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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장기화로 여성 10명 중 7명 "홀로 돌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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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장기화로 여성 10명 중 7명 "홀로 돌봄한다"

입력
2020.09.17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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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노동자회, 전국여성노조 설문
10명 중 1명은 코로나 기간 중 실직 경험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8개월 이상 이어지는 동안 여성 노동자 10명 중 1명이 실직을 경험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여성의 돌봄 공백 부담 역시 커지면서 10명 중 7명은 오롯이 혼자서 자녀 돌봄을 하고 있는 가운데, 10명 중 3명 이상은 자녀 등 돌봄 대상을 집에 남겨두고 출근했다는 응답도 나왔다.

17일 한국여성노동자회와 전국여성노동조합은 신종 코로나가 여성의 임금 노동과 돌봄 노동에 미친 영향을 살펴보기 위해 5~6월 두 달 간 임금ㆍ돌봄 노동을 경험한 여성 76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고 이 가운데 유효응답자 318명의 결과를 이 같이 밝혔다.

응답자 중 10.7%는 신종 코로나로 인해 실직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실직 상태라는 응답은 8.2%, 실직 후 재취업했다는 답은 2.5%였다.

신종 코로나의 장기화로 설문자의 절반(49.4%)은 가구 소득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변화가 없다는 응답은 48.4%, 소득이 증가했다는 답변은 7%에 그쳤다. 여성 노동자 본인의 소득이 줄었다는 답은 36.5%를 차지했다.

신종 코로나 장기화로 가계 경제에 타격을 입은 응답자(152명)는 신종 코로나 사태 발생 전후 월 평균 소득이 302만원에서 209만원으로 무려 30.8%(93만원)가 줄었다고 응답했다.

이런 상황에서 여성들의 가족 돌봄 노동 시간도 크게 늘었다. 신종 코로나 이후 하루 평균 돌봄 노동 시간이 2~4시간 증가(17.2%)했다는 응답 비율이 가장 높았고, 2시간 이내 증가(13.8%)와 6시간 이상 증가했다(13.8%)는 답변이 동수로 나왔다. 가장 힘든 돌봄 노동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엔 식사준비(38.5%)가 가장 많이 답으로 등장했다.

한편 가족 내 돌봄 부담은 여성에게 고스란히 지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돌봄 노동 분담자를 묻는 질문에 179명 중 40.2%가 ‘독박 돌봄’이라고 응답했다. 배우자가 돌봄 노동을 분담한다는 응답은 36.9%에 그쳤다. 하지만 전체 가족 내 돌봄 노동 분담 비율을 살펴보면 여성 노동자 본인이 분담한다는 비율이 73.5%, 배우자가 분담한다는 비율은 14%에 불과했다. 사실상 돌봄 노동에서 배우자의 분담 비중 자체가 매우 낮은 것이다.

여성 노동자에게 돌봄 부담이 더 추가된 상황에서 자녀 등 돌봄 대상은 방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중된 돌봄 노동 수행을 위해 이용한 방법으로 ‘돌봄 대상을 남겨두고 출근한다’는 답이 36.9%로 첫 손가락에 꼽혔다. 재택근무는 11.6%, 유급연차 사용은 7.9%, 가족돌봄휴가 사용은 4.5%에 그쳤다. 돌봄노동 부담으로 휴직(5.4%)하거나 사직(2.1%)을 택하기도 했다. 응답자 36.4%는 앞으로 이러한 돌봄 위기가 지속될 때 ‘일을 그만둘 가능성이 높다’고 응답했다.

설문조사를 진행한 한국여성노동자회 김명숙 활동가는 “정부의 그린뉴딜, 디지털 뉴딜에는 신종 코로나로 직격탄을 맞은 여성들을 위한 계획은 없다”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평등’을 핵심개념으로 돌봄이 어떻게 사회적으로 지속가능하고 누구에게나 원활하게 제공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핵심이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여성노동자회 제공

한국여성노동자회 제공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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