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유행 이후 지난 7일부터 직장인 1000명 설문
재유행의 파장 고용불안한 비정규직에 더 영향
계속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에 직장인 중 약 15%가 실직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실직을 경험했다는 비정규직의 비중이 정규직의 7배가 넘어 고용형태에 따른 격차도 계속 커지고 있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가 지난 7~10일 4일간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전국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8개월 직장생활 변화’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15.1%가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실직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6월 같은 내용의 조사에서 응답자의 12.9%가 실직을 경험했던 것 보다 늘어났다. 8월 중순부터 시작된 2차 코로나19 대유행이 고용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다.
감염병 재유행은 비정규직에게 더 큰 악재였다. 이번 조사에서 정규직 중 실직을 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4.3%로 6월 조사(4.0%)와 큰 차이가 없다. 반면 비정규직은 31.3%가 실직했다고 답해 6월(26.3%)에 비해 크게 늘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간의 격차는 6.5배에서 7.3배로 커졌다. 특히 같은 비정규직이라도 고용안전망의 보호 여부에 따라 실업 위험이 달라졌다. 고용보험에 가입한 비정규직 중 실직했다는 응답은 28.3%였지만, 프리랜서나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 등 고용보험이 없는 비정규직은 34.2%가 실직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지난 8개월 간 실직을 겪은 응답자 중 한 달이라도 실업급여를 받았다고 답한 경우는 19.2%에 그쳤다. 무려 80.8%가 실업급여를 받지 못했다는 의미다. 이중 절반(54.1%) 이상이 고용보험에 가입되지 않은 경우라 고용안전망의 사각지대가 여실히 드러났다. 26.2%는 고용보험이 있지만 수급자격을 충족하지 못해 실업급여를 받지 못한 경우로 조사됐다. 실업급여나 고용안정지원금, 휴업수당 등 정부의 고용유지정책의 혜택 중 하나라도 받아봤다는 응답은 정규직이 53.8%였다. 그러나 고용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비정규직의 경우 28.9%에 그쳐 10명 중 7명 이상이 정부 지원책에서 벗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고용보험 가입 여부에 따라 재난 및 실업 대응이 크게 달라졌지만 정부가 제도적 사각지대를 방치했다는 지적이다. 조돈문 가톨릭대 사회과학부 명예교수는 “조사에서 전체 고용보험 미가입자의 32.1%가 자신이 의무가입 대상인지 모르고 있었고, 직장인이 고용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이유의 61.8%는 사업주 귀책이었다”라며 “정부가 고용보험 제도를 교육ㆍ홍보하고 사업주의 고의적 신고의무 누락을 감시하는 노력이 부족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유행 장기화로 직장인들은 건강은 물론 일자리에 대해서도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자신이 ‘코로나19 감염에서 안전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응답자는 59.9%로 지난 4월(39.7%), 6월(46.2%) 조사 때보다 늘어났다. 앞으로 직장의 고용관계가 어떻게 변화할 것이라고 예상하느냐는 질문에는 직장인의 절반인 49.3%가 ‘악화될 것’이라는 응답을 했다. 구체적으로 정리해고나 구조조정이 있을 것이라는 응답이 24.0%로 가장 많았고, 정규직의 비정규직화 등 고용형태 악화 우려가 14.6%, 임금삭감을 예상한다는 답변도 10.7%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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