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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후배 의리'는 없다... 이수혁 vs 조태용 '거친' 말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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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후배 의리'는 없다... 이수혁 vs 조태용 '거친' 말싸움

입력
2020.10.12 18:00
수정
2020.10.12 18:0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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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용 국민의힘 의원이 8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통일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이 8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통일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미국 하원의 종전선언 촉구 결의안, 읽어 봤습니까.”(조태용 국민의힘 의원)

“제가 안 읽어 봤겠습니까?”(이수혁 주미대사)

‘외교부 선후배’가 맞붙었다. 12일 화상으로 진행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주미 한국대사관 국정감사에서다. 이 대사(71ㆍ외무고시 9회)와 조 의원(64ㆍ14회)은 '그냥' 선후배가 아니다. 외교부 미국 라인이라 오랫 동안 호흡을 맞췄다. 2004년 북핵 관련 2차 6자회담부터 한국 대표단의 수석대표와 차석대표를 맡은 '북핵 협상 투톱'이기도 했다. 두 사람이 협상장 안팎에서 나란히 걷는 보도 사진은 언론사 아카이브에 수없이 남아 있다.

정치권 입문하면서 길이 가렸다. 이 대사는 노무현 정부에서 외교부 차관보, 국가정보원 1차장을 지낸 뒤 20대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를 지냈다. 조 의원은 박근혜 정부 시절 외교부 차관을 거쳐 21대 총선에서 국민의힘 비례대표에 당선됐다.

국감장에서 ‘한 때의 선후배’는 없었다. 두 사람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유엔총회 연설에서 제의한 '종전선언'을 놓고 충돌했다. 이 대사는 “미국은 북한만 동의한다면 (종전선언에) 아무런 이견이 없다”고 하자, 조 의원이 캐묻기 시작했다.

“비핵화 진전이 담보되지 않아도 미국이 종전선언을 지지하느냐”고 여러 차례 물었다. 이 대사는 “왜 가정해서 이야기를 하느냐"며 "(비핵화는) 결과적으로 따라 나오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 대사는 불쾌함을 숨기지 않은 채 조 의원의 질의를 끊으려 했다. 이에 조 의원은 “(질의ㆍ응답) 시간은 제가 컨트롤 한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이 대사의 태도에 대해 송영길 외교통일위원장이 주의를 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수혁 주미대사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주미대사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이수혁 주미대사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주미대사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신경전은 좀처럼 진화되지 않았다. “미 하원의 종전선언 결의안 초안을 읽어봤느냐”는 조 의원의 질문에 이 대사는 “(제가) 안 읽어 봤겠느냐”고 쏘았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항의하자, 송 위원장이 나섰다. 송 위원장은 “외교부 선배와 후배 간의 대화가 아니라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에서 질의 드리는 것이니, 논쟁적으로 가지 말라”고 이 대사에게 주의를 줬다. 이 대사는 물러서지 않았다. “주미대사한테 (종전선언 결의안 초안을) 읽어보지 않았냐고 물어보는 게 예의가 아니다”고 거듭 공박했다.

김현빈 기자
노지운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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