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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Q 죽이기'에 BHC 회장부터 임직원까지 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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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BBQ 죽이기'에 BHC 회장부터 임직원까지 관여했다

입력
2020.10.06 04:30
수정
2020.10.06 09:0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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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 리포트] 2018년 BBQ 전 직원의 '회장 횡령' 허위 제보?
경쟁사 BHC 회장, 임직원 동원해 언론사 연결하고 경찰 수사 지원?
검찰, 최근 BBQ 회장 불기소 처리

BBQ 이미지를 추락시켰지만 결국 불기소 처리된 이 사건 배후에는 경쟁업체인 BHC가 있었다. 그래픽= 강준구 심지우 기자

BBQ 이미지를 추락시켰지만 결국 불기소 처리된 이 사건 배후에는 경쟁업체인 BHC가 있었다. 그래픽= 강준구 심지우 기자

유명 프랜차이즈 치킨업체인 비비큐(BBQ)에 2018년 11월 15일은 달력에서 지우고 싶은 날이다. 윤홍근 BBQ 회장이 회삿돈으로 자녀의 미국 유학비를 10억원 넘게 댔다는 이날 언론보도 이후 경찰 수사가 뒤따르면서, 도덕성이 땅에 떨어졌고 그 결과 많은 소비자가 등을 돌렸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보도와 경찰 수사의 배후에 BBQ의 경쟁업체인 BHC가 깊숙이 개입한 사실이 한국일보 취재결과 확인됐다. BHC는 “공익 제보자를 언론과 연결해줬을 뿐”이라는 입장이지만, 박현종 BHC 회장을 비롯해 임직원들이 경쟁업체 죽이기에 조직적으로 개입해 사건을 키운 정황이 다수 확인된 것이다. 특히 문제가 된 윤홍근 회장의 횡령 사건에 대해 검찰이 최근 불기소 결정을 내리면서 경찰수사 결과도 사실상 뒤집혔다. BHC가 무리하게 경쟁사에 비수를 꽂은 사건이 된 셈이다. 파면 팔수록 드라마 같았던 이야기를 한국일보 특별취재팀에서 추적했다.

BBQ 회장의 횡령 보도, 그리고 경찰 수사

2018년 11월 15일 한 지상파 방송에선 “BBQ 회장, 회삿돈으로 자녀 유학 생활비 충당”이라는 제목의 단독보도를 내보냈다. 같은 날 치러진 대입 수학능력시험 기사를 제치고 메인뉴스 첫머리를 장식한 이 보도는 윤홍근 BBQ 회장이 8년여간 10억원이 넘는 회삿돈으로 자녀 유학비를 댄 것으로 의심된다는 내용이었다. 미국에 사는 BBQ 전 직원인 제보자 주모(41)씨와의 인터뷰, 윤 회장이 결재한 서류 등이 근거로 제시됐다. 경찰은 보도 한 달 뒤 BBQ 본사와 임원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한 뒤, 횡령 의혹이 있다며 윤 회장을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박현종(왼쪽) BHC 회장. BHC 제공

박현종(왼쪽) BHC 회장. BHC 제공

그런데 BBQ 이미지를 추락시켰지만 결국엔 불기소 처리된 이 사건 배후에는 경쟁업체인 BHC가 있었다. 한국일보 취재결과 이번 사건은 미국 동부에 사는 제보자 주씨와 박현종 BHC 회장의 대화에서 시작됐다. 주씨는 2018년 3월 20일 박현종 회장에게 “생신을 축하드린다”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며 말문을 텄다. BHC는 2013년 독립하기 전까지 BBQ 계열사였기 때문에 BBQ에서 함께 일했던 박 회장과 주씨는 아는 사이였다. 수년 만에 대화를 나눈 두 사람은 BBQ와 BHC의 소송전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두 회사는 BHC가 분리된 뒤부터 지금까지 영업비밀 유출, 계약파기 등을 이유로 여러 건 소송이 진행 중인 견원지간이다.

