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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많은 문 정부 집값 상승률… “김현미 인용 감정원 통계엔 45%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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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많은 문 정부 집값 상승률… “김현미 인용 감정원 통계엔 45%도 있다”

입력
2020.09.17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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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경영연구소 보고서 분석

지난달 서울 시내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모습. 연합뉴스

지난달 서울 시내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모습. 연합뉴스

“3년간 서울 아파트값이 14% 올랐다”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등 문재인정부 각료들의 발언에 '통계왜곡 공방'이 끊이지 않고 있다. 대체로 관료들은 "한국감정원의 공식 통계를 인용했을 뿐"이라는 논리를 내세우는데, 감정원의 여러 통계 가운데는 집값이 45% 올랐다는 통계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법원 부동산 등기 데이터를 활용해 국내 부동산 거래 트렌드 변화를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지난 3년간(2017년 5월~2020년 5월) 서울 집합건물(아파트ㆍ다세대ㆍ연립ㆍ오피스텔 등)의 1㎡당 거래가격은 약 28% 상승했다.

같은 기간 한국감정원 통계 중 ‘실거래가격 지수’는 45.5%나 상승했다. 실거래가격지수는 감정원이 실제 계약ㆍ신고된 아파트 거래를 전수조사해 계약일 기준으로 산출한다.

앞서 김현미 장관은 지난 7월 22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문 정부 들어 부동산 가격이 11% 정도 올랐다”고 답했다가 논란이 이어지자 “감정원 자료로 아파트는 14%, 주택은 11.3% 오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정정했다. 똑같은 감정원 통계를 인용했지만 어떤 통계를 내세우느냐에 따라 집값 상승률이 30%포인트 이상 차이 나는 셈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국가 공인 통계작성기관인 감정원 통계는 크게 △실거래가격 지수 △실거래 평균 가격 △실거래 중위가격 △매매가격 지수 등으로 분류된다. 이번 조사에서도 각각 실거래평균가격은 39.1%, 실거래중위가격은 38.7%, 매매가격지수는 14.2% 상승하는 등 크게 차이가 났다.

보고서는 “국토부는 감정원 통계 중 가장 낮게 상승한 ‘매매가격 지수’를 인용했다”며 “이 지수는 표본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로, 실제 가격과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16일 국회에서 열린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김현미 국토부장관이 답변을 위해 나서고 있다. 오대근 기자

16일 국회에서 열린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김현미 국토부장관이 답변을 위해 나서고 있다. 오대근 기자

앞서 시민단체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KB 부동산시세를 토대로 서울 아파트값이 문 정부 들어 52% 뛰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민간업체보다 상승률이 낮은 감정원 통계를 쓰면서, 그 중에서도 가장 낮은 수치만 집값 안정의 근거로 제시해 '입맛대로 취사선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보고서에서 서울 인기 지역의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감정원의 가장 높은 지수(45.5%)와도 최대 2배 가까운 격차를 보였다. 연구소가 수요자 인기가 많은 서울시 주요 아파트(서울 구별 인터넷 검색량이 가장 많은 대단지 아파트)의 실거래 가격을 분석한 결과, 3년간 50~80% 상승했다.

정훈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모집단 표본의 대표성 확보는 물론, 조사 단계에서 시장 현실을 반영한 시세 데이터가 정확하게 수집되고 있는지 객관적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김 장관은 이날도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정부 대책으로 부동산 상승세가 꺾였다”며 “노무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이명박ㆍ박근혜 정부에서도 계승됐다면 부동산 시장이 더 안정화됐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허경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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