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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방역역량 집중한 사이… 지방에서 집단감염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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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방역역량 집중한 사이… 지방에서 집단감염 속출

입력
2020.08.25 18:00
수정
2020.08.25 18:36
3면
0 0

원주, 순천 등에서 빠른 확산세
중대본 "전국 확산의 폭풍전야"
확산세 약화 예단에 경고 메시지

25일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강원 원주시 모 병원에서 의료진이 선별검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25일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강원 원주시 모 병원에서 의료진이 선별검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역량이 수도권에 집중된 사이 지방에서 대형 집단감염이 속출하면서 전국 대확산 위기가 가속화되고 있다. 나흘 연속 300명대를 기록했던 국내 신규 확진자 수가 최근 이틀 연속 200명대로 잦아들었지만 방역당국이 여전히 현 상황을 "전국 확산의 폭풍전야"로 보고 예의주시하는 이유다.

25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신규 확진자는 전일대비 280명 늘어 누적 1만7,945명에 달했다. 이 중 264명이 지역사회 발생으로, 80.3%에 달하는 212명이 수도권에서 나왔다. 나머지 52명은 울산, 경북을 제외한 12개 시도에서 다양한 감염원을 토대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다.

이날 정오 기준 전날 대비 40명이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아 누적 확진자 수가 915명에 달한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관련해서도 확진자의 6.4%인 59명이 비수도권에서 발생했다. 8ㆍ15 서울 도심 집회발 확진자도 전일 대비 17명 추가 감염돼 누적 193명에 달했다. 이 중 약 36%(70명)가 경북, 충북, 광주, 대구 등 비수도권에서 발생했다. 수도권 확산세가 누그러지지 않은 와중에 지역에서도 꾸준히 잔불이 화력을 키우는 상황이다.

특히 이날 강원 원주시의 경우 전날 6명에 이어 16명의 신규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했는데, 모두 감염경로가 제각각이어서 보건당국의 역학조사에 비상이 걸렸다. 추가 확진자들은 모두 원주공고와 삼육초교, 교회, 체조교실 등에서 발생했다.

전남 순천에서도 이날 14명이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모두 피트니스센터에서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곳 슈퍼전파자로 알려진 순천5번(전남50번) 환자가 확진판정(22일 오후 10시)을 받기 전 매일 피트니스센터를 방문하면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던 게 화근이었다. 이 환자는 동거가족 외 30여명을 밀접접촉했고, 센터 회원까지 포함하면 접촉자가 380여명에 달해 향후 확진자 규모가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원주시에서는 급격한 환자 발생에 따른 병상부족 문제까지 불거졌다. 강원지역 감염병전담병원 여유병상은 24일 기준 57개 중 4개에 불과했고, 중증환자 치료병상도 10개 중 1개만 남아있었다. 이틀 연속 20명 넘는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병상이 포화상태에 이르자 보건당국이 부랴부랴 원주의료원 응급실 폐쇄를 통해 30병상 추가 확보에 나섰지만, 경증환자나 무증상자는 당분간 자택에서 격리하며 입원 대기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전남의 경우도 감염병전담병원 병상은 24일 기준 130개 중 72개가 여유분으로 남아있지만 중증환자 치료병상은 4개 중 1개만 비어있다. 수도권 방역과 의료시스템에 온 나라가 집중한 사이, 지역 곳곳에서 둑이 터지기 시작한 것이다.

"추석연휴에 집에 있어야 할 수도 있다"는 상황을 거론한 권준욱 중대본 부본부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겉으로 보기에 확진자 수가 정체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전국 확산의 폭풍전야"라며 "비수도권에서도 발생 자체가 규모 있게 이어져 계속해서 (위험이)상승할 요인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권 부본부장은 이어 "이 순간 거리두기의 실천이 일부라도 안 되거나 미뤄진다면 지난 7개월여간 쌓은 방역의 공든 탑이 무위로 돌아갈 수도 있다"라며 "만약 정말로 힘든 상황이 온다면 시계를 되돌리고 싶을 순간이 바로 오늘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대구 신천지 사태 때와는 달리 마스크 수급에는 여유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8월 셋째 주 마스크 총 생산량은 2억512만개에 달했다. 이는 공적마스크 공급 기간 중 최대 구매량(약 4,300만개)의 약 4.7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같은 기간 마스크 온ㆍ오프라인 가격도 모두 하락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현재까지 국내 마스크 수급동향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보면, 생산량이 크게 증가하고 생산역량 또한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신종 코로나 초기와 같은 마스크 공급부족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김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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