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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가 깨지며 더 멋진 드라마가 시작... V리그가 더 기대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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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가 깨지며 더 멋진 드라마가 시작... V리그가 더 기대되는 이유

입력
2020.09.06 15:1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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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벤져스'에 해법 찾아가는 타 구단... 언더독의 반란까지


GS칼텍스 선수들이 5일 충북 제천체육관에서 열린 2020 제천·MG 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 대회 여자부 결승전에서 승리한 뒤 환호하고 있다. 제천=연합뉴스.

GS칼텍스 선수들이 5일 충북 제천체육관에서 열린 2020 제천·MG 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 대회 여자부 결승전에서 승리한 뒤 환호하고 있다. 제천=연합뉴스.


여자 프로배구 GS칼텍스가 우승 후보 0순위 흥국생명에 완승을 거두는 대이변을 연출, 10월 개막하는 V리그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흥국생명이 올 시즌 '어벤져스급' 팀을 꾸리면서 1강 독주의 우려가 나왔지만 각 구단이 해법을 찾으면서 ‘어우흥’은 없음을 증명했기 때문이다. 뻔한 플롯의 신화가 깨지며 새로 써질 여자배구 드라마는 더욱 흥미로워졌다.

GS칼텍스는 5일 충북 제천체육관에서 열린 2020 제천ㆍMG새마을금고컵대회 결승전에서 흥국생명에 세트스코어 3-0(25-23 28-26 25-23)으로 셧아웃 승리했다. 3년 만에 컵대회 정상에 오른 GS칼텍스는 통산 4번째 우승으로 역대 여자부 최다 우승 기록을 작성했다. 반면, ‘배구 여제’ 김연경이 합류하며 조별 예선에서 준결승까지 무실 세트로 압도적인 질주를 이어간 흥국생명은 10년 만의 우승 문턱에서 주저앉았다.


GS칼텍스 센터 문명화가 흥국생명 이다영과 네트 위에서 공을 다투고 있다. 제천=뉴스1

GS칼텍스 센터 문명화가 흥국생명 이다영과 네트 위에서 공을 다투고 있다. 제천=뉴스1


GS칼텍스는 이날 상대 레프트(김연경 이재영) 공격을 차단하기 위해 메레타 러츠(206㎝)와 팀내 최장신 센터 문명화(189㎝)를 먼저 투입했다. 그 결과 둘은 블로킹 5득점과 유효 블로킹 9개를 합작하며 팀의 반격에 큰 힘을 보탰다. 흥국생명과 준결승에서 만난 현대건설도 비록 0-3으로 패했지만 매 세트 접전을 치렀다. 조별리그 1차전에서 40득점에 그쳤던 것과는 완전히 달랐다. 준결승에서는 리베로 도수빈에게 강한 서브를 집중(리시브 점유율 64.5%)시키면서 상대 리시브 라인을 흔들었는데 적지 않은 효과를 봤다.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은 “흥국생명의 팀 구성이 정말 좋은 건 맞지만 배구는 사람이 하는 것”이라며 “위기 상황도 오고 개인 컨디션이 떨어질 수도 있다. 또 작전이 들어맞으면 세트를 얻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인삼공사 고의정(왼쪽 세번째)이 지난 1일 2020제천MG새마을금고컵 2차전 도로공사전에서 승리한 뒤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KOVO 제공.

인삼공사 고의정(왼쪽 세번째)이 지난 1일 2020제천MG새마을금고컵 2차전 도로공사전에서 승리한 뒤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KOVO 제공.


지난 시즌 중 성적 부진으로 감독 교체까지 단행했던 인삼공사도 고의정(레프트) 정호영(센터)이라는 새 얼굴 발굴에 성공하면서 또 다른 흥행 카드가 될 조짐이다. 특히 고의정은 인삼공사의 고질병이었던 ‘레프트 문제’를 해결할 카드로 주목된다. 현대건설과 도로공사는 외국인 선수의 활약이 기대된다. 엘렌 루소(현대건설)와 케이시 켈리(도로공사)가 경기를 거듭할수록 확실한 득점원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루소는 1차전에서 공격 성공률 36.4%에 공격 점유율 12.2%로 부진했지만 네 번째 경기였던 준결승(흥국생명)에서는 성공률 43.8%, 점유율은 36.4%까지 올렸다.

현대건설은 3년 만에 복귀한 리베로 김주하의 건재함도 확인했다. 김주하는 이번 대회 리시브 효율 44.7%에 세트당 디그 6개 등 살림꾼 역할을 톡톡히 했다. 지난 시즌 주전 김연견이 부상에서 돌아오면 경쟁 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IBK기업은행은 외국인 선수 안나 라자레바의 복근 부상이라는 변수가 발생했지만 국가대표 라이트 김희진이 부상에서 복귀하는 점은 희소식이다.

5일 열린 결승전에서 김연경의 공격이 GS칼텍스 블로킹에 막히고 있다. 제천=연합뉴스.

5일 열린 결승전에서 김연경의 공격이 GS칼텍스 블로킹에 막히고 있다. 제천=연합뉴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구 여제와 쌍둥이 자매가 있는 흥국생명은 여전히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이자 흥행카드다. 결승전 패배 후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이 아쉬움이 좋은 약이 됐으면 한다. 시즌이 한 달 정도 남았는데 오늘이 헛되지 않도록 시즌 준비를 잘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은 “V리그 개막까지 흥국생명은 분명 더 강해질 것”이라며 “많은 팬이 배구를 즐기는 해가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한편, 김연경의 복귀전인 지난달 30일 흥국생명-현대건설의 조별리그 1차전 시청률은 2.05%를 찍는 등 케이블TV 인기 프로그램의 척도인 ‘시청률 1%’를 가볍게 뛰어넘었다. 같은 날 열린 프로야구ㆍ프로축구와 비교해서도 더 높았다. 또 결승전은 공중파인 KBS2 TV를 통해 생중계됐다. 유광고 채널인 KBS2채널에서 컵대회를 생중계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강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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