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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코스, 일반담배보다 덜 해롭다? 美 FDA가 인정한 근거는

입력
2020.09.09 12:11
수정
2020.09.09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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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물질 발생ㆍ인체 노출 정도 감소 확인
미국서 '유해물질 적다' 마케팅 활용 가능
필립모리스 "한국 당국도 합리적 규제 펼쳐야"

백영재 한국필립모리스 대표가 9일 개최한 온라인 기자 간담회에서 아이코스의 미국 식품의약국 '위해저감 담배제품' 인가가 한국 시장에서 갖는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필립모리스 제공

백영재 한국필립모리스 대표가 9일 개최한 온라인 기자 간담회에서 아이코스의 미국 식품의약국 '위해저감 담배제품' 인가가 한국 시장에서 갖는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필립모리스 제공


"가장 좋은 방법은 담배를 피우지 않는 것입니다. 하지만 금연을 강조하기 위해 담배 제품에 대한 부정확한 정보가 전달되거나 과학에 기반하지 않은 이데올로기적 규제가 이뤄져서는 안 됩니다."

9일 한국필립모리스가 개최한 온라인 기자 간담회에서 백영재 대표는 이같이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는 지난 7월 필립모리스의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위해저감 담배제품(MRTP)'으로 인가받은 것에 대한 의미를 설명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일반담배 대비 아이코스의 유해물질 발생 정도가 적고 인체 노출 위험이 낮다는 것이 입증됐으니 한국 규제 당국도 덜 해로운 제품에 대한 합리적 규제 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게 회사 측의 주장이다.

FDA "아이코스 위해저감 인가, 공중보건 편익 예상"

미국의 MRTP 제도는 담배제품의 공중보건 향상 효과를 입증하는 과정으로, '노출 저감'과 '위해 저감' 두 가지로 나뉜다. 필립모리스는 2016년 12월 MRTP 인가를 신청했고 3년여간 검토 끝에 지난 7월 '노출 저감' 인가를 획득했다. 이로 인해 아이코스는 앞으로 미국에서 아이코스 광고 등 마케팅을 할 때 △아이코스는 담뱃잎을 태우지 않고 가열한다 △따라서 유해물질 발생이 현저히 감소한다 △일반담배에서 아이코스로 완전히 전환한 흡연자는 유해물질에 대한 인체 노출이 현저히 감소한다 등의 정보를 쓸 수 있게 됐다.

이번 인가를 위해 FDA가 들여다본 내용은, 제품 사용 시 발생하는 물질과 유해물질 정도, 유해물질 인체 노출 임상 시험 결과 등이다.

필립모리스 측이 공개한 FDA 검토 결과에 따르면 담뱃잎을 태우는 것보다 가열하는 경우 발생하는 가스성 물질이 적었다. 일반담배에 불이 붙으려면 400도 이상의 열이 필요하고, 연기를 들이마시는 순간 담배 끝의 온도는 800도까지 상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이코스는 350도 이하로 가열하는 제품이다. 온도 자체가 낮아 일반담배보다 발생하는 화합물이 적다는 것이다.

9일 김재현 한국필립모리스 과학커뮤니케이션 담당이 일반담배와 아이코스의 유해물질 발생 정도를 비교 설명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9일 김재현 한국필립모리스 과학커뮤니케이션 담당이 일반담배와 아이코스의 유해물질 발생 정도를 비교 설명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다음으로 유해물질 발생 정도 조사에선 일반담배에서 발생하는 유해물질을 100%로 봤을 때,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9가지 화학물질의 아이코스 발생량은 95% 감소, FDA 18가지 화학물질은 90% 감소, 캐나다 보건부 44가지 화학물질 95% 감소 등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인 발암물질에 해당하는 12가지 화학물질은 95% 감소했다.

아울러 아이코스 이용자 160명을 대상으로 3개월간 유해물질 노출 임상 실험을 실시한 결과, 아이코스로 완전히 전환한 사용자는 15가지 유해물질에 대한 인체 노출이 대폭 감소했으며, 금연한 사람의 유해물질 노출 감소량의 95%를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기반으로 FDA는 "'위해 저감'은 아직 입증되지 않았지만, 제시된 증거를 종합해 보면 후속 연구에서 개별 흡연자들의 질병 발생률 또는 사망률이 측정 가능하고 또 상당히 감소될 합리적인 가능성이 있다"며 "인가를 통해 인구 전체의 보건에 편익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아직 인가를 받지 못한 '위해 저감'은 훨씬 강도 높은 절차를 밟아야 한다. 담배 사용으로 인한 유해와 담배 관련 질병의 위해를 현저히 감소시켜 인구 전체의 보건에 편익을 준다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 필립모리스 측은 '위해 저감' 입증을 위한 과학적 증거를 확보해 추가 인가를 밟을 계획이다.

"한국도 과학적 근거 기반한 규제 필요"

국내 식품의약안전처도 2018년 아이코스 유해 분석을 진행한 바 있다. 이 실험에서도 아이코스는 WHO의 저감 권고물질 9개가 일반담배보다 평균 90% 이상 감소하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식약처는 일반담배보다 아이코스에서 타르가 더 많이 검출됐다는 발표를 내놨다고 회사 측은 지적했다. 필립모리스는 타르가 연초 담배처럼 불로 태워서 나오는 물질인 만큼 궐련형 방식에선 검출되기 어렵다며 근거를 공개하라고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 5월 일부 승소 판결을 받기도 했다.

이와 관련 임재규 한국필립모리스 기업커뮤니케이션 담당은 "식약처는 FDA와는 전혀 다른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며 "한국 정부도 흡연자들이 가능한 한 빨리 더 나은 대체 제품에 접근할 수 있도록 품질과 안정성에 관한 적합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백영재 대표는 "성인 흡연자들에게 정확한 정보가 전달되지 않으면 시장은 혼란을 겪게 된다"며 "혼란 상태가 계속되면 궐련형 전자담배와 일반담배를 같이 사용하거나 일반담배에 머무르는 의도치 않은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필립모리스 측은 FDA의 판단이 아이코스 유해성 논란의 변곡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해성이 일반담배보다 낮다는 점을 고려해 당국도 합리적인 규제 차별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반면 최근 정부는 담배소비세 2배 인상 등을 추진하고 있으며 액상형 전자담배의 국민건강증진 부담금을 내년 1월부터 2배 인상하는 국민건강증진법 일부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기도 했다.

백영재 대표는 "최선의 선택은 금연이지만, 금연을 선택하지 않는 이들에게 차선은 과학적으로 검증된, 태우지 않는 제품으로 전환하는 것"이라며 "액상형과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담배에 비해 현저히 적은 수준의 유해물질이 발생되는 것이 밝혀졌기 때문에 이를 고려해 전자담배 기기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 완전한 전환을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맹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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