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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ICBM 과시하며 남북 화해 언급한 김정은

입력
2020.10.12 04:3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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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0일 평양에서 열린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인민군을 사열하고 있다. 노동신문 사진. 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0일 평양에서 열린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인민군을 사열하고 있다. 노동신문 사진. 뉴스1

북한이 10일 조선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신형 무기를 선보였다. 이날 신형 무기를 시험 발사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무력 시위를 자제한 것이지만 다탄두핵 탑재가 가능한 개량형 ICBM 공개 등은 여전히 국제 사회의 심각한 안보 위협이 아닐 수 없다. 우리에게는 사정거리 400㎞에 이르는 방사포가 무엇보다 큰 우려인데 이번 열병식에서 신형 방사포가 선보인 것도 주목할 만하다.

게다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날 연설에서 이 무력을 언제든 사용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대외 경고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적대 세력을 "선제적으로 제압할 수 있는 군사적 능력을 제일 확실하고 튼튼한 국가방위력"으로 규정했고, 위협이 있을 경우 이를 "총동원하여 응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무력 과시와 함께 김 위원장이 이를 "자위적 정당방위 수단"으로 사용한다는 원칙을 여러 차례 강조한 것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핵무장이 자위적 조치라는 북한의 주장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이 전쟁 억제력을 남용하거나 "절대로" 선제적으로 쓰지 않겠다고 거듭 천명한 것은 새롭다. 노동당 창건 기념일 메시지로는 이례적으로 연설문 초반에 "사랑하는 남녘의 동포들"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하루빨리 이 보건 위기가 극복돼 북과 남이 다시 두 손을 마주잡는 날이 찾아오기를 기원한다"고 말한 것도 눈길을 끈다.

김 위원장의 연설을 보더라도 북한이 11월 미국 대선 이후 다시 핵협상에 나설 가능성은 충분하다. 향후 북미 회담은 미 대선 결과에 상당히 영향 받겠지만 그럴 수록 앞으로 1년여 간 한반도 평화의 당사자인 우리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최근 연평도 공무원 피격 사건으로 당장은 어렵겠지만 내년 초 남북미 대화 여건이 갖춰질 때를 대비해 협상을 촉진할 준비를 해야 한다. 북한도 청와대가 11일 밝힌대로 공동조사 협조, 군 통신선 복구 등 피격 사건에 대한 전향적이고, 진정성 있는 자세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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