주씨가 이튿날 카카오톡으로 박 회장에게 BBQ를 공격할 수 있는 윤 회장 일가 관련 비리 의혹 20여개를 나열하자, 박 회장은 곧바로 항공편을 마련해 주씨를 한국으로 불러들였다. 2018년 4월 5일 낮12시 BHC 계열사인 서울 삼성동의 고급 고깃집에서 만난 두 사람은 주씨가 가져온 BBQ 비리 의혹 자료를 살펴봤다. 그러다 6개월 뒤인 10월 1일 박 회장은 이번에도 항공편을 마련해 주씨를 입국시켜 같은 곳에서 두 번째 만남을 가졌다. 이번에는 박 회장이 주씨로부터 자료를 넘겨받았고 방송사 기자에게 주씨를 소개시켜 주기도 했다. 이것이 주씨가 최근 한국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밝힌 윤 회장 횡령 의혹 보도와 경찰 수사의 발단이다.

박현종 BHC 회장과 BBQ 전 직원 주모씨가 2018년 4월과 10월 두 차례 만나 윤홍근 BBQ 회장의 비리 의혹에 관한 대화를 나눈 서울 삼성동 고급 고깃집의 외관. BHC 계열사인 이 프랜차이즈 고깃집 벽면에 지난달 28일 와인병이 진열돼 있다. 배우한 기자

박현종 BHC 회장과 BBQ 전 직원 주모씨가 2018년 4월과 10월 두 차례 만나 윤홍근 BBQ 회장의 비리 의혹에 관한 대화를 나눈 서울 삼성동 고급 고깃집의 외관. BHC 계열사인 이 프랜차이즈 고깃집 벽면에 지난달 28일 와인병이 진열돼 있다. 배우한 기자

BHC는 이에 대해 주씨를 언론사와 연결시켜줬을 뿐이며, 이후에는 곧장 손을 털었다고 해명한다. 박현종 회장은 본보 통화에서 “주씨가 공익제보를 하고 싶다고 해서 임금옥 BHC 대표를 연결해 줬고, 임 대표가 (의혹 내용을) 한번 들어보고 타당성이 있으면 (언론사 기자를) 소개해 주는 정도였다”고 말했다. 임금옥 대표도 “BHC 홍보팀장이 언론사 기자를 연결해준 게 전부”라고 주장했다. BHC의 주장은 과연 믿을 수 있을까.

해명과 다른 BHC 회장의 개입 정황

그러나 본보가 입수한 박현종 회장과 주씨의 카카오톡 대화 기록을 보면 BHC 측 해명과 달리 박 회장이 윤홍근 BBQ 회장을 겨냥한 경찰 수사를 측면 지원한 정황이 드러난다. 2018년 10월 30일 주씨가 윤 회장 횡령 의혹을 다룬 언론 보도가 경찰 수사보다 먼저 이뤄지면 증거인멸로 이어져 수사가 꼬일 것이란 불안감을 보이자, 박 회장은 “제일 중요한 것은 (BBQ의 자금 담당 임원인) X상무의 집과 사무실을 파악하는 것인데 아직 파악이 안 된 것 같다”며 현재 수사 상황을 전했다. 이에 주씨가 “경찰이 그 상무의 뒤만 밟으면 며칠 안에 밝힐 수 있을 텐데, 경찰이 빨리 안 움직이는 것 같다”며 답답함을 토로하자, 박 회장은 “지금 하고 있는데 꼬리가 안 잡히고 있어 이유를 모르겠다”고 답했다. 주씨는 박 회장의 이런 말을 BHC가 BBQ 자금담당 상무를 미행하고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였다.

주씨-박현종 BHC 회장 카카오톡 대화. 그래픽=강준구 기자

주씨-박현종 BHC 회장 카카오톡 대화. 그래픽=강준구 기자

실제로 주씨의 이런 짐작을 뒷받침하는 정황이 있다. 제보를 전후해 주씨와 긴밀히 연락을 주고 받았던 BHC 홍보팀장 김모씨는 2018년 11월 7일 주씨에게 BBQ 상무의 서울 송파구 오피스텔 주소와 차량 번호를 카카오톡 메시지로 알리며 “이거 꼭 경찰에 전달, 여기 꼭 압수수색(해야 한다)”이라고 보냈다. 주씨는 이렇게 확보한 BBQ 상무의 주소 정보 등을 경찰에 넘겼는데, 이는 BBQ 상무 주거지에 대한 압수수색으로 이어졌다. BHC가 수사에 관여한 사실을 숨기면서도, 경찰보다 먼저 BBQ 임원 주소지를 파악해 수사를 이끌었을 수 있다는 얘기다.

