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생존 본능’이 깨어나고 있다. 그 어렵던 승리가 조성환(50) 감독 부임 후 치른 3경기에서 두 차례나 나왔다. 승리한 두 경기 모두 인천이 주도한 경기는 아니었다. 수비라인의 정신력과 공격라인 집중력이 조화를 이루며 꼴찌 탈출 기회를 만들어가고 있다.
인천은 22일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17라운드 경기에서 수원 삼성에 1-0 승리를 거두고 2연승을 달렸다. 앞서 17일 대구전에서 상대가 28개의 슈팅을 쏟아내도 단 한 차례도 실점하지 않은 수비 집중력이 이번에도 빛났다.
이날 인천은 타가트를 앞세운 수원에 다소 밀리는 경기를 펼쳤음에도 후반 24분 터진 송시우의 환상적인 득점을 잘 지켜내 승리를 거뒀다. 후반 11분 교체투입 된 송시우는 그라운드를 누빈 지 15분도 채 되지 않아 상대 수비 두 명을 차례로 제치고 강력한 왼발 슛으로 결승골을 넣었다. 이날 송시우가 기록한 유일한 슈팅이 득점으로 이어진 것이다.
선수들은 플레이에 자신감이 넘쳤다. 기본과 규율을 강조했다는 조성환 감독의 지휘가 빛을 발한 모습이다. 경기마다 허무하게 실점해 무너졌던 수비들은 매 순간 집중력을 놓지 않았다. 전반 37분 오반석이 핸드볼 반칙을 피한 순간이 대표적이다.
오반석은 동료 양준아가 걷어낸다는 공이 자신의 몸을 향하자 중심을 잃은 상황에서도 두 팔을 뻗어 핸드볼 파울을 피했다. 원심은 페널티 킥이었지만, 주심은 비디오판독 끝에 페널티 킥 무효 선언을 내렸다. 이 상황에서 페널티 킥이 허용됐다면 이날 인천의 승리도 없었다.
지난 7일 조성환 감독 부임 이전까지 치른 14경기에서 승점 5점(5무 9패)뿐이던 인천은 조 감독 부임 후 치른 3경기에서만 6점(2승1패)을 쌓으며 단숨에 승점 11점을 만들었다. 이날 패한 수원(승점 14)과 승점 차는 단 3점이다.
남은 경기는 10경기, 이 가운데 5경기는 22라운드 종료 시점까지 7~12위를 기록한 하위스플릿 팀들끼리 치러지기에 지금 같은 추세라면 뒤집기는 충분히 가능하다. 조성환 감독은 수원전을 마치고 “선수들이 90분을 끄고 가는 걸 보면서 팀이 좋아지고 있다는 걸 느낀다”며 남은 경기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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