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추리소설 팬들을 설레게 할 소식 하나가 전해졌다. 2018년 겨울호 이후 서점에서 찾아보기 어려웠던 '계간 미스터리’가 1년 반 만에 여름 특별호인 통권 제67호로 돌아왔다. 과학소설(SF)바람이 거센 가운데, 같은 장르소설로 분류되는 추리 소설의 컴백이다.
‘계간 미스터리’는 2002년 7월 국내 유일의 추리소설작가 협의체인 한국추리가협회가 창간한 미스터리 잡지다. ‘한국추리문학상’과 신인상인 ‘황금펜상’ 등을 함께 운영하며 서미애, 최혁곤, 황세연, 송시우 등의 작가를 배출해 한국 추리 문학의 명망을 이어왔다. 그간 이전 출판사들의 자금난 등으로 어려움을 겪다가, 신진 출판사 ‘나비클럽’과 의기투합해 새로운 판형과 디자인으로 다시 태어났다.
새로 부활한 ‘계간 미스터리’ 특별호의 테마는 '한국 미스터리 흥행의 재구성'이다.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누구라도 작가가 될 수 있고 특히 추리기법을 활용하는 온라인 투고작이 많아진 오늘날 한국 추리 문학의 흥행 요인을 분석한다.
한국추리작가협회장인 한이 작가는 특별기고에서 이해조의 ‘쌍옥적’(1909)부터 박하익 작가의 ‘선암여고 탐정단’(2013)까지 110년에 걸친 한국추리소설의 역사를 조망한다. 한 작가는 “여전히 한국 추리소설에 덧씌워진 선정성, 식상함, 소재의 빈곤과 같은 부정적 이미지를 깨트리지 못한다면, 담 밖에서 남의 집 잔치를 구경하는 신세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표작 ‘잘자요, 엄마’가 영미권을 비롯한 13개국에 수출되고 영국 드라마 제작사와 시즌제 영상화 계약을 맺은 ‘한국 미스터리 흥행의 첨병’ 서미애 작가 인터뷰도 함께 실렸다. 서 작가는 “이전 세대는 평면적으로 문장을 상상했지만 지금 세대는 영상을 떠올린다”며 “좀더 시각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글을 쓸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슈’ 코너에서는 지난 2월 4일 신용정보법 탐정업 금지 조항 개정에 따라 가능해진 ‘탐정업’을 두고 염건령 가톨릭대 행정대학원 탐정학과 교수가 본격적인 직업탐정의 세계와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고찰한다. 이 외에도 김범석, 윤자영, 김주호, 홍성호 작가의 신작 단편과 신인상 당선자인 홍정기 작가의 단편 ‘백색살의’를 통해 한국 추리문학의 미래를 엿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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