윤홍근 회장 수사의 화룡점정이라고 할 수 있는 주씨의 경찰 출석도 박 회장 작품이다. 박 회장은 2018년 11월 13일 미국에서 일이 바쁘다며 주저하는 주씨에게 출장을 연기하고서라도 당장 입국할 것을 여러 번 요구했다. 박 회장은 “이제 정면돌파하며 밀고 나가는 것이 유일한 방안”이라고 강조하면서 “(입국하면) 공항에서부터 신변 보호가 시작될 것이고 방송에선 (보도를) 연속으로 내보낸다고 한다. 이제 다른 방법이 없다”며 압박했다. 결국 주씨는 박 회장 뜻대로 한국에 3차 입국해 11월 19일 경찰 조사를 받았다.

박 회장은 탐정이라도 된 듯 사건 전반에 걸쳐 BBQ 윤 회장 횡령 의혹에 각별한 관심을 보이며 꼼꼼히 챙겼다. 주씨가 1차 입국을 마치고 미국에 돌아간 직후인 2018년 4월 16일 박 회장은 “지난번 자료에서 윤 회장 자녀에게 매월 회사 비용으로 1만달러와 7,000달러를 처리하라고 한 것은 언제쯤 품의였고, 그 급여는 미국 본사에서 지급했느냐”라고 물었다. 주씨가 “2012년 3월이며 BBQ 미국 본사에서 지급됐다”고 답하자, 박 회장은 “(윤 회장 아들이) 대학 입학하기 전까지 지속 지급됐냐”고 또 물었다. 주씨가 2010~2016년 BBQ 미국 법인에서 다달이 체류비를 받아, 그 돈을 윤 회장 아들 유학비로 썼다는 윤 회장의 회사 돈 횡령 의혹의 세부 내용을 파고든 것이다. 박 회장은 2018년 10월 16일에는 주씨에게 윤 회장 자녀들의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인스타그램 계정이 있는지를 묻기도 했다. 이는 공익제보를 단순 전달했다는 BHC 해명과 거리가 있는 행동이다.

주씨-박현종 BHC 회장 카카오톡 대화. 그래픽=강준구 기자

주씨-박현종 BHC 회장 카카오톡 대화. 그래픽=강준구 기자


BHC 임직원들도 조직적으로 관여

박 회장뿐 아니라 BHC 임직원들도 조직적으로 경쟁사 사건에 관여했다. 임금옥 BHC 대표와 15년 친구이자 윤 회장과도 오랜 지인인 원로 방송인 A씨는 최근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이런 사실을 털어놨다. A씨에 따르면 임 대표는 2018년 7월 서울 역삼동에서 A씨와 만나서 'BBQ와 BHC 사이의 소송전을 원만하게 풀기 위한 중재인으로 나서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A씨가 두 기업의 중재역으로 나섰음에도, 입장 차가 커서 잘 풀리지 않았다. A씨는 "2018년 8월 말 임 대표가 나에게 ‘윤 회장의 큰 횡령 건을 명확한 증거와 함께 갖고 있다. 공개되면 사회적으로 매장당할 수 있으니 윤 회장이 협상 타결을 결단하는 게 좋을 것이다'라고 으름장을 놨다”고 말했다. 해석하기에 따라선 경쟁 업체의 약점을 노린 공갈ㆍ협박에 해당할 수 있는 행위다. A씨 주장에 대해 임 대표는 “A씨가 친구인 건 사실이지만 A씨와 내가 무슨 얘기를 했는지 말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답했다.

