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국정감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적극' 호위하고 있다. 때로는 답변자로 나선 정부 기관장들보다 적극적이다. 국민을 대표해 말 그대로 '국정'을 '감사'한다는 국정감사 취지에 맞는 행동인지 논란이 무성하다.
고민정, 野 의원에 "상식적으로 생각하라"
8일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는 한무경 국민의힘 의원이 청와대 탁현민 의전비서관 측근이 설립한 공연기획사 ‘노바운더리’가 대통령 행사 계약을 줄줄이 따낸 과정을 문제 삼았다. 한 의원은 “지난해 9월 태국에서 열린 ‘브랜드K 론칭’ 행사를 앞두고 중기부 산하 중소기업유통센터가 노바운더리와 급하게 수의 계약을 맺었다”며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전문가 섭외 과정에서 노바운더리가 수의 계약을 했다”고 말했다. 이후 한 의원이 추가 질의를 하지 않아 다음 질의 순서로 넘어갔고, 오전 국정감사가 마무리됐다.
청와대 대변인 출신인 고민정 민주당 의원이 몇시간 후인 오후 질의 때 한 의원을 겨냥했다. 고 의원은 “현장에 있었으면 알았을 것이다. 공연팀을 늘리지 않았다면 오히려 국가 위상을 손상시키는 행위였다”고 말했다. 이어 “상식적으로 바라봐달라. 빨간 안경 얘기다. 세상이 왜 빨간지 묻기 전에 상식적으로 생각이 선행돼야 한다”고 수위를 높였다.
한 의원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한 의원은 의사 진행 발언을 통해 “청와대 대변인 출신이면 상대방이 말하는 논점을 빨리 파악해야 한다”며 “내가 주장한 건 K팝 공연팀이 왜 늘었냐가 아니라 (노바운더리와) 왜 수의 계약을 했냐는 것”이라고 했다. “어느 것이 논점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빨간 안경 운운하는 것은 의원을 모독하는 것”이라고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여야 간사가 중재에 나섰고, 결국 오후5시부터 15분간 회의가 정회됐다. 고 의원은 이후 “빨간 안경이라는 표현을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했고, 한 의원은 “고 의원의 유감 표명을 받아들인다. 저도 ‘대변인이 논점을 모른다’는 말을 한 것을 사과한다”고 답했다.
"대통령 무릎꿇으라니" 목소리 높인 윤건영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출신 윤건영 의원이 대통령 ‘호위무사’로 나섰다. 김석기 국민의힘 의원은 “지금이라도 대통령은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최고 책임자로서 ‘당신 아버지를 지켜주지 못해 정말 죄송하다’고 무릎을 꿇고 사죄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했다. 그러자 윤 의원은 “(피살 당시) 불특정한 첩보가 모여 있는 상황이어서 그것만으로는 군사작전이나 무력활동을 할 수 없었다”며 “야당 의원들은 반복해서 고장난 레코드를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기현 의원이 “질의를 하는 게 아니고 나를 비판하고 있다”고 사과를 요구하자 윤 의원은 “대통령에게 무릎 꿇으라고 한 게 누구냐”고 소리쳤다. 두 의원간 언성이 높아지자 외통위원장인 송영길 민주당 의원은 "발언을 할 때 상대 의원을 존중하고, 절차를 거쳐 발언을 해달라"며 상황을 수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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