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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갈등 고리 신장위구르... 디즈니 영화 ‘뮬란’에 불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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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갈등 고리 신장위구르... 디즈니 영화 ‘뮬란’에 불똥

입력
2020.09.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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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딩 크레딧 통해 신장 공안부에 감사 인사
주인공 홍콩시위 진압 지지 발언 논란도 지속

중국과 한국 등 아시아권 개봉을 앞둔 영화 '뮬란'의 한 장면. AP 연합뉴스

중국과 한국 등 아시아권 개봉을 앞둔 영화 '뮬란'의 한 장면. AP 연합뉴스

아시아 국가 개봉을 앞둔 할리우드 영화 ‘뮬란’에 대한 관람 거부 움직임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타이틀 롤을 맡은 중국 배우 류이페이(劉亦菲ㆍ유역비)가 홍콩 시위 진압 지지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데 이어 인권유린으로 비난 받는 신장위구르자치구 일부 지역에서 촬영을 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미중 갈등의 주요 고리 중 하나인 신장위구르 지역 소수민족 탄압 문제가 문화 콘텐츠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양상이다.

미 뉴욕타임스(NYT)와 CNN방송 등은 9일(현지시간) “디즈니가 중국 정부의 심각한 인권유린 문제가 제기된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 영화 뮬란을 촬영한 것이 알려져 비판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동명 애니메이션을 실사 영화로 만든 뮬란에 대한 이 같은 비판은 디즈니가 지난 4일 자사 동영상 스트리밍서비스(OTT)인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영화를 공개한 뒤 불거졌다. 디즈니는 영화 엔딩 크레딧에 투루판 공안국 등 신장위구르자치구 8개 정부기관에 감사 인사를 남겼다. 인권 탄압을 자행한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지역 당국과 협력하고 이에 대한 감사를 표한 것이다.

국제 인권단체와 유엔은 중국 정부가 최소 100만명 이상의 위구르족과 다른 소수 민족 이슬람 교도들을 신장 지구 강제수용소에 구금했다고 추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은 국제사회의 비난을 일축하면서 해당 시설은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의 침투를 막기 위한 ‘직업교육센터’라고 주장한다. 투루판에서는 2013년부터 중국 정부가 재교육이라고 주장하는 강제 동화 작업이 이뤄졌다. 투루판 공안국은 지난해 10월 미 상무부가 위구르 인권 침해와 관련해 추가한 중국 기관 제재 명단에 포함돼 있다.

뮬란은 디즈니플러스 공개 전 이미 한 차례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주연배우 류이페이가 홍콩 반정부 시위대를 진압한 경찰을 지지하는 발언을 한 이후 극장 개봉을 앞둔 홍콩ㆍ대만ㆍ태국 등에서 관람 거부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미 언론은 디즈니가 엔딩 크레딧을 통해 공개적으로 중국 기관에 감사 인사를 전한 것을 두고 친중 행보로 해석하고 있다. 1997년 달라이 라마를 소재로 한 영화 ‘쿤둔’을 제작했다가 중국의 압력에 직면해 결국 굴복한 경험이 있는 디즈니가 중국 정부의 환심을 사려 애쓰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친중 논란이 확산되고 있지만 정작 뮬란이 중국 관객을 끌어 모을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구의 왜곡된 시각으로 바라보는 ‘오리엔탈리즘’의 한계를 지닌 애니메이션 원작의 문제점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 영화평론가 시웬슈는 “뮬란의 예고편은 서방 세계가 중국을 얼마나 오인하고 왜곡하는지 보여 주는 본보기”라며 “고정관념에 근거한 서구의 중국에 대한 상상력만 충족시키고 있다”고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밝혔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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