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8개점서 슈가버블 세탁세제 리필
가격도 35% 이상 더 저렴해?
"연간 8,760㎏ 플라스틱 감량 효과"
지난 1일 오후 경기 수원시 자원순환센터에 수거된 재활용품이 쌓여있다. 뉴스1
일부 대형마트가 빈 세제 용기를 가져오면 내용물만 구입해 채워(리필) 갈 수 있는 '세제 소분 판매'를 시작한다. 플라스틱, 비닐 등 '껍데기' 대신 '알맹이'만 사서 가는 방식이 일반화되면 불필요한 포장재 폐기물을 획기적으로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환경부는 1년간 시범사업을 거쳐, 소분(小分) 리필 판매가 가능하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한다는 방침이다.
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25일 '슈가버블' '이마트'와 함께 서울 성동구 이마트 성수점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생활화학제품 안전ㆍ환경 실속형 가치소비 시범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한다고 24일 밝혔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25일 이마트 2개점(성수점, 트레이더스 안성점), 10월 이후 이마트 6개점(왕십리점, 은평점, 영등포점, 죽전점, 트레이더스 월계점, 트레이더스 하남점)에 비어 있는 슈가버블 세탁세제 또는 슈가버블 섬유유연제 용기를 가져가면 내용물만 채워 구매할 수 있다. 마트에서 전용 용기를 별도로 구입(3L 기준 500원)해 리필하는 것도 가능하다.
가격도 35~39% 더 싸다. 3L 기준 세탁세제는 6,900원이지만 소분 리필 판매가는 4,500원이다. 5,900원인 섬유유연제도 3,600원의 저렴한 가격에 판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플라스틱, 코팅 비닐 등 포장재 쓰레기를 대거 줄이는 친환경 소비면서 가격도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대형마트의 소분 리필 판매는 국내에선 처음이지만 미국, 캐나다, 독일, 영국 등 해외에서는 흔하게 볼 수 있다. 영국 사회적 기업인 'SESI'는 '제로 웨이스트 샵'에서 1년에 약 100만개 용기에 소분 판매를 한다.
소분 리필 판매기의 모습. 환경부 제공
국내도 법적으로 소분 리필 판매를 금지하고 있지는 않다. 다만 현행 안전확인대상 생활화학제품 관련 규정상 포장재 등 제품 겉면에 화학물질, 사용상 주의사항, 알레르기 반응 물질 등을 표시해야 하다 보니 포장재가 필요해 소분 리필 판매가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 생활화학제품은 용기 안전 기준을 준수해야 한다는 어려움도 있었다.
이에 따라 이번 시범사업을 위해 새롭게 '소분 리필 판매기'를 제작했다. 용기 안전 기준에 '적합 확인' 신고가 끝난 슈가버블 전용 용기나 리필 전용 용기에만 세제를 채워 살 수 있도록 제한했다. 해당 용기를 기계에 위치하면 QR코드로 인식, 전용 용기 여부를 확인한다. 이후 용기에 세제를 채우면 되는데 세탁세제는 3L를 채우는데 1분 20초, 섬유유연제는 1분 10초가 소요된다. 리필을 마친 뒤에는 소분 일자 등 필수표시사항이 적힌 구매 내역 스티커를 출력해 용기에 붙이도록 했다.
환경부는 이마트 8개점에서 1년간 세탁제 소분 리필 사업을 진행했을 때 8,760㎏의 플라스틱이 감량될 것으로 추산한다. 이는 점포당 하루 20회 이용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을 때의 양이다. 시범사업은 내년 9월까지 지속된다.
환경부는 시범사업 이후 소분 리필 판매가 용이하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할 예정이다. 하미나 환경부 환경보건정책관은 "이번 시범사업이 용기 플라스틱 감량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며 "대상 제품이 확대되고, 가치 소비 문화가 확산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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