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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양형이유' 저자 박주영 부장판사 대법원장 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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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양형이유' 저자 박주영 부장판사 대법원장 표창

입력
2020.09.11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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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대법원장(가운데)과 박주영 울산지법 부장판사(왼쪽에서 두번째) 등 법원 관계자들이 11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에서 제6회 법원의 날 표창식을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법원행정처 제공.

김명수 대법원장(가운데)과 박주영 울산지법 부장판사(왼쪽에서 두번째) 등 법원 관계자들이 11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에서 제6회 법원의 날 표창식을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법원행정처 제공.


대법원은 11일 법원의 날(매년 9월13일)을 맞아 박주영(52·사법연수원 28기) 울산지법 부장판사에게 대법원장 표창을 수여했다고 밝혔다.

박 부장판사는 부산, 울산 등에서 형사재판을 주로 담당해 왔다. 대법원은 "치열한 고민과 성찰이 담긴 양형 이유를 통해 마음을 움직이는 재판을 위해 노력했고, 때로는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세상과 소통을 시도함으로써 긍정적인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다"고 표창 이유를 밝혔다.

박 부장판사는 대구 영신고와 성균관대를 졸업한 뒤 변호사로 활동하다가, 2006년 부산지법에서 판사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피의자가 재판 결과에 수긍할 수 있도록 양형 이유를 꼼꼼하게 적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지난해에는 특수강도 혐의로 넘겨진 21세 청년에게 징역형을 선고하면서 "세상에는 말할 수 없는 지극한 고통 속에서도 자신의 몸을 던져 일해 번 소득으로 건전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며 "범죄의 유혹이 다가올 때마다 목이 메어 밥 한 숟갈 못 삼키는 부모님과 형제들을 먼저 떠올릴 것을 권한다"고 했다.

가정폭력 사건에서는 "우리 사회의 가정폭력에 대한 불개입 풍조는 극복돼야 한다. 큰 사람이 작은 사람을 학대하고, 가족 구성원 중 누군가가 폭력으로 누군가에게 고통만을 안겨주고 있다면, 그곳에는 더는 가정이라 불리며 보호받을 사적 영역이 존재하지 않는다. 폭력이 난무하는 곳보다 더한 공적 영역은 없다"고 양형이유에 썼다. 형사사건에 임하는 고민을 담아 '어떤 양형 이유'라는 책을 내기도 했다.

법관의 양형 이유에 진솔한 메시지를 담으려고 노력하는 박 부장판사의 시도는 김명수 대법원장이 취임 이후 강조해 온 '좋은 재판'과도 맞닿아 있다. 김 대법원장은 단순히 신속하고 효율적인 재판이 아니라 "국민들이 절차와 결과 모두에 수긍하고 감동할 수 있는 사법을 구현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대법원 관계자는 "박 부장판사가 좋은 재판의 구현 및 일반 국민의 법원 및 재판에 대한 인식 개선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17년간 등기업무를 해온 안경희 인천지법 등기국 등기주사보, 재판 중 쓰러진 변호사에게 심폐소생술을 시행해 구조한 이형주 경위주사보, 대구가정법원에서 20년간 가사조정위원으로 활동한 권영하 조정위원도 대법원장 표창을 받았다.

최동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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