BHC 홍보팀장 김씨는 2018년 10월 주씨의 2차 입국 때 접촉한 이후 이듬해 9월까지 1년여간 카카오톡 메시지와 전화를 600여건이나 나눌 정도로 긴밀히 소통하며 주씨의 언론 제보와 경찰 조사를 도왔다. 김씨는 주씨가 2차 입국을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간 직후인 10월 13일께에는 미국으로 직접 건너가 주씨에게서 BBQ 횡령 의혹 문건을 추가로 받아오는가 하면, 주씨가 BBQ와 교환한 이메일 기록과 입금 내역 등을 요구하기도 했다. 김씨는 이와 함께 윤 회장 아들이 탔다는 의혹이 제기된 회사 차 관련 내용을 캐묻기도 했는데, 주씨가 “스포츠카 관련 부분은 박현종 회장이 이미 거른 내용”이라며 “회장이 거른 내용을 팀장님이 왜 궁금해 하냐”고 반문한 일도 있다. BHC는 이처럼 분업 체계까지 갖춰 BBQ를 측면에서 공격했다.

주씨-BHC 홍보팀장 김모씨 카카오톡 대화. 그래픽=강준구 기자

주씨-BHC 홍보팀장 김모씨 카카오톡 대화. 그래픽=강준구 기자


‘제보 대가’ 의심 컨설팅계약과 변호사까지

임금옥 BHC 대표는 제보와 수사 협조 대가로 주씨에게 돈이나 편의를 제공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전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일보 취재 결과 주씨가 제보를 시작하면서 BHC에서 받은 돈은 결코 적지 않았다. BHC가 주씨와 맺은 미국 시장 컨설팅계약 자문료가 대표적이다. 이 계약은 주씨가 박현종 회장과 직접 만나서 BBQ 관련 자료 일체를 넘긴 2018년 10월부터 1년 6개월간 이어졌다. 주씨가 미국 시장 조사 자료를 정기적으로 보내주는 대가로 BHC가 주씨에게 매월 1,000만원씩 지급하는 게 계약 내용이다. 박현종 회장은 “주씨가 미국에 굉장히 오래 있었고 치킨 프랜차이즈를 잘 아니까 컨설팅 계약을 한 것”이라며 윤홍근 회장 의혹 제보와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박 회장 말대로 컨설팅이 실제 쓸모가 있었다고 해도 '일감'의 형태로 제보 대가가 지불됐다고 볼 여지는 있다.

무엇보다 1년간의 1차 컨설팅 계약이 끝나고 2019년 10월 다시 맺은 6개월 기한의 2차 계약 내용을 보면, 1차 계약서에는 없었던 경고 문구가 들어가 있다. ‘을(주씨)이 직간접적으로 갑(BHC)의 명예를 훼손하는 언론 보도 행위나 법률행위 등을 할 경우 갑은 을과 계약을 즉시 해지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문구다. 주씨는 "BHC가 켕기는 게 있으니 이런 걸 넣은 것"이라며 BHC 연루 사실을 외부에 발설하지 말라는 입 막음용이었다고 전했다.

BHC는 주씨의 경찰 조사를 돕기 위해 변호사까지 붙여줬다. 김모 변호사는 경찰 내사 중인 2018년 10월 26일 주씨에게 이메일을 보내 “저희가 그간 이곳(한국)에서 회의를 하고 의견을 조율한 바로는 본 사건에 대해 부장님(주씨)께서 느끼는 심적 부담 내지는 불안감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리는 것이 제 임무”라고 자기 소개를 했다. 이 사건의 보안을 철저히 유지하며 신속히 진행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주씨-김모 변호사 이메일 대화. 그래픽=강준구 기자

주씨-김모 변호사 이메일 대화. 그래픽=강준구 기자

김 변호사는 특히 어찌된 일인지 경찰을 통해 윤홍근 회장과 관련한 상세한 수사 상황도 꿰고 있었다. 그의 이메일을 보면 “범정(경찰청 범죄정보과) 정보관과 통화했는데 수사 부서가 결정되면 압수수색 개시까지는 대략 2주가 걸린다, 수사 부서가 결정되면 (경찰이) 알려주기로 했다” “범정에서 담당하던 사건을 지수대(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로 옮겨 수사 개시한다는 연락을 받았다, 부장님(주씨)이 직접 입국해 진술하기를 원할 가능성이 높은데 (진술할 때는) 회사 관련자로 OOO(BBQ 자금 담당 상무)이 보관하고 있는 문서의 위치, 차량 등을 꼭 이야기하라”는 대목도 있다.

