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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피격 사망' 공무원 월북 징후 없었다...동료들 "빚에 시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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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피격 사망' 공무원 월북 징후 없었다...동료들 "빚에 시달려"

입력
2020.09.24 18:27
수정
2020.09.24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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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상에서 실종된 공무원이 승선했던 어업지도선 무궁화10호가 24일 오후 해양경찰의 조사를 위해 대연평도 인근 해상에 정박해 있다. 연평도=김영훈 기자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상에서 실종된 공무원이 승선했던 어업지도선 무궁화10호가 24일 오후 해양경찰의 조사를 위해 대연평도 인근 해상에 정박해 있다. 연평도=김영훈 기자


북한에 의해 피격된 뒤 시신이 불태워진 것으로 확인된 해양수산부 서해어업관리단 소속 공무원 A(47)씨는 주변에 ‘월북’ 의사를 내비치지 않았으며, 동료들도 그 같은 징후를 전혀 감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군 당국과 해양경찰은 "A씨의 자진 월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사실상 A씨의 월북 시도 가능성을 제기했다.

숨진 8급 해양수산서기 A씨의 한 직장 동료는 24일 본보 통화에서 "동료들이 이번 사건에 모두 당혹스러워하고 있다"며 "월북 등과 관련해 특이점과 이상 징후는 감지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서해어업관리단 국가어업지도선 무궁화10호(499톤)에서 함께 근무한 동료들도 해경 조사에서 “‘월북하고 싶다’ 등의 말을 들은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

A씨는 어업지도선 무궁화13호(789톤)에서 3년간 근무하다가 지난 17일 서해 북단 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무궁화10호로 옮겨 탔다. 신동삼 인천해양경찰서장은 "A씨가 지난 14일 (무궁화10호로) 발령을 받았으나 실제 승선은 17일에 이뤄졌다"고 말했다. 4개월 전 이혼한 A씨는 전남 목포에 있는 직원 숙소와 어업지도선에서 생활해왔다.

A씨는 평소 큰 빚에 시달렸다. 서해어업관리단 한 관계자는 "동료들에게 300만~500만원씩 빌린 돈이 모두 2,600만원에 이르고 사채 빚도 1억원가량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어업지도선 등에서 인터넷 도박을 했다고 하는데, 정확한 것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돈을 빌려준 일부 동료는 법원에 급여 가압류 신청을 했으며 법원은 최근 급여 가압류 결정을 A씨에게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 행적을 조사한 해경도 이 점을 들어 이날 오후 “자진 월북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나 A씨의 가족은 이 같은 발표에 크게 반발했다. A씨의 형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정부는 동생의 신분증과 공무원증이 선박에 그대로 있는데도 불구하고 (피격돼 화장된 사람이)동생이라고 특정했다"며 "월북이라는 단어와 그 근거가 어디서 나왔는지도 의문"이라고 적었다.

소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불법 조업 단속을 하던 A씨는 지난 21일 0시부터 오전 2시까지 근무했다. 그러나 이후 행적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해경 관계자는 "야간 근무자들은 아침을 먹지 않고 낮 12시쯤 아침 겸 점심을 먹는다”며 “A씨가 식사를 하러 나타나지 않자 동료들이 그를 찾아 나섰고, 그제서야 배에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동료들은 낮 12시 51분 해경에 A씨 실종신고를 했다.

선내 CCTV(폐쇄회로) 2대가 있지만, 내구연한 문제로 지난 18일부터 고장, A씨 모습은 찍히지 않았다. A씨의 침실에서는 개인 수첩, 지갑 등이 발견됐다. 휴대폰과 유서는 없었다. A씨 휴대폰은 실종 신고 당일인 21일 오후 1시 19분쯤 꺼진 것으로 확인됐다. 신발(슬리퍼)를 배에 벗어 놓은 A씨는 실종 당시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다.

이환직 기자
목포= 박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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