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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혈액 검사로 노인 우울증 예측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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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혈액 검사로 노인 우울증 예측 가능해진다

입력
2020.08.18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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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혈액 검사만으로 노인 우울증을 예측하는 길이 열리게 됐다. 게티이미지뱅크

간단한 혈액 검사만으로 노인 우울증을 예측하는 길이 열리게 됐다. 게티이미지뱅크


간단한 혈액 검사를 통해 노인 우울증 발병 위험을 쉽게 예측할 수 있게 됐다.

김기웅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오대종 초고령사회의료연구소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새로운 ‘적혈구 지표’로 혈액 속 적혈구 모양과 크기 변화로 우울증 발병 위험을 알아낼 수 있음을 확인했다.

반면 최근 개발된 우울증 예측 바이오 마커들이 높은 검사 비용으로 임상에 적용하기 어려웠다.

혈액 속 적혈구는 뇌를 비롯한 다양한 장기에 산소를 공급해주는 세포로, 가운데가 움푹 들어간 특유의 모양과 적절한 크기, 탄력성이 유지될 때 뇌의 모세혈관 깊숙한 곳까지 이동해 원활한 산소 공급이 이뤄질 수 있다.

그런데 적혈구 지표가 늘어나면 적혈구가 특유의 모양을 잃어 둥그렇게 변하고, 크기도 커지며, 탄력성이 떨어져 작은 자극에도 쉽게 손상된다. 이러한 적혈구의 변화는 뇌로 가는 산소 공급을 방해해 결과적으로 뇌 기능 저하, 우울증 발병까지 이어질 수 있다.

김 교수팀은 노인의 혈액 속 적혈구 변화를 통해 우울증을 예측하려고 60세 이상 한국인 4,451명을 대상으로 일반혈액검사(Complete Blood Cell Count)를 실시해 적혈구 지표를 측정하고, 노인 우울증의 발병 위험과 연관성이 있는지 4년 동안 추적 관찰했다.

연구팀이 이용한 적혈구 지표는 ①평균 적혈구 용적 ②평균 혈구혈색소량 ③평균 혈구혈색소 농도였고, 수치에 따라 상위, 중위, 하위 그룹으로 분류했다.

분석 결과, 남성은 평균 혈구혈색소 농도가 가장 높은 상위 그룹이 가장 낮은 하위 그룹에 비해 우울증 진단 위험이 1.95배 높았고, 여성은 1.5배 높았다. 또한 남성은 평균 혈구혈색소량이 가장 높은 상위 그룹에서 4년 이내 우울증이 새롭게 발병할 확률이 하위 그룹 대비 1.8배 높았으며, 여성은 2.7배까지 증가했다.

한편 평균 혈구혈색소량이 상위 그룹 수준까지 증가하거나 유지되는 경우 남성은 우울증 발병 위험이 2.3배, 여성은 3배까지 높아졌다.

평균 적혈구 용적이 상위 그룹 수준까지 증가하거나 유지됐을 때에는 남성은 우울증 발병 위험이 4.5배, 여성은 무려 6.3배까지 뛰는 것으로 드러났다.

노인 우울증은 단순히 기분의 변화가 아니라 삶의 질과 인지기능을 떨어뜨리고 신체질환 악화와 사망률 증가까지 가져올 수 있는 문제다.

하지만 젊은 사람과 달리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이 분명하지 않고 양상도 달라 치료 시기를 놓치고 만성화 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를 예측할 수 있는 생물학적 표지자(바이오마커)를 발견하려는 시도가 꾸준히 이뤄져 왔다.

교신 저자인 김 교수는 “노년기에 겪게 되는 여러 만성질환이 혈액 이상을 유발할 수 있는데, 특히 여성은 이러한 혈액 이상이 수년간 축적되면서 뇌기능 저하로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높았다”며 “노인들은 정기 검진과 함께 균형 잡힌 영양 섭취, 운동 등으로 만성 질환을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JAMDA(Journal of the American Medical Directors Association) 최근 호에 게재됐다.

김기웅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김기웅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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