김 변호사는 본보와 통화에서 "주씨를 도운 건 맞지만, 누구 부탁으로 도왔는지는 말할 수 없다"고 했다. 임금옥 대표는 “김 변호사는 우리의 기존 소송을 담당하던 변호사”라며 주씨와 연결해 준 사실은 인정했지만 자문료를 따로 주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주씨 “BHC 회장에게 현금 수백만원 받아”

주씨가 박현종 BHC 회장의 요청으로 한국에 입국한 것은 2018년 4월과 10월, 11월 세 번이다. BHC는 본보에 “주씨의 4월과 10월 항공 요금은 우리가 냈다”고 인정하면서도 컨설팅 계약을 위한 출장이니 회사 경비로 처리한 게 문제될 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주씨의 11월 3차 입국 시 항공 요금은 내준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한국일보 취재결과 컨설팅 계약과는 무관하고 순전히 경찰 출석 목적이었던 주씨의 3차 항공 요금 역시 BHC가 은밀하게 치른 것으로 보인다. 주씨는 3차 입국 전에 BHC 홍보팀장 김씨에게 카카오톡으로 “(BHC 글로벌 담당 이모 과장에게) ‘특별요청에 의한 (미국 내) 다른 주(州) 시장 조사로 항공과 숙박 비용이 원화로 305만원 소요되니 업무 협조 부탁드린다’고 이메일을 보내면 되냐”고 묻자, 김씨는 “그렇다”고 답했다. 주씨는 이후 BHC 담당자에게 같은 내용으로 이메일을 보냈고, (주씨가 한국 경찰에 출석한) 11월 19일 주씨 계좌에 BHC가 보낸 돈 305만원이 입금됐다. BHC가 수사에 관여한 사실을 감추려고 BHC가 허위 이메일을 남겼을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이다.

주씨는 BHC에서 현금 다발을 받았다고도 말했다. 그는 “1차 입국 때는 박 회장이 ‘내 사비로 주는 것’이라며 현금 200만원을 줬고, 3차 입국 때는 홍보팀장 김씨가 횟집에서 만나 ‘회장님이 전해주라고 했다’며 100만원 아니면 150만원이 든 돈 봉투를 건넸다”고 털어놨다.

검찰, 윤 회장 횡령 혐의 불기소 처분

그러나 주씨의 경찰 진술과 BHC의 적극적인 조력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윤 회장 혐의를 인정했던 경찰과는 다른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본보 취재 결과 확인됐다. 수원지검 성남지청은 최근 윤홍근 BBQ 회장의 횡령 혐의 등에 대해 불기소 결정을 내렸다. 검찰은 경찰에서 넘어온 5개 횡령 혐의 중 3개는 혐의 없음으로 결론 지었고, 유학비 의혹 등에는 주씨를 한국으로 불러 진술을 들어보자며 ‘참고인 중지’ 결정을 했다. 하지만 핵심 참고인인 주씨는 현재 경찰에서 했던 진술은 BHC에서 컨설팅비를 받기 위해 한 거짓말이었으며, 윤 회장의 횡령 의혹은 실체가 없다는 입장으로 돌아선 상태다. 한국일보는 이런 수사 결과를 보고도 BBQ에 미안한 감정이 없느냐고 BHC측에 물었지만, 임금옥 대표는 “그렇지 않다. (공익제보를 단순히 연결만 했을 뿐인데) 유감이고 뭐고 할 것도 없다”고 말했다.

이번 일로 본사는 물론 자영업자가 운영하는 가맹점들이 브랜드 가치 하락이라는 돌이키기 어려운 피해를 본 BBQ 측은 "BHC 경영주가 경쟁사 음해 행위에 직접 가담한 것으로 금도를 넘은 행위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특별취재팀 이성택 기자
박주희 기자
박지연 기자
강철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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