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당국, 검증 안 된 코로나 백신 수만명에 마구잡이 접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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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당국, 검증 안 된 코로나 백신 수만명에 마구잡이 접종

입력
2020.09.27 13:30
수정
2020.09.27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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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밝힌 긴급사용 승인 대상 확대
NYT "최소 수만, 많게는 수십만 접종"
"효능 불확실 백신 믿다가 감염 확산"

24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약사 시노백의 코로나19 백신 설명회에서 한 사진기자가 백신 후보 약품을 촬영하고 있다. 베이징=EPA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 속도전이 불붙은 가운데 중국 당국이 검증이 끝나지 않은 백신 후보를 자국민 수만명에게 마구잡이로 투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신 자체의 부작용은 물론 효능도 아직 불확실한 약품을 맹신하고 방역 지침을 무시할 경우 감염병 확산을 오히려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중국 국영기업 직원과 공무원, 백신 제약사 직원 등이 현재 3상 임상시험을 하고 있는 중국산 백신 후보 약품을 접종했다. 이에 더해 중국 정부는 교사와 상점 직원, 해외 위험지역 여행자 등으로 접종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NYT는 정식 임상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백신 후보 약품을 접종 받은 일반인이 지금까지 최소 수만명, 많게는 수십만명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당초 의료진, 감염병 통제 인력 등 제한된 직군에게만 백신 긴급사용을 승인하겠다던 정부의 7월 발표보다 대상자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중국은 이런 긴급사용이 세계보건기구(WHO)의 이해와 지지를 얻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WHO 대변인은 이날 “중국 정부 재량으로 발급하는 ‘국내 긴급사용 허가’는 우리의 승인 대상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현재 중국에선 시노팜과 시노백 등 3개 자국 제약업체들이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이다. 세계적으로도 미검증 백신을 이처럼 대규모로 비(非)임상 대상자에게 투여한 사례는 없었다.

보건 전문가들은 중국의 섣부른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 백신에서 부작용이 발생해 자칫 인체의 면역 반응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점이 가장 걱정되는 부분이다. 또 임상 대상자에 대해서는 통상 면밀한 추적이 수반되는 데 반해 이런 식으로 접종이 이뤄지면 체계적 관리가 힘들어진다. 제롬 김 국제백신연구 사무총장은 NYT에서 “(접종자들이) 백신 효능만 믿고 위험한 행동을 일삼아 감염을 퍼뜨릴 수도 있다”고 비판했다.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에도 중국 정부는 11월 중 일반 대중을 상대로 백신 사용을 승인하겠다는 구상까지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24일 오후 베이징 다싱구 시노백 본사에서 백신 생산 라인 직원들이 포장 작업을 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접종 대상자들이 과연 스스로 백신을 맞겠다고 했는지도 의문이다. 희망자에게 백신을 투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특히 제약사나 국영기업 직원 등은 ‘동참해야 한다’는 무언의 압박에 울며 겨자먹기로 접종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백신 임상 감독 업무를 주로 맡아온 호주 멜버른 머독아동연구소의 킴 멀홀랜드 소아과 전문의는 “회사 직원들은 (접종) 거절이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백신 업체들은 접종자에게 비밀유지 협약 서명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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