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로 선출됐다. 60.8% 득표율로 김부겸, 박주민 후보를 멀찌감치 따돌렸고, 대의원 투표, 권리당원 투표, 국민과 당원 여론조사에서 모두 과반 득표했다. 절대적 지지를 확인한 만큼 그의 정치적 위상은 강화될 것이고, 당이 변모할 여지도 생겼다. 실세 여당 대표에 거는 기대는 크다. 야당과 협치하고, 청와대에 할 말은 하는 당 대표가 되기를 당부한다.
이 신임 민주당 대표는 29일 대표 수락 연설을 하며 ‘5대 명령’이라는 자신의 임무를 밝혔다. 코로나 국난 극복을 우선 꼽은 뒤 “원칙은 지키면서 야당에 양보할 것은 양보하는 원칙 있는 협치에 나서겠다”며 ‘통합의 정치’를 언급한 것이 눈길을 끈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30일 페이스북에서 “국가적 현안에 여야가 본격적으로 머리를 맞댔으면 한다”고 호응했다. 21대 국회가 거대 여당의 상임위원장 독식과 입법 독주로 치달은 것을 생각하면, 여야 관계를 새롭게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당의 새 지도부가 야당과 대화를 열고 성숙한 의회정치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이와 함께 이 대표는 청와대와의 관계에서 균형의 묘를 발휘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 대표 당선 직후 통화를 하며 “언제든 전화해 달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초대 총리였던 이 대표에 대한 신뢰가 묻어난다. 정통 친문이 아니나 대통령과 신뢰 관계가 있는 이 대표는 청와대가 독주하지 않도록 민심을 전달하는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유력한 대권주자라는 점에서 조심스러운 면도 있다. 자기 정치에 빠져 청와대와 각을 세우고 레임덕을 부추기는 길로 빠져서는 안 될 것이다.
이 대표는 경선 기간에 민주당 혁신안을 발표했다. 최근 ‘전광훈 효과’로 문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이 반등하고 있지만 당 위기에 대한 진단은 유효하다. 민주당이 쇄신을 통해 보다 넓은 지지층을 끌어들이는 것이 당과 자신이 함께 사는 길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