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단체 소탕하라고 부여한 정치권력 아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8·15 광복절 대규모 집회를 연 사랑제일교회 등 일부 기독교 세력이 집단감염 진원지로 지목받는 가운데, 윤상현 무소속 의원이 같은 날 열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집회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했다며 정부·여당이 보수·기독교 단체에게만 엄중한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윤 의원은 24일 오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광복절 보신각 일대에서 2,000명이 참석한 민노총 집회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했다는데 예견된 일"이라며 "똑같이 광화문·종각 일대에서 집회를 열었는데 광화문 중심의 보수·기독교 단체들은 체포·구속 및 검사가 대대적으로 행해지고, 종각역 중심의 민노총은 검사는커녕 동선조차 파악하지 않았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는 "심지어 '보건소에서 광화문 집회에 참석했냐는 전화가 오자 민노총 집회 참석했다고 답해 검사를 피했다'는 웃지못할 글까지 유포되는 실정"이라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는 '왜 민노총 집회 참석자를 검사나 자가격리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장관이 답변하지 못했고, 오히려 민노총은 조합원들에게 검사받으라 공지했는데 정작 보건소에 검사받으러 가자 '광화문 집회 참석자가 아니니 돌아가라' 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뿐 아니다. '방역 수칙을 조건으로 허용하지 않고 집회 자체를 금지하는 것은 위법'이라는 지극히 상식적인 결정으로 광복절 집회를 허가한 박형순 판사를 해임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20만 명을 넘고, 이에 편승한 여당 의원이 일명 '박형순 금지법'을 발의했는데 코로나19가 완벽히 정치수단화 되고 있는 것"이라 지적했다.
윤 의원은 "국민 생명 앞에 이념도, 좌우도, 여야도 있을 수 없으나 정부·여당이 강조한 '살아있는 공권력'의 엄중함은 유독 보수·기독교 단체만을 향하고 있는 것 같다"며 "국민이 정부에 위임한 공권력은 감염병을 방역하라는 최후의 수단이지, 보수단체를 소탕하라고 부여한 정치권력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바라는 건 오직 안전"이라며 "이 참에 보수단체를 코로나19 재확산의 원흉으로 주홍글씨 새기려 한다는 음모론이 부디 뜬소문이기를 바란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민노총 금속노조 등에 따르면 15일 보신각 일대에서 열린 집회에 참여했던 기아자동차 화성지회 소속 A씨는 22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방역 당국은 A씨가 민노총 집회 참석 당시 감염된 것으로 추정하고 역학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민주노총은 A씨가 전국 노동자대회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단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민주노총은 광복절 한 주 전에 기아차 화성공장에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노동자가 있었다며 집회에 참석한 노조원 가운데 A씨만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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