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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바로 알기, 그 여정을 시작합니다

입력
2020.08.19 16:00
수정
2020.08.20 19:1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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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화
이주화한국이슬람교 서울중앙성원 이맘

편집자주

'이슬람교' 하면 테러나 폭력, 차별을 떠올리지만 실은 평화와 공존의 종교입니다. 이주화 이맘(이슬람교 지도자)이 이슬람 경전과 문화를 친절하게 안내, 우리 사회에 퍼져있는 오해와 편견을 벗겨드립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세상에 존재하는 많은 종교는 그 종교를 시작한 창시자나 민족의 이름을 따서 부르곤 한다. 민족의 이름으로 불린 유대교, 예수의 이름으로 불린 그리스도교, 그리고 불교는 창시자 석가모니를 그 종교의 이름으로 부르고 있다. 그러나 이슬람은 ‘평화’와 ‘복종’을 의미하는 ‘이슬람’을 종교의 이름으로 부른다. 그것은 이슬람이 어느 특정 민족이나 인물 또는 공동체에 국한된 종교가 아니라 인종과 민족, 빈부귀천을 초월하여 모든 사람을 위한 종교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이슬람의 교리적 가르침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슬람’이라는 말과 함께 많은 수식어를 떠올리게 된다. 한 손엔 칼, 한 손엔 꾸란, 무함마드에 의해 전파된 무력의 종교, 일부다처, 명예살인, 성전(지하드), 이슬람원리주의 등 정치적 종교적 갈등의 중심에 있는 종교이다.

이슬람은 이러한 수많은 오해와 편견에 의한 국제적 이슈들이 난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발전을 거듭하여 세계 전역에서 수적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유럽을 중심으로 일고 있는 이슬람 열풍은 변화의 중심에 선 새로운 물결임에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산업혁명이 낳은 자본주의와 서구 민주주의에 염증을 느낀 현대인들, 개인주의와 물질 만능에 젖어 있는 사람들의 메마른 정서를 일깨워 주고 신을 통한 참다운 인간성 회복을 추구하는 종교로서 이슬람은 민족과 국경, 그리고 인종을 초월하여 현대인들의 영적인 삶을 이끌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유럽의 중심인 프랑스에는 오늘날 이슬람이 제2의 종교로 발전하여 9%를 웃도는 많은 사람이 믿고 있으며 프랑스 전역에는 2,300여개의 이슬람 성원이 있다고 한다.

한반도와 이슬람의 만남은 9세기 중엽으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그 명맥을 유지하지 못했다. 이후 이슬람이 종교로서 한국 사회에 전교되고 이슬람 공동체가 출범하게 된 것은 1950년대 중반이었다. 한국전쟁 당시 한반도의 평화를 지키기 위하여 유엔 평화 유지군의 일원으로 파견된 터키군에 의해 이슬람이 한국 사회에 소개되었던 것이다.

전쟁 후 한국의 이슬람은 자생력을 갖추지 못하고 어려운 시기를 보냈으나 1970~80년대를 맞이하면서 한국기업들과 근로자들의 중동 진출에 편승해 아랍 이슬람 국가들로부터 재정 지원을 받을 수 있었고 나아가 서울을 비롯한 몇몇 도시에 이슬람 성원을 건립하여 선교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었다. 90년대에는 코리안 드림(Korean Dream)을 꿈꾸며 이주한 외국 무슬림 근로자들에 의해 이슬람은 한국 사회에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하여 60여년의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한국 사회의 이슬람 공동체는 현재 약 3만5,000명의 한국 무슬림과 15만명의 외국인 무슬림이 거주하고 있으며 전국 대도시를 중심으로 25개의 이슬람 성원이 운영되고 있다. 또한 산업공단에 근무하는 외국인 무슬림들은 150여개의 임시 예배소를 만들어 그곳에서 신앙 생활을 하고 있다.

무슬림들은 서로 만나면 “앗쌀라무 알라이쿰(당신에게 평화가 깃들길 기원합니다)”하며 인사하고 이를 들은 상대방은 “와알라이쿠뭇 쌀람(당신에게도 평화가 깃들길 기원합니다)”이라고 화답하여 서로 인사를 나눈다. 이 인사말은 서로에게 하나님(Allah)의 진정한 평화를 바라는 기도이며 나아가 모든 사람에게 사랑과 평화가 충만하길 기원하는 이슬람 교리의 근본을 실천하는 인사말이다. 오늘날 우리는 서로 다른 다양한 국가와 민족, 그리고 문화와 종교가 어우러진 다문화 시대에 살고 있다. 우리에게 익숙하진 않지만 주변에서 누군가가 “앗쌀라무 알라이쿰”하며 나누는 인사말을 쉽게 들을 수 있고 이러한 문화는 이미 우리 사회에 익숙한 일상이 되었다. 이뿐만 아니라 공항이나 대합실, 그리고 고속도로 휴게소, 대형 백화점, 유명 관광지 등 한적한 곳에서 작은 양탄자를 깔고 예배를 근행하는 사람들을 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미 우리 사회의 한 부분이 되어버린 이슬람, 수많은 오해와 편견에도 불구하고 지구촌 어디서나 종교적 신념을 꿋꿋이 지켜가고 있는 무슬림, 우리는 이슬람에 대하여 얼마나 알고 있을까?

칼럼을 통해 왜곡된 이슬람의 실상을 바르게 알고 이웃 종교에 대한 선입견과 편견을 버리고 다름을 포용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이주화 한국이슬람교 서울중앙성원 이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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