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떠다니는 바이러스 측정하는 신기술 나왔다

알림

떠다니는 바이러스 측정하는 신기술 나왔다

입력
2020.08.31 12:00
0 0

UNIST 연구진 국제학술지 발표?
정전기로 공기 중 바이러스 채집
항원-항체 결합 신호로 측량?
독감 바이러스로 가능성 확인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연구진이 공기 중에 떠다니는 미세한 바이러스의 양을 정확하고 빠르게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앞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같은 전염병이 유행할 때 방역과 공공의료에 기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기계공학과 장재성 교수 연구진이 전기를 이용해 공기 중의 바이러스를 채집해 농축할 수 있는 장치와, 농축된 바이러스의 양을 측정할 수 있는 센서로 구성된 바이러스 검출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31일 밝혔다. 이 시스템은 1마이크로미터(1㎛, 100만분의 1m) 미만의 작은 바이러스 입자도 효과적으로 채집하고 신속하게 측량한다고 UNIST 측은 설명했다.

공기 중에 바이러스가 얼마나 있는지 정확히 파악하려면 바이러스를 머금은 채 떠다니는 입자를 잡아내는 채집기와 채집된 바이러스를 빠르게 검사할 수 있는 센서가 필요하다. 기존 채집기는 압력 차이를 이용해 공기를 빨아들이면서 움직이는 입자들을 고체나 액체 표면에 충돌시켜 모으는 원리다. 이 방식은 그러나 0.03~0.1㎛의 미세한 입자는 10%도 잡지 못하고, 충돌 과정에서 입자가 손상돼 측정 정확도가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또 채집된 바이러스에서 미량의 유전자를 추출한 다음 증폭시켜 검사하기(유전자 증폭 방식)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비용도 많이 든다.

이에 연구진은 정전기력을 이용해 손상 없이 높은 효율로 바이러스를 포집하는 전기식 농축기, 바이러스 단백질에 결합하는 항체를 이용해 바이러스의 양을 신속하게 안정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전기화학 면역센서를 개발했다. 특히 면역센서는 종이를 기반으로 만들어 가볍고 저렴하다. 이 센서는 바이러스의 특정 단백질(항원)에 반응하는 항체를 종이에 도포해 항원과 항체가 결합할 경우 나타나는 신호를 분석해 항원의 양을 계산하는 원리다.

장 교수는 “전기식 농축기는 1㎛ 미만의 입자도 99% 이상 잡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면역센서는 결과를 곧바로 알 수 있는 임신 진단키트처럼 신속하게 바이러스를 검사하면서, 정확도는 유전자 증폭 방식 수준으로 높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한 시스템으로 A형 독감 바이러스(A H1N1)를 측정하는 실험을 진행해본 결과, 독감 유행기에 존재하는 공기 중 미량의 바이러스도 파악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장 교수는 “독감 바이러스와 비슷한 크기와 구조를 가진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해서도 이번 기술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더 많은 공기를 분석할 수 있는 장치를 연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환경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환경과학기술’ 24일자 온라인판에 소개됐다.

임소형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