개, 편집본 VOD 서비스 등 다양한 방식으로 글로벌 시장에 영화를 제공하며 제작비의 상당 부분은 회수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었다. 피원하모니가 향후 그룹 활동에 맞춰 '피원에이치'의 시리즈를 이어갈 예정인 만큼, 이들이 정식 데뷔 이후 K팝 시장에서 자리를 잡는다면 적지 않은 수익도 기대해 봄 직하다.

'피원에이치'의 제작 및 개봉 소식이 전해진 뒤 상당수의 가요계 관계자들은 K팝과 K 무비의 결합이라는 새 시도에 주목했다. 단순히 앨범을 통해 '세계관'을 전개하는 것을 넘어 방대한 세계관을 영화화하고, 팬덤뿐만 아니라 영화 관객까지 공략하며 '대중성'을 견인하는 효자 콘텐츠 노릇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물론 아직까지 '세계관 영화'라는 장르는 생소하기도, 쉽게 진입 장벽을 낮추기도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웬만한 소설 못지않게 탄탄한 K팝 세계관이 새 콘텐츠로 가공될 때, 이것이 글로벌 팬들을 사로잡을 새로운 무기가 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비단 세계관을 다룬 '자체 제작' 영화가 아니더라도, K팝은 최근 국내외 스크린을 점령해 나가기 시작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2018년 개봉한 '번 더 스테이지: 더 무비'를 시작으로 월드 투어 공연 실황과 멤버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담은 영화 네 편을 개봉, 스크린을 통해 팬들을 만났다. 지난달 24일 개봉한 '브레이크 더 사일런스: 더 무비' 역시 코로나19 시국 속에도 뜨거운 사랑을 받으며 개봉 첫날 국내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트로트 대세' 김호중과 '미스터트롯' 톱6 역시 영화를 통해 극장가를 찾는다. ScreenX, TV CHOSUN 제공


'트로트 대세' 김호중 역시 지난달 29일 생애 첫 팬미팅 실황을 담은 영화 '그대, 고맙소'를 통해 스크린을 찾았다. 해당 영화 역시 개봉 이후 국내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치열하게 다투며 호성적을 거뒀고, 팬들의 호응에 힘입어 오는 20일까지 상영을 연장하기도 했다.

TV CHOSUN '미스터트롯' 톱6의 뜨거웠던 '대국민 감사콘서트' 서울 공연 실황과 여섯 트롯맨들의 일상을 담아낸 '미스터트롯: 더 무비' 역시 오는 22일 개봉 예정이다. 해당 작품은 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입증하듯 개봉 전부터 높은 별점을 기록하며 흥행 청신호를 켜는 중이다.

블랙핑크는 지난 14일부터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블랙핑크 : 세상을 밝혀라'를 선보였다. 넷플릭스 제공


방탄소년단이 스크린을 공략했다면, 블랙핑크의 선택은 넷플릭스였다.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스트리밍 서비스 플랫폼 넷플릭스는 지난 14일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블랙핑크 : 세상을 밝혀라'를 최초 공개했다. 해당 다큐멘터리는 지난 2016년 데뷔 후 빠르게 세계에서 사랑받는 글로벌 스타로 놀라운 성과를 기록해온 블랙핑크의 이야기를 담았다.

특히 이번 다큐멘터리의 연출은 앞서 '소금·산·지방·불'로 웰메이드 다큐멘터리를 선보였던 캐롤라인 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화제를 모았다. 캐롤라인 서 감독은 블랙핑크와 손잡고 이들의 탄생부터 글로벌 스타로의 성장까지의 모든 시간을 진솔하게 담아냈다는 자신감을 드러낸 바 있다.

그동안 국내에서도 다양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여 온 넷플릭스이지만, K팝 그룹의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제작은 블랙핑크가 첫 주자다. 최근 첫 정규앨범 'THE ALBUM'을 발매하기까지 쉴 틈 없는 행보를 이어오며 국내외 '입지 굳히기'에 나선 블랙핑크가 K팝과 넷플릭스의 협업 성공 사례를 만들어내며 다른 K팝 아티스트들에게도 새로운 기회를 전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이제 갓 K팝 콘텐츠와의 협업에 발 벗고 나선 넷플릭스와 달리, 유튜브 오리지널의 경우 일찌감치 'K팝'에 주목하며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 중이다. 2017년 미국 외 국가 최초로 한국에서 오리지널 콘텐츠인 예능 '달려라, 빅뱅단!'을 선보였던 유튜브 오리지널은 이듬해 방탄소년단의 성장 다큐멘터리 'BTS: 번 더 스테이지'와 빅뱅 지드래곤의 다큐멘터리 '권지용 액트3: 모테', 박재범의 다큐멘터리 '제이팍: 쵸즌원' 등을 선보였다.

특히 방탄소년단의 월드 투어 다큐멘터리 비하인드를 다룬 'BTS: 번 더 스테이지'의 경우 1회 조회 수만 2,500만 회를 돌파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받으며 콘텐츠 흥행에 성공했다. 이같은 다큐멘터리의 성공은 이후 방탄소년단이 스크린을 점령한 '번 더 스테이지'의 전신이 됐다.

그런가하면 내년 방송 예정인 초록뱀의 텐트폴 드라마인 '푸른 하늘' 역시 K팝의 또 다른 스펙트럼 확장을 기대케 만드는 예다.

그룹 방탄소년단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제작사 초록뱀 미디어와 손잡고 제작에 나선 '푸른 하늘'은 방탄소년단의 세계관을 중심으로 멤버들의 학창 시절부터 데뷔 후까지의 이야기를 그린다. 연출은 '궁중잔혹사-꽃들의 전쟁' '사랑하는 은동아' '유나의 거리' 등을 연출한 김재홍 PD가 맡으며, 극본은 '올드미스 다이어리' '청담동 살아요' '송곳' 등을 공동 집필한 김수진 작가가 쓸 예정이다.

멤버들이 직접 출연하지는 않으며, 배역 역시 멤버들의 본명으로 설정되진 않을 예정이지만, TV 혹은 OTT 플랫폼 정규 편성을 목표로 아이돌 그룹의 세계관을 드라마에 녹여내는 시도는 처음인 만큼 결과물에 궁금증이 모이고 있다. 또한 드라마 연출과 시나리오 집필 등을 소속사의 역량에 의존하지 않고, 실제 드라마 시장에서 역량을 입증받은 PD와 작가를 기용하는 형태로 진행했다는 점은 K팝 팬이 아닌 일반 대중까지 아우를 수 있는 '고퀄리티' 융합 콘텐츠의 탄생을 기대케 만든다.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등을 필두로 최근 'K팝 문화'는 글로벌 음악 시장의 중심을 파고드는 중이다. K팝을 지금의 자리까지 오게 만든 비결이 독보적인 'K팝' 아티스트들의 실력과 트렌디한 음악, 차별화된 퍼포먼스 등에 있었다면, 이제는 'K팝의 미래'를 고민해야 할 때다. K팝이 세계 시장을 관통할 수 있었던 '기본'엔 충실하되, 글로벌 시대에 발맞춘 다양한 장르 결합 콘텐츠를 통해 K팝 자체를 자연스럽게 'K-문화'로 엮어낸다면 우리 문화 산업의 미래는 앞으로 더 큰 가능성을 바라볼 수 있게 될 것이다.

홍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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