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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어는 정체성, 말살 말라" 中 네이멍구서 대규모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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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어는 정체성, 말살 말라" 中 네이멍구서 대규모 시위

입력
2020.09.01 15:20
수정
2020.09.01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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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대학살"... 2011년 이후 최대 소요 사태
경찰 저지선 뚫어... 중국어 교육 강화 항의

중국 북부 국경지역의 몽골족 자치구인 네이멍구에서 주민 수천명이 거리로 나와 중국어 교육 강화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몽골어는 우리의 모국어”라고 외치며 경찰의 바리케이드를 뚫었다. 2011년 한족 운전사가 몽골족 2명을 살해한 데 반발해 발생한 시위 이후 최대 규모의 소요 사태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1일 개학을 앞두고 교육당국이 몽골어 교육을 일방적으로 줄이는 조치를 발표하자 분노한 학생과 학부모들이 지난 주말부터 수업을 거부하고 시위를 했다”고 전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달 30일 고등학생이 학교 옥상에서 투신해 숨지면서 주민들이 곳곳에서 당국과 경찰에 맞서며 항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지 인권단체는 “2,300만명 몽골족 가운데 80%가 불복종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고 추산했다.

새 교육정책은 초등학교 1학년의 몽골어 수업을 금지하고, 몽골어로 된 중국어 수업교재도 제작을 중단토록 했다. 중국어와 몽골어를 동시에 배우다가 정부가 교과과정을 표준화한다는 명목에 따라 중국어 편향적으로 바뀐 것이다. 주민 시위가 거세지자 내몽고 교육당국은 “언어ㆍ문학, 정치, 역사 3과목만 몽골어의 비중이 낮아질 뿐”이라며 “기존 이중언어 교육체계에 따라 몽골어를 앞으로도 계속 학생들에게 가르칠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언어를 민족 정체성의 마지막 보루로 여기며 여전히 반발하고 있다. ‘문화 대학살’이라는 불만이 터져나올 정도다. 수업을 거부한 중학생들은 경찰의 저지선을 뚫고 학교 밖으로 뛰쳐나왔고, 시민들은 노래를 부르며 정부 정책에 항의했다. 실제 중국 신장 지역의 경우 중국어 강화정책에 따라 위구르어를 대체하면서 3년전 38%에 불과하던 초ㆍ중학교의 중국어 비중이 이제는 수업 거의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바뀌었다.


김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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