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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폭'들의 반려동물 사랑

입력
2020.09.25 04:3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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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cue Ink Unleased(9.25)

대부분 전과자로 구성된 동물구호단체 'Rescue Ink'의 이야기를 그린 다큐 'Rescul Ink Unleased' 스틸컷. natgeotv.com

대부분 전과자로 구성된 동물구호단체 'Rescue Ink'의 이야기를 그린 다큐 'Rescul Ink Unleased' 스틸컷. natgeotv.com


'내셔널 지오그래픽' 채널이 2009년 9월 25일 'Rescue Ink Unleased'란 제목의 다큐 시리즈를 방영했다. 반려동물 구조단체 'Rescue Ink'의 활약 현장과 활동가의 면면을 소개한 화제작이었다. 화제작이 된 이유는 활동가들의 '과거' 때문이었고, 활동 방식도 '예사롭지 않아서였다.

뉴욕 주 롱아일랜드를 거점으로 활약한 그들은 애완동물이 학대당하거나 투견 도박같은 게 열린다는 제보를 받으면 득달같이 현장에 들이닥쳐 상황에 개입했다. 물론 그들은 대화로 문제를 풀고자 했지만, 상대방 입장에선 대면하는 일 자체가 결코 '우호적'일 수 없었다. 그들은 외모부터 조직폭력배나 바이커족 범죄 집단을 연상시켰고, 다수의 '전력'이 실제로 그러했다. 법대로 하자면 영장이 필요한 상황에서도, 그들이 개입하면 매끄럽게 풀리곤 했다. 한 활동가는 "우리가 다시 찾아오는 상황을 만들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단체명 'Rescue Ink'는 '문신 구조대'쯤의 의미였고, 다큐 제목은 '출동(목줄 풀린) 레스큐 잉크'란 뜻이었다. 그들은 10명 안팎의 소수 정예로 활동했다.

'Rescue Ink'는 알려진 바, "음모와 배신으로 불의의" 총 다섯 발을 맞고 한동안 숨어 지내야 했던 뉴욕의 한 바이커족(Joe Panz)이 2007년 만든 단체다. 아무도 믿을 수 없고 병원에도 갈 수 없던 은신처의 그를 지켜준 게 반려견 로트와일러였다고 한다. 그와 유사한 사연들을 지닌 단원들은 개, 고양이뿐 아니라 거북 토끼 심지어 관상어류까지 종을 차별하지 않았다. 살인, 방화 등 혐의로 2010년 기소돼 플리바겐으로 3년형을 산 한 활동가(Misseri)는 "그들(동물)도 내 과거에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

내셔널지오그래픽 대변인(Chris Albert)은 "이 이야기는 동물뿐 아니라 사람들의 보상에 관한 이야기"라고 밝혔지만, 다큐 방영 이후 후원을 끊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단체는 2011년 6월 해산했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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