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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계에 대북 핵공격 없다"는 靑, 북한에 고급정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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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계에 대북 핵공격 없다"는 靑, 북한에 고급정보 제공?

입력
2020.09.16 04:3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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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 부편집장의 신간 '격노'의 표지. 한국일보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 부편집장의 신간 '격노'의 표지. 한국일보


2017년 미국이 작전계획(작계) 5027을 적용해 대북 핵공격을 검토했다는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 부편집장의 신간 내용이 파장을 낳고 있다. 청와대는 15일 "핵무기 사용은 작계에 없다"고 적극 부인한 반면, 국방부는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해명은 어디까지 맞고, 군 당국이 확인을 꺼린 이유는 뭘까

"핵공격 결정권은 美대통령에...작계 미포함은 상식"

15일(현지시간) 출간되는 우드워드의 저서 '격노'에는 "2017년 오마하의 미 전략사령부는 북한 정권 교체를 위해 작계 5027'을 신중하게 검토했다. 핵무기 80개를 보유한 북한이 미국을 공격할 상황에 대비하는 차원이었다"는 대목이 나온다. 미국이 북한에 대한 핵공격까지 검토했다는 것으로 해석돼 파장을 낳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14일 기자들과 만나 "핵무기 사용과 관련한 내용은 우리 작계에 없다. 한반도 내 군사 행동은 대한민국만 결정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대북 핵무기 사용 시나리오가 작계에 없다는 청와대 설명은 일단 사실에 가깝다. 한미 간 작계는 북한 급변사태에 대비한 5029와 한반도 전면전 대비 대응 시나리오를 담은 5027, 북한의 국지 도발에 대응한 5015 등이 있다. 우드워드 책에 언급된 5027은 미국 본토와 주한미군 후방기지 병력 증원 계획과 대북 반격 시나리오를 담고 있지만, 핵무기 사용 관련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는 게 군 안팎의 일관된 증언이다.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여러 번 참가한 군 관계자는 15일 "거의 매년 하는 한미 훈련에 대북 핵공격 시나리오 같은 것은 없다"고 말했다.

미국 핵무기 사용 결정권은 미군 통수권자인 미 대통령에게 있다는 것 또한 상식에 가깝다. 신종우 국방안보포럼(KODEF) 사무국장은 "핵무기 사용은 미국 대통령 결정 사항"이라며 "한미 작전계획에 대북 핵공격 계획이 포함되어 있다는 주장 자체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단, 북한의 핵무기 사용 의지를 꺾기 위해 미국이 한국에 핵억지력(핵우산)을 제공하고 있는 것은 엄연한 현실이다. 미국의 자체적 대북 핵공격 계획은 '계획'으로서 상존하는 것이다.

2018년 5월 당시 북한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갱도를 공개 폭파하고 있는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2018년 5월 당시 북한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갱도를 공개 폭파하고 있는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靑 작계 내용 언급 자체가 부적절"

청와대 설명의 진위와는 별개로, 작계 내용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 자체가 잘못됐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한미 정부는 작계 내용은 물론이고 작계 존재 자체에도 함구해왔다. 유사 시 한미의 대북 군사행동 시나리오라는 민감한 사항인데다, 일부 내용 공개만으로도 북한에 정보를 제공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군당국이 작계와 관련한 언론 보도에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으로 일관해온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이에 국방부 관계자는 15일 관련 질의에 "개인 출판물에 대해서 공식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다. 청와대가 확인한 사항에, 정작 군 당국은 확인해주지 못하는 어색한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미군 역시 우리 국방부와 대처가 다르지 않았다. 찰스 리처드 미국 전략사령관은 14일(현지시간) 국방부 브리핑에서 한미 간 작계에 핵무기 사용이 포함됐느냐는 질문에 "어떤 작전 계획에 대해 구체적으로 얘기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조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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